봄 방학에 할 일?

미국 초/중/고/대학의 봄방학은 그 시기가 중구난방이다. 다른 주는 차치하고 우리 퓨젯 사운드 지역의 학교들만 쳐도, 각 교육구에 따라 그 시기가 각양각색이다. 남쪽 지역의 학교들인 타코마와 동부 지역인 야키마, 웨나치, 시애틀 북쪽의 에버렛, 벨링햄, 마운트 버논과 워싱턴 주 대부분의 교육구에 속한 초중고교들이 월요일 기준(실제로는 전주 금요일에 시작) 4월 1일에 시작하는 4월 첫째주에 봄 방학을 하는가 하면, 벨뷰교육구와 이 지역의 가장 큰 교육구인 시애틀과 레이크 워싱턴, 노스 쇼어, 페더럴 웨이 등은 둘째주에 (4/8-13), 그리고 특이하게도 마지막주인 넷째주에 봄방학을 하는 쇼어라인 교육구의 학교들도 예년처럼22일부터 1주간 방학을 한다. 워싱턴 주의 교육구 중에서는 워싱턴 주 중부의 엘렌스버그 교육구의 초중고 학교들이 3월 중순에 가장 일찍 이미 봄방학을 보냈다. 대학의 봄 방학은 좀 이른데, 하버드나 좐스 홉킨스 같은 동부의 많은 대학들이 3월18에 봄방학을 시작한 반면, 유덥은 3월 25일부터 시작하는 주일에 수업이 없다.
지난주에는 세인트 루이스의 워싱턴 대학에서 공부하는 제자가 봄방학을 맞아 필자를 방문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지난주에 필자의 칼럼에서 다룬 옆문 부정 입학 사건도 화제로 등장했는데, 교육계에서 일하는 어른의 한사람으로서 참 면목이 없었다. 이번주에도 계속 이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예일과 스탠포드는 부정 입학에 연루된 학생들의 입학을 취소했고, 체육 특기자의 입학 과정을 자세히 살피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잘 알려진 랩퍼인 닥터 드레는 자신의 딸은 정정당당히 남가주 대학에 합격했다고 자랑한 인스타그램의 포스트를 삭제했는데, 대학 연감에 의하면 그와 프로듀서인 지미 로바인이 USC에 Jimmy Lovine and Andre Young Academy for Arts, Technology and the Business of Innovation의 설립을 위해 7천만 달러를 기부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다시 봄방학으로 돌아 가서, 초, 중 학교 학생들에게 이 방학 기간은 지난 2학기 초반에 배운 것들 중에서 밀린 공부나 뒤떨어진 분야가 있다면 따라 잡을 좋은 시간이고, 특히 밀린 잠의 보충을 위해 오전 늦게까지 단잠을 잘 수도 있는 시기이다. 고등 학생들에게 이 봄 방학 기간은 1주일이나 되는 짧지 않은 시간인데다 5, 6월에 모여 있는 중요한 시험들이 기다리는 긴박한 시기의 직전에 주어지기에 잘 활용하면 효과가 배가되는 중요한 기간이다. 특히, 10학년과 11학년 학생들은 5월의 첫 두 주 동안에 실시되는 AP 시험을 대비해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절호의 기간이다. 또한 6월 첫 주 토요일에 시행되는 SAT 과목별 시험을 앞두었다면, 게으름 피우지 말고 활용하여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간이다. 6월은 SAT 과목별 시험을 치르기에 가장 좋은 시기임은 여러번 본 칼럼에서 지적한 바 있어 여기에서 길게 설명드리지 않는다.
이 시기는 또한, 대입 원서를 내고 3월과 4월초 사이에 지원 대학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이 그 중에 어떤 대학을 선택할 것인지의 행복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대학들을 방문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즉, 합격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5월 1일까지 어느 대학에 입학할 것인지를 결정해 해당 대학에 통보하고 공탁금(UW의 경우는 $250, 유펜은 $400, 카네기멜론은 $800등, 각 학교마다 액수가 다름)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4월 특히 학교의 수업이 없는 봄방학 기간을 맞아 캠퍼스를 방문하는 학생들로 대학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다. 학교에 따라 특정한 날짜를 정해 합격자들을 초청하기도 하고, 지원자들의 지역을 방문해 합격자와 동문이나 재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합격자들이 동 대학에 등록하도록 유도하는 많은 행사들이 있으니 사정에 따라 선택해 참여하면 될 것이다. 어떤 소규모 리버럴 아츠 대학들은 학교 방문을 위한 항공료를 학교측이 부담해 초청장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주말에 재학생들의 기숙사에서 묵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들도 있으니 미리 방문할 학교에 특별한 방문 프로그램이 있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교 시니어가 아닌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봄 방학 또는 휴가 기간동안 자녀들의 대학 캠퍼스 방문을 계획하는 것도 좋다. 캠퍼스를 방문하기 위해 여행사 등 사설 기관의 캠퍼스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고, 가족끼리 여행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사설 기관을 통하는 경우 비용이 많이 들거나 개인의 목적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해당 전문 가이드들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면, 각 가정의 목적에 부합하는 학교나 경로를 선택할 수 있고, 비용도 사정에 맞추어 선택의 폭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다, 가족간의 대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덤을 가질 수도 있으니 필요에 따라 결정하시면 될 것이다.
이도 저도 시간이나 비용의 문제로 가능치 않을 경우에는 우리 워싱턴 주내의 학교를 몇 곳 골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저학년생들의 경우, 서로 다른 미국 대학들의 특징을 저비용과 가족 여행이라는 특징을 살려 살펴 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보통 미국의 대학들은 그 규모나 종류에 따라, 소규모의 리버럴 아츠 대학 (Liberal Arts Colleges), 보통 석사 학위까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중간 규모의 종합 대학 (Comprehensive Universities), 그리고 대규모의 연구 중심 대학 (Research Universities)으로 나눈다. 워싱턴 주내에는 이 모든 종류의 대학들이 있는데, 자세한 방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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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벨뷰 eWay Learning Center 민명기 원장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