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교육에 드는 비용 2

미국에 사시는 우리 한인 동포들 중의 상당수는 아직도 자녀들의 교육비를 가능한한 부모가 부담해 주어야지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같다. 또 다른 분들은 국민의 교육은 국가가 나서서 책임져야하니, 대학교육도 무상으로하거나 한국에서 한동안 목소리가 높았던반값 등록금정책이라도 펴야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실 수도 있다. 지난주에는 부모나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을 다루었는데, 이번주에는 미국의 연방 정부나 주정부가 초, , 고교 교육에 드는 비용을 얼마나 담당하고 있는지, 대학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들의 입장에서 본 대학생 교육에 필요한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소개한다.

최근에 한국의 교육 개발원이 작성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각 시, 도 교육청이 초등학생 일인당 부담하는 연 교육비는 전남의 경우가 제일 높아 870만원, 강원의 경우 820만원, 그 뒤를 서울이 508만원, 경기도가 477만원으로 뒤따른다고 한다 (2011년 기준).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같은 2011년을 기준으로 미국 통계국이 집계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교육부가 초, 중고교 학생 한사람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전국 평균 $10,600가량으로 나와있다. 주별로 보면, 뉴욕주가 가장 많아 $19,000 정도이고, 워싱턴주의 경우는 $9,500, 캘리포니아가 $9,100로 조사되어 있다. 어림잡아 한국의 경우 국가가 의무 교육에 부담하는 액수가 미국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주에 소개한 것처럼, 미국에서 부모와 두 자녀로 구성되는 4인 가정에서 한 자녀를 18세까지 양육하는데 드는 비용이 $241,080이다. 이 액수는 동북부의 도시 지역에 살며 가계 소득이 10만불 이상인 경우에는 $446,100으로 훨씬 높아지고, 농촌 지역의 가계소득이 6만불 이하인 가정의 경우는 143,160로 큰 차이가 난다. 미 전국 평균 비용24만여불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매년 만불의 교육비가 빠져 있으므로, 고교를 졸업하기 위해 걸리는 12년간 매년 만불이 추가되면,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국가와 가정이 부담하는 비용은 최소 36만불이 소용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면, 이 학생이 대학에 입학해 공부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주에 간단히 살펴 본 것처럼, 사립 대학의 경우는 가장 비싼 학교들의 경우 연 6만불 이상이 필요하니, 아주 열심히 공부한 경우 4년에 졸업하면 (미국 대학의 졸업율 평균은 6년에 졸업하는 비율이 60% 정도임), $240,000이 추가로 드니, , , 고교의 비용 36만불과 합쳐 총 60만불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 계산은 대학들이 한 학생을 교육하는데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훨씬 더 높아 진다. 대학들의 주장에 따르면, 6만불이 학생들로부터 받도록 정해진 금액이지만, 실제로 한 학생을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은 이보다 높기에 6만불은 상당히 에누리가 된 금액이라고 주장한다.

예를들어, 동부의 명문대학인 듀크 대학의 사무 부처장인 짐 로버츠의 말을 들어 보자. ‘지난 1984년에 듀크를 다니는데 드는 비용은 일년에 만불에 불과했는데, 30년 사이에 여섯배인 6만불로 올랐으니 증가율이 너무 과하다라는 불만에 답하면서, 로버츠는우리는 실제로 학생 한 명당 9만불을 투자하고 있어요. 실제로 학생들이 내는 비용은 상당한 디스카운트라고 할 수 있지요.”라고 강변한다. 그럼 그 9만불은 어떻게 나온 액수일까? 그 중에, 8천불은 건물을 신축하거나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기숙사를 유지하고 개선하는 비용과 동 대학의 총장과 학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임금 몫으로 각각 만 4천불리 사용된다 (이 대학 총장의 연봉은 백만불을 넘는다). 다른 7천불은 학장이나 교수들의 스태프들을 위한 비용이고, 기타 비용이 5천불로 잡혀 있다. 가장 많은 비용은 교수들에게 지출하는 비용으로 2만 천불을 차지하고 있다.

두번째로 많은 비용인 2만불은 가난한 학생들의 재정 보조를 위해 사용된다. 듀크의 학생 중 절반 가량이 재정 보조를 받는 데, 한 학년 학생중 약 500여명이 전액 재정 보조를 받는다 (성적 우수 장학금이나 체육 특기자 장학금 수혜자를 뺀 숫자임). 조금 더 자세히 살펴 보면, 6만불에 달하는 비용을 전부 납부하는 학생은 전체 학생의 약 55 퍼센트 미만이고, 만불에서 5 5천불을 내는 학생들이 25 퍼센트를 상회함에 반해, 전액을 보조받는 학생과 만불 미만의 비용을 내는 학생들이 각각 10 퍼센트를 약간 넘으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재정 보조를 받을뿐 아니라, 돈 한푼 안들이고 명문 사립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 상당히 많음에 놀랍지 않은가?

요즘 한참 인터넷과 신문 지상을 달구고 있는 벨 낙스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듀크대 1학년 여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이 비싼 학자금을 댈 수 없어, 포르노 배우로 일을 하며 공부를 한다고 한다. 아주 가난한 집 아이라면 전액 보조를 받고 그런 일도 안 했으련만, 재정 보조의 사각 지대에 속한 중산층 가정 학생의 잘못된 (?) 선택에 입맛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