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대학

무엇이든 줄을 세워 놓고, 비교하여 순서를 매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대표적인 인간 심성 중의 하나이다. 근자에 많은 분들의 일상을 점령했던 올림픽에서, 사람들 가려 뽑아 경쟁을 시키고 등수에 따라 각종 색깔의 메달을 수여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이다. 또한, 각종 언론 매체들이나 전문 기관들은 매년 가장 아름다운 (옷 잘 입는, 섹시한, 성능이 좋은) 사람, 단체, 물건등을 선정하여 독자들의 이목을 끈다. 관심을 많이 끌수록 광고가 많이 붙고, 책이나 잡지를 많이 팔아 이문을 남기려는 상업주의에 기반한 상술임을 알만한 이는 다 안다.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누구인지를 정하기 위한 대회만도 손에 꼽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지역마다, 연령대에 따라, 결혼을 했는 지의 여부에 따라, 성전환 여부에 기준하여, 등등 많은 미인 대회들이 난무한다. 나아가서는 신성한 학문의 요람이며 점수로 매기기 쉽지않아 보이는 추상적인 대학의 질을 비교하여 등수를 매긴다. 각 언론 기관마다 (몇개만 예를 들어도, US News & World Report, Washington Monthly, Forbes, The Times,…) 각각 다른 기준으로 (학비 대비 교육의 질, 합격자가 등록을 하는 비율, SAT 시험 점수, 졸업자들에 대한 회사들의 평가,…) 선정해 쏟아 내는 대학 랭킹은 지원 대학 선택을 위해 고심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면도 있지만, 유익한 정보를 주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매년 이맘때쯤 Newsweek지가 선정해 발표하는 대학 랭킹도 대학선택을 위해 고심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 잡지의 랭킹은 다른 기관의 랭킹에 비해 더 다양하고 덜 학문적인 면에서 대학들을 비교한다. 학생이 가장 행복하게 느끼는 대학들, 학문적으로 가장 엄격한 대학들, 가장 비싼 대학들,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대학들, 파티를 가장 많이 하는 대학들 등등 독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을 비교하여 각각 25개 대학들을 뽑아 놓았는데, 이주에 걸쳐 이 중 몇몇을 소개한다.

첫번째는 “재학생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대학 25 군데 (25 Happiest Colleges)”이다. 이 잡지가 기준으로 삼은 행복의 상대적 비교 조건은 다시 태어나도 이 대학을 다시 선택할 것인가의 여부이다. College Prowler가 각 대학 재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전국 대학 통계 센터가 집계한 재학생들의 재등록율 (일학년에서 이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의 비율)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행복지수를 측정해 비교했다. 이 통계가 얼마나 정확한 가의 여부를 꼼꼼히 따지기 보다는 자신이 지원을 생각하고 있는 대학의 학생들이 얼마나 해당 대학에 만족하고 있는 가를 살필 수 있는 것만도 수확이라고 생각하며 이 리스트를 본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괄호 속의 숫자는 각각 재등록 비율과 다시 학교를 선택하더라도 해당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학생의 비율임):

25. Emory University (96, 81%), 24. Tufts University (96, 78%), 23. Wesleyan University (94, 83%), 22. Claremont McKenna College (96, 81%), 21. Bucknell University (94, 83%), 20. Oberlin College (93, 87%), 19. Vanderbilt University (96, 82%), 18. Cornell University (97, 81%), 17. Duke University (97, 82%), 16. Colgate University (95, 84%), 15.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97, 81%), 14. Columbia University (96, 82%), 13. Carnegie Mellon University (96, 82%), 12. Colorado College (96, 87%), 11. Harvard University (97, 86%), 10. Bowdoin College (97, 83%), 9. Skidmore College (95, 88%), 8. Swarthmore College (97, 85%), 7. University of Richmond (94, 92%), 6. Georgetown University (96, 96%), 5. University of Chicago (99, 89%), 4. Brown University (98, 91%), 3. Yale University (99, 94%), 2. Carleton College (96, 100%), 1. Stanford University (98, 97%).

이 리스트를 살펴 보면, 하버드, 예일 , 스탠포드 등 전통의 강호들이 포함된 연구 중심 대학들과 웨슬리언, 클레어몬트 맥켄나와 같은 소규모의 리버럴 아츠 대학들이 거의 반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또한, 비교적 학교 분위기가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MIT, 칼텍, 존스홉킨스와 같은 공과 중심 대학들이 빠져 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한인 동포들에게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미네소타의 칼튼 칼리지가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할 것’이라는 항목에 100%를 기록하며 2위에 선정된 것은 의외라고 생각되어 지실 것이지만, 교육 계통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통계라는 비교도 흥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