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보류 통보

요즘은 고등 학교 졸업반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에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의 타이틀이 가슴 저미게 와 닿는 시절이다. 12월말이나 1월초가 원서 접수 마감일인 정시 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원서 작성에 밤잠을 설치고, 조기 전형 (early decision/action)으로 대학에 원서를 접수한 뒤 결과를 이미 통보받은 학생들은 여러가지 다른 이유들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밤을 지새는 그런 계절이다. 합격이 된 학생들은 마음이 들떠 잠이 안 오고, 불합격을 통보받은 학생들은 처음으로 맛보는 좌절의 쓴 맛에 잠 맛을 잃고, 합격 유보 또는 보류 통보(deferred admission)를 받은 지원자들은 이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뒤숭숭해하는 때이다. 예년에는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낸 학생들 가운데, 많은 숫자가 보류 통지를 받고, 불합격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올해는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접수시킨 학생들 중에 보류 판정을 받은 수가 적은 반면, 불합격자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하버드 대학은 예외였음). 합/불합격자들은 할 일이 비교적 분명하지만, 보류 통보를 받은 학생들의 경우는 이 학생들의 실력이 ‘합격자의 그것과 거의 비슷하나, 뭔가 1%가 부족하여 합격을 유보받은’ 것이기에 고민이 많다. 이 연기 통보를 받은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합격했는지’의 여부, 또는 ‘어떻게 보류에서 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 등이다.

합격을 연기한다는 통보의 의미는, 조기전형으로 지원한 학생들에게 합격 통보 (accepted admission)나 불합격 (rejected admission) 대신에 합격 또는 불합격의 결정을 미룬다는 의미이다. 즉, 이 학생들의 원서를 일반 전형으로 지원한 학생들의 원서와 함께 다시 한 번 더 사정을 한 뒤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올 해의 경우를 살펴 보면, 올 해 새로이 조기 전형으로 복귀한 하버드 대학의 경우에 수시 전형으로 4,231명이 지원했는데, 그 중 18 퍼센트인 772명이 합격되고 (이 대학이 올 해 이전 마지막으로 조기 전형을 사용한 2006년에는 같은 수인 4,231명이 지원, 22%가 합격), 67 퍼센트인 2,838명이 연기 통보를 (74%, 3120명), 13퍼센트인 546명이 불합격(3 퍼센트, 135명) 소식을 들었다. 유펜의 경우는 하버드와는 달리 불합격자가 많았다: 4,526명이 지원 25.4 퍼센트인 1,148명이 합격했고, 1,100명이 보류 통보를, 거의 지원자의 절반인 2,278명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하버드 등 소수의 학교들을 제외하고는 연기 통보자의 숫자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 든 것이 올 해의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측이 밝히거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보류 통보자들의 최종 합격율이 해당 대학의 평균 합격율과 비슷하다고 볼 때, 올 해 연기 통보를 받은 학생에게는 정시 모집에서 합격될 가능성이 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연기 통보를 받은 학생들에게 가장 크고 중요한 관심사는 단연 연기 통보에서 합격으로 이어지는 길에 어떤 왕도가 있는 지일 것이다. 결론은, 물론 이 잠 못 이루는 병에 특효약이나 만병 통치약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시 전형의 발표가 나는 4월초까지 앞으로 석달간의 긴긴 겨울밤들을 넋을 놓고 잠 못 이루며 기다리라는 것은 단연코 아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대학이라고 생각되어 꼭 가고 싶은 대학에서 받은 연기 통보를 합격으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도움이 되는 몇가지 방책들을 전문가들과 경험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기 통보를 알리는 편지의 내용을 주의 깊게 읽어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왜 합격이 되지 않았는 지의 이유를 명확히 알려 주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편지를 자세히 읽어 보면 때때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올 해 하버드의 연기 통보문에는 추가의 추천서라든지, 성적 또는 새로운 수상 기록 등을 학교측에 알려 주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제 곧 끝나는 첫 학기동안 학교 공부에도 만전을 기해 좋은 성적을 받고, 약점을 보완할 만한 추천서 등을 추가로 보내는 것이 합격으로 이어지는 징검 다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지역을 담당하는 입학 사정 담당자에게 학생 자신이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내 이 학생이 해당 대학에 꼭 가고 싶어한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학생 자신이 사정 담당자와 통화하는 것과 더불어 학생의 고등학교 카운슬러가 해당 대학의 입학 사정관에게 학생을 위해 통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학생의 장점을 더욱 강조할 수 있는 기회이며, 약점을 변호할 수도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의 카운슬러가 많은 학생을 담당하는 공립 고등학교의 경우에 카운슬러가 자신의 추천서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한 학생의 장점들을 구두로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셋째로, 만약에 SAT와 같은 표준 시험 점수가 해당 대학의 합격자들에 비해 낮은 경우라면, 많은 사립 대학들이 1월에 보는 시험을 인정하므로 다시 한 번 이 시험들에 전력을 기울여 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고민으로 잠을 못 이룰 경우에, 그 시간을 목적이 있는 일에 쓸 수 있도록 애쓸 필요가 있다. 모두에 언급한 영화가 해피 엔딩이었듯이, 밤잠을 못 이루며 고생한 보람은 거의 예외없이 언젠가는 나타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