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기만 하면 주식은 왜 값이 빠질까

주식은 왜 하는 걸까요? 돈을 벌고 싶다, 그래서겠죠. 자산 유형 별로 따져 봤을 때 주식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자산들은 적어도 현재로선 없으니까요.

미국 케이스이긴 하지만 주식의 연 평균 수익률은 8에서 10 퍼센트라고 하니까 평균 수익률 4-5% 안팎인 채권과 비교하면 거의 더블 수준입니다. 주식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겠죠.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쌀 때 산 다음 값이 오르면 팔아서 시세 차익을 얻는게 첫번째, 두번째는 실적이 좋은 회사에 투자해서 배당 수익을 얻는 방법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 둘 중 어느 하나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둘 다 추구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바로 데이 트레이더들이죠. 이 사람들은 시세 차익, 오직 여기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배당 수익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방식인 롱 포지션은 물론 가격 변동이 심할 거다고 볼 때는 숏 포지션도 많이 잡습니다.

숏 옵션이 뭐냐 하면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콜 옵션) 또는 팔 수 있는 권리 (풋 옵션) 를 사고 파는 겁니다. 예상했던 대로 주식이 움직여주면 아주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죠.

그런데 투자 수익과 투자 위험은 정비례 하는 법 아닙니까? 그래서 옵션 투자를 할 때는 높은 위험을 감수하겠단 각오를 해야 합니다.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값이 변하면 콜 옵션인 경우 비싼 주식을 사서 싸게 넘겨줘야 하고 풋 옵션이라면 비싼 값으로 주식을 떠 안아야 하니까요.

손실이 무한대가 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전문적으로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옵션은 피하는게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 코스피에선 이런 옵션 투자에 동참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더군요.

왜 그럴까요? 일확천금에 대한 유혹 때문이겠죠. 삼전닉스 투자는 땅 짚고 헤엄치기, 지금 안하면 후회한다는 분위기 덕분에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 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식 시장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날고 긴다는 고수들이 24시간 매달리는 곳입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주식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간 코피 터지기 일쑤일 겁니다.

게다가 주식 시장은 롤로 코스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널뛰기가 극심합니다. 코스피가 좋은 예입니다. 지난 달 사상 최초로 9000 선을 돌파한 다음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6500 선 까지 급락하지 않았습니까? 불과 한 달 만에 30 % 이상 떨어졌으니까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일반 투자자들 중엔 초 고위험 투자라는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 매입한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까요. 이런 분들의 손실 폭은 당연히 더 크겠죠. 코스피 지수를 3배 정방향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돈을 넣었다면 이론 상 손실폭은 90% 를 넘었을 수도 있단 얘기니까요.

​어쨌든 주식에서 돈을 잃는 사람들을 보면 몇가지 공통적 성향을 엿 볼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 시장 분위기나 타인의 말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매매하거나 이미 고점인 종목을 뒤늦게 추격 매수를 하는 경향을 보이는게 첫번째 특징이죠.

자금 운용도 비합리적으로 하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잃어서는 안 될 여유 자금은 물론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작은 하락장에도 깡통 계좌가 될 지도 모르는 위험을 안고 간다는 얘기죠.

매수나 매도를 할 때도 기준이 없습니다. 그냥 저지르고 봅니다. 가격이 떨어져도 손절하지 못하고 떨어진 가격에 추가로 매수하기 일쑤죠. 본전이 아깝단 생각 때문이죠. 그런데 이렇게 물타기를 하는 건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주식 가격이 회복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더 키우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복리의 법칙을 믿고 장기간 투자하기 보다는 단기간에 큰 수익에 집착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테마주나 작전주같은 고위험 상품에 과도하게 집중을 합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레버리지 상품, 여기 손을 대는 경향이 심합니다.

​투자 원칙과 전략도 없이 주식에 뛰어 든다는 얘기죠. 그래서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은 이렇게 충고를 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매매 원칙을 지키라고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백프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단기 간에 사고 파는 것이 주식 투자다, 이런 인식을 밑바닥에 깔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주식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주식에 대한 이해 부족이란 생각입니다. 돈 놓고 돈 먹는 손 쉬운 수단으로 주식을 바라 보고 있을 뿐, 기업의 소유권을 나누어 가진 증서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죠.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산다는 건 그 회사의 오너가 된다는 뜻입니다. 물론 혼자 다 소유하는 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으로 주인이 되는 거고 경영에도 참여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가 장사를 잘해 이익을 내면 가지고 있는 지분에 따라 이익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주식을 고르는 건 배우자 선택, 이것과 비슷할 지 모릅니다. 원나잇 스탠드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 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시세 차익만 노리고 주식을 하는건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타임 프레임은 아주 짧기 때문이죠.

이런 분들은 테크니칼 어낼리시스, 기술적 분석이라고 하는 기법에 많이 의존합니다. 차트 패턴이나 이동평균선 또는 오실레이터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과거의 가격과 거래량 데이터를 분석하면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고 미래의 가격 움직임도 예측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정말 그럴까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식 시장이 움직이는 패턴을 유추해 낼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통계 물리학과 확률적 법칙 같은 분석이 일부 적용될 순 있겠지만 자연과학에서의 경우처럼 물리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심리란 돌발 변수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에는 수백만 명의 투자자, 그리고 기업과 정부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수많은 참여자의 상호작용과 심리가 끊임없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살아있는 복잡계, Complex System 이란 얘기죠.

공포와 탐욕이라는 인간의 감정이 시장의 흥망성쇠를 이끄는 곳이니까 인과관계나 과거 데이터만으로는 주가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을 겁니다. 또 고정된 공식대로 움직이는 대신 스스로 진화하며 외부 충격에 적응할 테니까 관성이란 것도 작용하지 않을 거라고 봐야 할 겁니다.

무슨 얘기냐?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가를 예측하지 않느냐, 이걸 지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그렇죠. 그런데 그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이 다 똑같던 가요? 그래서 애널리스트들의 예측, 이걸 말씀하는 분들에겐 그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왜 똑같지 않은지를 먼저 살펴 보시라 권해 드리고 싶네요.

전망이 애널리스트들마다 다르게 나오는 건 미래 매출이나 환율, 원재료 가격 같은 기본 가정 값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어진 정보를 해석하는 것도 주관적일 거고요. 예컨대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느냐 아니면 부정적으로 보느냐는 건 애널리스트마다 다르단 얘기죠.

그렇다면 주식을 어떻게 해야 옳은 방향일까요. 무엇보다도 시간을 길게 보고 가야 합니다. 매수 또는 매도 타이밍, 주식을 도박처럼 하는 사람들은 이런 걸 중요하게 봅니다만 이런 것들 보다 더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랫동안 주식에 돈을 담가 둘 수 있느냐, 즉 시간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사고 파는 식이 아니라 장기 안목을 갖고 주식을 하란 얘기죠. 실제로 주식 시장에서 꾸준히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보면 거래 빈도가 적습니다. 오래 기다리는 원칙을 철저히 지킵니다. 주변의 정보(찌라시)나 대중 심리에 휩쓸리는 경향도 없습니다. 특정 종목에 몰빵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분산 투자를 합니다.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는 거죠.

​어느 회사 주식이 좋다, 사야 한다, 이런 소문이 들려도 그런 건 그냥 흘려 듣는게 좋습니다. 소문만 믿고 섣불리 들어갔다간 뒷북을 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죠. 내가 사기만 하면 주식은 왜 값이 빠지는 거지 하는 의구심을 가져 본 적이 있다면 소문에 혹 했던 건 아닌지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남의 돈을 빌려 가지고 주식을 한다면 어떨까요. 빨리 한탕을 해야 한다는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서 시간을 믿고 기다릴 여유도 없을 거고 찌라시 풍문에 귀를 기울일 확률이 높을 겁니다.

그래서 주식에서 실패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좋은 회사의 주식들을 오래 갖고 있는 거란 얘기도 가능합니다. 내가 주식을 산 회사의 사업이 잘 된다면 그 회사의 가치는 올라 가겠죠. 그 결과 주식 값도 오를 거고 배당 또한 많이 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손해를 볼 확률이 제로란 뜻은 아닙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비즈니스가 안 된다면 회사는 망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주식을 사기 전에 해당 회사에 대해 충분히 공부를 해야 합니다. 현재 실적은 어떤지, 장래 전망은 어떤지 또 경쟁자들은 누구인지.. 등등을 살펴 본 다음, 사도 좋은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회사에 대해 조사를 하는 건 말만 쉬울 뿐이지 실제론 아주 어렵습니다. 그럼 주식하는 걸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뮤츄얼 펀드나 ETF 를 사면 됩니다. 어떤 주식들을 살거냐 이런 고민은 펀드 매니저들에게 아웃소싱을 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얻는 이익은 또 있습니다. 한두 회사에 몰빵하는 투자를 피할 수 있다는 게 바로 그겁니다. 뮤츄얼 펀드나 ETF 모두 자동적으로 분산투자가 되는 구조니까요. 진부한 얘기지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 이게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종잣돈이 얼마 안 되서 주식을 못 한다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뮤츄얼 펀드나 ETF 는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그냥 여윳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하시면 됩니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하면서 초조해야 할 이유가 없단 뜻이죠. 길게 보고 천천히 가시기 바랍니다.

박현철 회계사 
Tel.206-949-2867 e-mail: cpatalktalk@hcparkcp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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