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는게 좋은지 렌트하는게 나은지 망설여질 땐 5% 법칙 이용하는 것도 방법

집을 사는게 좋은지 렌트 하는게 나은지 고민하는 분들 많으시죠. 물론 어느게 더 낫다 아니다, 딱 잘라 말하긴 힘듭니다. 각자 입장과 취향에 따라 다 다른 답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문제니까요.

하지만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렌트가 사는 것보다는 돈이 덜 든다는 건 사실 같습니다. 미국 50대 대도시들의 렌트비와 모기지 월 페이먼트를 비교해 보면 전 지역에서 렌트가 더 저렴하다는게 여러 기관들의 조사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느냐? 평균 36.6% 라고 합니다. 주택 중간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달 모기지 페이먼트는 $2,703 이지만 렌트를 하면 $1,979 정도 내면 된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집을 산다면 모기지 외에도 다른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겁니다. 프로퍼티 텍스, 집 수리비나 메인티넌스 비용에다 유틸리티 그리고 다운페이를 적게 했을 경우엔 주택 보험은 물론 모기지 인슈런스까지 내야 하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렌트를 한다면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들을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렌트와 구입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계산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런 걸 이용하는게 여러가지로 도움이 될 겁니다. 렌트 비용과 집 소유했을 때의 코스트를 쉽게 비교해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런 프로그램들은 인터넷을 찾아보면 아주 많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무료입니다. 그러나 이런 계산기들이라 해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집을 가지고 있을 때 드는 비용 중에서 제일 중요한 두가지, Cost of Capital 그러니까 다운페이먼트에 대한 Opportunity Cost 그리고 Cost of Debt, 이걸 고려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무슨 얘기냐 하면 다운페이를 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모기지를 얻어서 15년이면 15년 또는 30년 이렇게 내야 하는 이자 비용에 대해선 일반 계산 프로그램에선 비용으로 포함시키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다행히 이런 것들까지 포함시켜서 렌트와 구입, 이걸 비교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Certified Financial Planner 로 일하고 있는 Ben Felix 라는 친구가 만든 5% 룰이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 이 5% 룰은 요즘 8.71%로 수정되었다고 하죠. 최근 금리가 계속 인상되는 바람에 모기지 이자율도 따라서 급등했기 때문에 그걸 반영해서 고쳤다고 하더군요.

간략하게 이 룰을 설명드리면 집 가격에 8.71%, 요즘 모기지 이자율을 반영한 거니까 이걸 써야 맞겠죠. 이 8.71% 를 곱한 후 열두 달로 나누었을 때 나온 숫자를 월 렌트비와 비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50만 달러 짜리 집을 사고 싶다면 먼저 50만 달러 곱하기 8.71%를 합니다. 그렇게 하면 43,550 달러가 나올 거고 이걸 다시 열둘로 나누면 $3,629 가 나오는데 이게 기준점입니다. 렌트비가 $3,629 보다 높다면 사는게 낫고 적다면 렌트가 낫다는 거죠.

하지만 이 룰은 논리적으로도 틀렸고 또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는 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쪽 일을 하는 분들 중에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이런 사람들에 따르면 8.71% 룰은 부동산이 가진 레버리지 효과를 감안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운페이에 대한 기회 비용을 계산한다고 지난 30년 동안의 S&P 수익율 7.19%를 미국 주택 중간 가격 상승율 1.97% 와 단순 비교하는 건 잘못됐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리고 모기지를 고정으로 얻으면 30년 동안 집 값 페이먼트는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렌트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오르는데도 이걸 감안하지 않았다는 걸 결점으로 지적하기도 합니다.

얼핏 들으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집을 사게 되면 다운페이로 지출이 끝날까요? 물론 아닙니다. 매달 원금 상환과 이자 비용, 이 두가지가 포함된 페이먼트를 해야 하니까 이 두 비용도 포함시켜 계산해 봐야 옳지 않겠습니까?

​2-3년 살기 위해 집을 사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그래서 단기간 동안 값이 상승했을 때에만 누릴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의 혜택을 볼 기회가 없습니다.

​주택을 사게 되면 언제나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지 살펴 보기 위해서 이렇게 가정을 하나 하겠습니다. 5십만 달러 집을 20% 다운하고 30년, 7.77% 고정 이자로 산다고 말이죠.

​이렇게 가정하면 년 모기지 페이먼트는 $39,554 가 됩니다. 그리고 30년 동안의 총 이자는 $626,664, 토탈 페이먼트는 $1,186,620 로 나오겠죠. 그러니까 모기지를 갚으면서 낸 돈은 다운페이 10만 달러를 포함해서 $1,286,620 가 된다는 얘기죠.

​그래서 적은 다운페이로 레버리지 효과를 얻는다는 주장은 장기간 집을 보유한 경우엔 성립하지 않습니다. 물론 30년 후에 집을 팔아서 얻는 수익이 크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난 30년 집 값은 연 1.97% 씩 올랐다는게 문제입니다.

​물론 연 1.97% 이상 오를 수도 있겠죠. 그럼 반대로 제자리를 하거나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부동산 불패 얘기를 꺼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이라면 지난 30년 동안의 일본과 요즘 중국이나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아니 그렇게 멀리 볼 필요도 없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미국 집 값 요즘 어떻습니까. 곤두박질 치는 곳이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집 값 상승율이 연 평균 1.97% 에 불과했다라는 사실 자체도 부동산 또한 경제 원칙이나 경기 사이클의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 증명이 될 겁니다.

앞날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미래 얘기를 할 때는 현재 갖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할 수 밖에는 없겠죠. 그래서 연 1.97% 집 값이 오르는 걸로 보고 계산을 하면 30년 후의 집 값은 $897,723 로 나올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총 $1,286,620 만큼의 돈을 냈을 테니까 결과적으로 $488,897 만큼 손해를 봤다는 얘기입니다. 연 평균 1.97% 정도 올라가지고는 레버리지 효과는 커녕 들어간 원금도 못 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레버리지 효과란 얘기를 꺼낼 수 있을까요?

렌트가 해마다 오르지 않느냐는 주장도 그렇습니다. 집을 가지고 있을 때는 추가 비용이 든다는 건 이미 말씀 드렸죠. 문제는 액수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한 해 평균 $17,459 쯤 된다니까 매달 거의 $1,500 달러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이런 비용들도 인플레이션 영향을 받겠죠. 그래서 해마다 오를 테니까 페이먼트를 fix 시킨다는 고정 모기지의 장점은 이런 비용들 때문에 크게 줄어 든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기회비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례로 10만 달러를 다운페이 하는 대신 주식에 투자를 했다면 어떨까요. 연 7.19% 씩 오른다고 보면 30년 후엔 $802,838 로 자라나 있을 테니까 훨씬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봐야 합니다.

이 액수는 집 값이 $1,989,458 로 올라줘야 따라 잡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게다가 모기지 페이먼트까지 주식에 넣는다 그러면 차이는 더 커지겠죠. 모기지 페이먼트 $39,554 에서 렌트비 조로 3만 달러를 제하고 남은 금액을 투자했다면 30년 후엔 $1,736,763 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장기 거주가 아니라 다른 목적 예컨대 임대를 주거나 아니면 플리핑 목적으로 집을 사는 경우라면 5% 또는 8.71% 법칙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집을 사겠다고 확실하게 마음을 정한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미 말씀 드렸듯이 집을 사느냐 마느냐 하는 건 개인 상황과 형편 그리고 목적에 따라 답이 다르게 나오는 문제니까 숫자 상으로 비교한다는게 무리니까요. 다만 집을 사고 싶은데 감당할 수 있는지 확신을 할 수 없을 때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말씀 드린 거니까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출처] 집 사는게 좋은지 렌트하는게 나은지 망설여질 땐 5% 법칙 이용하는 것도 방법|작성자 시원 톡톡

| 박현철 회계사 Tel.206-949-2867 e-mail: cpatalktalk@hcparkcp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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