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소셜시큐리티가 파산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소셜연금이 고갈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렇게 되면 연금을 받지 못하는거 아니냐 걱정하는 분들이 예상 외로 많습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인 중 71퍼센트가 그런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하지요. 소셜연금이 고갈된다는 기사들, 잊을 만하면 한번씩 쏟아져 나오니까 그럴 만도 합니다.
가장 최근 스토리는 2035년 종말론인데 아주 근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젊은 층들보다 나이든 사람들이 더 많은 사회, 즉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로 급격하게게 변하고 있고 덕분에 소셜연금의 재정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소셜시큐리티는 과거엔 근로자 세사람이 은퇴자 한사람을 떠받혀 주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근로자 2인당 은퇴자 1인, 이런 구조로 변하고 있어서 걷는 돈보다 내주는 돈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건 확실합니다. 당연히 걱정이 되겠죠.
그러나 이게 전체 스토리다, 그렇게 이해하면 안됩니다. 빼먹고 얘기하지 않는 내용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소셜시큐리티 재정구조, 그렇게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소셜시큐리티 세금도 아직까진 걷는데 아무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도 리저브로 갖고 있는 돈이 넉넉합니다.
소셜시큐리티 트러스트 펀드에 쌓여 있는 기금만 해도 2019년 말 현재 2조9천억 달러 규모라고 합니다. 종말론자들이 하는 얘기는 그런데 이 리저브가 2035년 쯤 되면 바닥이 날 거라고 하더라, 이겁니다. 비유를 하자면 저수지의 물이 바닥이 날 지도 모른다 그 걱정을 하는거죠.
그런데 그런 사태가 생길 때까지 아무 것도 안한 체 그냥 보고만 있을까요? 그래서 생각해 볼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위기란 과연 어떤 걸까요. 사전에 적힌 대로 한다면 위기는 위험이 닥친 상황 아니면 그 시점이란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 사전적 정의엔 한가지, 바로 돌발적이여만 한다는 조건이 빠져 있습니다. 진짜 위기라면 정말 말 그대로 하늘에서 벼락치듯이 갑자기 들이 닥치는 바람에 손놓고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야 합니다.
1970년대의 오일쇼크나 요즘의 코비드 19 사태, 그런게 좋은 예겠죠.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대비를 했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도 진짜 위기라고 할 수 있겠나 그런 생각도 드는군요. 소셜시큐리티 리저브가 줄어들고 있다는 상황은 정부 당국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당연히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겠죠. 소셜 시큐리티 세금이 부과되는 봉급 한도액을 올리면서 세율도 계속 조정을 하고 있다는게 바로 그런 대비책들입니다.
1937년에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소셜시큐리티 세금은 3천달러 급여에 대해 1% 를 부과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1983년에는 과세 봉급 기준을 $35,700 그리고 세율은 5.4%로 올렸습니다.
게다가 2021년 기준은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봉급 $165,000까지 6.2% 소셜시큐리티 택스를 내야 하고 메디케어 세금으로는 1.45%를 봉급이 얼마가 되든지 상관없이 내야 합니다. 초창기 때와 비교하면 변해도 한참 변한 셈입니다.
조기 수령이 가능한 나이를 62세에서 64세나 65세로 늦추는 방안을 만지작 거리는 거나 소셜연금을 받을 수 있는 Full Retirement Age, FRA를 상향시킨 것도 역시 기금 고갈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이라고 받아 들여도 좋을 겁니다.
물론 이런 방법들만 갖고는 역부족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소셜시큐리티 트러스트 펀드의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소셜 시큐리티 트러스트 펀드도 개인이나 기업처럼 지출하고 남은 돈을 다른 곳에 투자를 하긴 합니다. 하지만 수익율이 아주 초라하다는게 문제입니다. 소셜시큐리티 당국에 따르면 3%도 채 안된다는데 연 수익 10%를 올린다는 우리나라 국민연금과 비교해 보면 정말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미국 소셜시큐리티가 고수익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고수익 투자는 위험하니까 하면 안된다, 반드시 안전한 국채 투자만 해야 한다, 그런 규정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제한 규정을 고친다면 투자수입을 늘릴 수 있고 따라서 기금 고갈에 대한 걱정 또한 덜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봅니다.
다른 측면에서도 소셜연금 위기론을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금이 나오지 않는 사태가 실제로 생긴다면 민란이 안 일어난다, 장담하기 힘들 겁니다. 성질 급한 미국인들, 집에 있는 총 들고 뛰쳐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소셜시큐리티는 복지정책인 메디케이드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정부의 호의에 따라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일을 하는 동안 소셜시큐리티 택스를 내면서 정부한테 맡겨둔 자신들의 돈이니까요.
그래서 이걸 건드린다는 건 정치적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세금 줄이는 걸 자기 치적으로 삼고 싶어했던 트럼프 조차 소셜시큐리티나 메디케어는 건드릴 생각을 못했던게 바로 그런 이유때문 아닙니까?
그래도 소셜연금을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신다? 그렇다면 제3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건 어떻겠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미국을 떠난다면 근심거리도 덜고 또 새로 이주한 곳에서 정착하는 것도 훨씬 쉽지 않겠습니까?
그건 너무 심하다, 미국만한 곳이 어디 또 있다고 다른 나라로 이민가라 하느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소셜 시큐리티 파산 가능성에 대해서 너무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미국이란 나라가 엉망진창이 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소셜시큐리티 시스템엔 아무 문제가 없을 테니까요.
그래도 불안하다면 소셜연금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다른 소스를 만들어 놓는걸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보다 한 두배 쯤 늘인다면 만에 하나 소셜시큐리티에 어떤 문제가 생긴다 해도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위기란 준비를 하지 않았을 때 문제가될 뿐입니다. 제대로 대처하고 있다면 충분히 견디어 낼 수 있는 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셜시큐리티 기금 고갈이 이슈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별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역설적 얘기도 가능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출처] 소셜시큐리티가 파산한다는 얘기가 있는데…|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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