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투자사기 피해자가 되지 않는 방법

연 10%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는 말을 믿고 12억을 날린 60대 퇴직 교사의 스토리가 방송에 나왔네요. 이런 보도를 접할 때마다 분노를 느끼는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해를 입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사기 치는 사람들이 나쁘지 사기 당한 사람들이 무슨 죄냐,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밎습니다. 하지만 정말 백프로 사기꾼들의 책임일까, 당사자의 책임은 하나도 없는 걸까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없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다시 사기 행위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줄어들 테니까 말입니다,

투자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떤 것들에 주의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대박의 꿈을 버려야 한다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확천금, 이 대박의 꿈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믿는 한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니까요. 피냄새를 맡은 하이에나처럼 사기꾼들이 그 틈을 파고 들게 분명합니다.

“If it’s too good to be true, then it probably is”. 숱하게 들어오던 말 입니다. 그런데 막상 어떤 ‘좋은’ 일이 다가왔다고 생각하면 이 말을 잊어 버리고 맙니다. 특히 교회나 절집 아니면 동창회에서 솔깃한 제안을 한 사람들을 만났다면 의심없이 믿어 버리는 그런 경향이 많습니다. 저 사람은 내가 잘 아는데 절대 사기 칠 사람은 아니지 이렇게 믿기 때문이죠.

투자 사기꾼들도 초기 단계에서는 약속한 ‘투자 수익’을 잊지 않고 꼭꼭 챙겨 줍니다. 그래야만 신뢰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그 사람들도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을 계속 불러 모읍니다. 후기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을 초기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해서 신뢰를 쌓는 것이지요.

이게 바로 전형적인 ’폰지 사기’ 입니다. 몇년 전 뉴욕 증권가를 흔들었던 메이도프 사건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투자 사기는 바로 이 방법입니다.

‘원금 보장’이란 말에 넘어 가서도 안됩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보장해 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지금 은행들도 파산을 하고 심지어는 정부들까지도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파산도 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보장’을 받으려면 어떤 값을 치뤄야 하는지 꼭 따져 봐야 합니다. 절대 말만 믿어선 안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고수익, 원금 보장 이란 얘기를 믿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이런 유혹을 하는 사람이 큰 은행이나 투자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 긴가민가 하면서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저 사람은 믿을 수 없을 지 모르지만 저 사람이 일하는 회사를 안 믿으면 또 뭘 믿겠어 이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얼마전 일어났던 DLF DLS 사건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누가 그런 위험한 상품을 팔았을까요. 바로 한국의 유수한 은행들입니다. 큰 은행들이 불법적으로 일을 했겠냐 할 수도 있지만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수수료 수입에 눈이 멀어서 DLF 같은 위험상품을 팔았다는건 한국 금감원에서도 확인해 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합법적이라 해도 이건 법 이전의 윤리적 문제입니다. 윤리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시골 훈장님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 윤리는 법 보다 더 무섭습니다. 바깥의 눈이 아니라 자기 마음 자기 양심의 눈에 비춰봐야 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덩치 큰 회사들이라고 무조건적 믿지 말고 윤리적으로 또 양심적으로 일을 하느냐 이걸 꼭 살펴 봐야 합니다.

투자 수익과 투자 위험은 정비례한다는 얘기도 귀담아 둬야 합니다.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 이런 건 이 세상엔 없습니다. 경제원칙에 어긋납니다. 투자에도 수요와 공급의 원칙, 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값이 올라가고 찾는 사람이 적어지면 값이 떨어진다는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높은 수익도 보장해 주고 위험 부담도 낮은 투자가 있다면 그런 투자를 마다할 사람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당장 거기다 투자를 하겠다고 벌떼처럼 몰려들게 분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물건을 파는 측에선 어떻게 할까요. 꼬리잡이를 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원래 생각했던 값에 팔 리는 없습니다. 당장 값을 올려 부르기 시작할 겁니다.

값이 오른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 투자는 더 이상 “고수익, 저위험” 투자가 아니라 “저수익, 저위험” 투자로 바뀌고 맙니다.

반대로 위험 부담은 적은데 수익률이 낮은 투자 상품을 파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람들을 끌어 오려면 값을 내리는 수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원래보다 낮은 값에 투자를 할 수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수익률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겠죠.

모르는 투자 상품이라면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피해를 안 입는 방법이고 묻지마 투자, 이것도 금물입니다. 투자하겠다는 상품이 어떤 것인 줄도 모르고 그냥 아는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추천했으니까 아니면 유튜브에서 들었다고 또는 투자 전문가가 추천했다고 해서 좋은 투자라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투자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70%는 아는 사람의 추천을 받고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아는 사람이 추천한 투자라면 객관적인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 결정을 내리기 쉬운데 그런 카더라 통신만 믿고 귀중한 돈을 위험에 빠트릴 순 없지 않겠습니까.

반드시 투자 물건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체크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암만 들여다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주저없이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파생 상품이라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상품 구조가 복잡해서 어떤 상품인지 이해하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파생 상품이 만들어진 건 위험 관리 때문이지 투자자들의 대박의 꿈, 이걸 실현시켜 주기 위해서가 아니란 점을 기억해애 합니다.

투자 자문은 그래서 전문가 특히 RIA, Registered Investment Advisor들에게 받는게 좋습니다. RIA라면 아무 상품이나 무작정 추천해 주는 일은 없기 때문에 상품 구조가 복잡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투자 상품을 소개하는 일은 아주 드뭅니다.

혹시 그런 상품을 추천하더라도 그건 고객의 투자 목적과 위험 감수성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RIA는 Fiduciary Duty, 즉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켜야 하니까 커미션을 받을 수 없습니다. 커미션 수수료에 눈이 멀어서 부적절한 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하는 일은 없다는 뜻입니다.

주기적으로 Account 또는 Brokerage Statement 를 살펴보는 것도 소홀히 해선 안됩니다.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지금 얼마다, 그리고 거래 내역은 이러저러 했다는 식의 정보는 물론 투자 수수료나 커미션 이런 것 까지 다 보여주고 있으니까 이것만 자세히 살펴봐도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투자금으로 구입한 자산들은 제3의 중립적 회사, custodian이라고 하죠, 이런 회사에 맡기기 떄문에 언제든 온라인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투자상품을 소개한 사람이 직접 어카운트 스테이트먼트를 만들어 주겠다면서 온라인 확인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말한다면 레드플랙으로 간주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사기꾼에 홀려 애써 쌓은 부를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살펴야 할 책임은 스스로의 몫이기도 합니다. 정부 기관이 감독을 하고 피해를 봤다면 법에 호소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이 정도가 됐다면 돈은 이미 주머니에서 빠져 나간 뒤일 겁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원금 회수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무조건 믿지 말고 상식을 바탕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투자 사기의 피해자가 되는 일은 거의 생기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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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투자사기 피해자가 되지 않는 방법|작성자 시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