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주식 시장은 불황 무풍지대?

주식 시장의 열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나스닥과 S&P 500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니까 주식 시장에서 만큼은 불황이란 단어가 설 자리가 없어 보입니다. 미국을 대표한다는 30개 회사 주가를 추적하는 다우지수는 나스닥이나 S&P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난 3월에 겪었던 손실을 거의 만회하고 지난 연말 수준에 육박한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 그리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유독 증권시장만 활기를 띄고 있다는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왜 주식은 불황 무풍지대인지 그 이유를 한번 살펴 보고 또 주식 시장이 과열되었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그걸 살펴 보겠습니다.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 현상은 미국 증시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 증시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회복 추세는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가 나는 건 사실입니다.

이런 괴리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네가지 때문인 것 같습니다.

1. 주식 시장은 현재가 아니라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의 앞날을 내다 본다

2. 몇몇 기술주는 계속 오를 것이니까 늦기 전에 사야 한다

3.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푼 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 들었다

4. 주식 말고는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

이 네가지 이유들의 공통점은 모두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란 점입니다. 경기 부진은 경제적 원인 때문에 생긴 게 아니고 코로나 바이러스란 복병이 갑자기 나타나서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도 조만간 퇴치되지 않겠냐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죠.

코로나 퇴치를 위해선 백신 개발은 필수입니다. 그러니까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은 결국 백신이 곧 나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믿는다면 백신 개발 회사들 주식을 사모으려 할 거고 주가 또한 당연히 오르겠지요.

경기 부양을 위해서 또는 코로나 피해 지원을 위해서 세계 여러나라들이 돈을 풀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렇게 받은 돈을 생계를 위해서 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런 지원금으로 주식에 투자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동학 개미, 로빈후드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로 애플이나 아마존, 테슬라, 이런 회사 주식들을 삽니다. 덕분에 애플의 시장 가치는 지난 5개월 동안 더블 그리고 테슬라는 무려 5.5 배나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은 얼마나 올랐을까요? 50% 정도 올랐습니다. 물론 이 50% 도 너무 많이 오른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마켓 전체로 보면 주식 시장의 상승세는 일부 회사들로 국한되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주식시장 판 ‘부익부 빈익빈’이 생겼다는 건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겁니다. 일부 섹터에 버블이 생기고 있다는 얘길 수도 있으니까요.

걱정은 또 있습니다. 기술주 주식이 뛰니까 이런 주식들에 베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결과 다시 주가가 오르고 그래서 또 베팅을 하고… self-fulfilling prophecy, 자기 충족 예언이란 말이 생각 날 정돕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될 리 만무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인기 만점 기술주 회사들도 경영난을 겪을 지 모릅니다.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애플이나 아마존이라 하더라도 장사가 잘 될 리 없을 테니까요.

정부가 지원금을 계속 내 줄 수만 있다면 물론 얘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라고 해서 주머니가 마르지 않는 화수분을 가진 건 아닙니다.

이미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가 천문학적 규모에 달했기 때문에 계속 지원을 해주긴 힘들 겁니다. 코로나 2차 구제책을 놓고 의회가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는 까닭도 바로 이 문제 때문 아니겠습니까.

상황이 이렇다면 그럼 투자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현금으로 갖고 있겠다는 사람들도 보이지만 좋은 생각 같지는 않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정부는, 물론 규모는 줄일 겁니다만 계속 돈을 찍어 낼 수 밖엔 없습니다.

그래서 현금이나 채권의 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자산들을 갖고 있겠다는 건 그냥 앉아서 손해를 보겠다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그렇다고 금이나 은 쪽으로 몰빵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이미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금은 그 자체론 돈을 벌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은 있으니까 보험 든다는 생각으로 약간을 할애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겁니다.

결국 방법은 하나, 대박의 욕심을 버리고 투자의 기본에 충실하는 일입니다. 고리타분한 얘기지만 주식의 가치는 그 회사가 수익을 얼마나 내느냐, 거기 달려 있습니다. 사는 사람들이 몰린다고 오르는 회사의 주식 값이라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전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전략’ 칼럼에서도 소개해 드렸듯이 최선의 방법은 분산투자입니다. 자산 별, 업종 별 또는 지역 별로 나눠 놓는다면 어떤 상황이 닥쳐도 본전을 다 까먹는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놨다면 오르고 떨어진다고 해서 조바심 낼 이유 또한 없습니다. 올랐다고 해도 돈을 번 것이 아니고 떨어졌다 해도 손해를 본 건 아닙니다. 그냥 페이퍼 상으로만 이익이고 로스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더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공포심에 휩쓸려 팔아 버린다면 그땐 진짜 손해를 보게 됩니다. 오늘 떨어졌다고 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진다면 회복은 물론 그 이상 올라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서 인내심이 중요합니다. 투자를 하는 목적은 내일을 위해서란 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주식 시장은 불황 무풍지대?|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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