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초저금리 시대… 투자 비법 있을까?
초저금리 시대입니다. EU나 일본은 기준 금리를 이미 0% 아래, 즉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준 금리는 아직 0% 밑은 아니지만 트럼프는 연준을 상대로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툭하면 윽박지르고 있습니다.
이자율이 마이너스라는 건 이해하기 힘듭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게 아니라 보관료를 내야 된다거나 돈을 대출 받으면 오히려 웃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긴데 그게 이해가 되겠습니까? 경제 이론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여러 나라들이 마이너스 아니면 0% 대 금리를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요? 물론 경기 부양을 위해서입니다. 돈 빌리는 값을 떨어 뜨려서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 시켜 보겠다, 그런 목적이지요.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겠다는 의도도 있습니다. 자기 나라 기업들이 생산한 물건 값이 상대적으로 더 싸지게 되니까 해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요.
그러나 0% 대 금리나 마이너스 금리를 고집하는 진짜 이유는 중앙은행들이 물가가 장기간 그리고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사태, 즉 디플레이션을 두려워 해서 그러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불 난데 부채질 한다는 격으로 코로나19는 그런 걱정에 기름을 뿌려 준 셈이고요.
물론 기준 금리란 건 중앙은행과 시중 은행 간 거래에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일반 예금이나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준 금리가 떨어지면 시중 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엔 없겠지요.
어쨌든 은행 이자를 받아서 생활비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마이너스 금리는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사태에 직면하고 마니까요. 무슨 대안은 없을까요?
저금리 상태에 디플레이션까지 겹쳤다면 안전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얘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뭐가 안전한 것이고 뭐가 위험한 것일까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가이드라인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주식은 누구나 다 위험하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주식 시장의 움직임이 예상과는 아주 다릅니다. 지난 3월 무려 30% 가까이 곤두박질 쳤던 주식 값은 이젠 그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코로나 19 기세가 아직도 등등한데 말입니다.
금이나 국채 같은 것들은 안전 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에 투자해도 되는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이미 값이 너무 많이 뛴 것 같아서 상투를 잡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디플레이션 시대엔 현금, 캐쉬가 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캐쉬를 갖고 있어야 하는 건지 그게 확실치 않습니다.
침대 매트리스 밑에라도 숨겨 놔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은행에다 맡겨야 하는 건지 알쏭달쏭 합니다. 매트리스 밑에 숨긴다면 도둑 걱정, 불 걱정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은행에 예금을 하려니 보관료를 줘야 할 지도 모른다니 그것도 내키지 않습니다.
불안하긴 부동산도 마찬가집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미 거품이란 얘기들도 있었는데 코로나19가 어떻게 변화할 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빚을 내 가면서까지 부동산을 사야 되는 것인지 자신이 없습니다.
부동산을 세 놓으면 임대 소득이 생기니까 괜찮지 않겠냐, 그런 얘기도 있는데 임대 주는게 말처럼 쉬울지 그리고 임차인을 찾는다 하더라도 세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정말 디플레이션 시대가 됐다면 경기가 엉망이 되었을 텐데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부동산 구입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몫돈을 한군데 묶어놔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에 하나 다른 실물 자산들처럼 부동산 값도 떨어진다면 손해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래서 저금리 시대, 디플레이션 시대엔 생각을 좀 바꿔 볼 필요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러저러한 곳에다 투자하는 게 최고다, 이런 주장들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그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보는 거지요.
제 생각에 동의를 하신다면 ‘Managing Money in a Zero Interest Rate Environment”란 영상을 시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레이 달리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츠의 창립자죠, 이 사람이 지난 6월 중순 무렵 유튜브에 올린 영상입니다.
링크는 https://www.youtube.com/watch?v=KWlu2nSLhxQ 입니다.
달리오가 얘기하는 건 각국 중앙은행들이 초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통화량을 마구 늘이고 있기 때문에 자산 가격들이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 그 결과 자산들의 수익률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수익률에 촛점을 맞춰선 안된다, 통화팽창 정책에 자산들이 어떻게 얼마나 반응할 것인가를 점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한 종류의 자산이나 통화 또는 특정 국가에 편중 투자하는 건 피해야 한다, 이런 내용입니다.
결국 균형 잡힌 분산투자를 통해서 가치 보존, 달리오는 storehold of wealth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자산 가치를 보존하는데 촛점을 맞추라는 얘긴데 그럼 현실적으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뮤츄얼펀드나 ETF 를 이용할 수 밖엔 없다는 생각입니다. 일반적으로 분산투자를 하려면 약 30개 정도의 회사 주식이 필요하다는데 자금력에 한계가 있고 또 투자 리서치를 할 시간도 부족한 일반 투자가들 입장에선 그게 쉬운 일이겠습니까?
게다가 개별 회사들에 투자한다는 건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특정 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비체계적위험 (Unsystematic Risk)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단점입니다. 맥스 737 때문에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는 보잉을 떠올려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ETF 나 뮤츄얼펀드를 이용해서 그럼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까요. 주식 60%, 채권 40% 이런 통상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대신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즉 미국과 달러 중심으로 투자를 해왔다면 비중을 줄이고 해외 주식이나 채권 그리고 원자재나 금, 부동산같은 다른 자산들도 포함시켜라, 그게 핵심일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allocation은 물론 투자자 개개인의 상황과 목적 그리고 위험 감수성향에 따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혼자 하는게 벅차다면 전문가들과 의논해야겠지요.
그럴 경우라면 가능한 한 RIA, Registered Investment Advisor들을 선택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fiduciary duty를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RIA 들이니까 아마 사심없는 공정한 자문을 해 줄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출처] 초저금리 시대… 투자 비법 있을까?|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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