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 회계사 – 프랜차이즈 간판, 편의점 운영에 필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최근 한국에선 소규모 자영업체들, 그 중에서도 편의점 업체들이 인건비 부담을 이겨내고 수익을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의 어려움을 일부 언론들이 대서특필한 것도 논쟁이 확산된 원인의 하나로 보입니다. 업주가 ‘알바’보다 적게 버는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는 자극적 제목으로 우리들 마음 속에 숨어있는 자본주의적 감성을 건드려줬으니까요.  

논란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폭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 그리고 문제가 되는 건 인건비가 아니라 높은 로열티와 임대료이니 그런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렇게 말입니다.

다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입장만 강조하고 있을 뿐 정말 근본적인 해결책을 원하는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듭니다.

업주의 수익성을 보장해 주기위해 ‘알바’들의 희생을 요구하거나 인상폭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자기들 살자고 남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프랜차이즈 본사나 건물주들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휘발성 높은 이념 논쟁의 불쏘시개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세상 일은 모두 선택의 문제니까 발상을 조금 바꿔 본다면 션택의 폭이 넓어 질 수도 있습니다.

프랜차이즈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본사가 만든 매뉴얼과 노하우를 이용해 무경험자라 하더라도 아주 손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케팅 지원을 받고 품질 관리 등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부수적 이익입니다.

그러니까 고객의 기대치 관리가 중요한 업종들, 예컨대 요식업이라든가 아니면 숙박업 같은 업종 에선 프랜차이즈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편의점이라면 어떨까요. 프랜차이즈 간판이 꼭 필요한 것일까요?

편의점은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하는 교포들도 많이 운영하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면서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7-11’ 같은 프랜차이즈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분들은 아주 드뭅니다. 왜냐고요?  프랜차이즈 간판을 달지 않았다고 해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실익이 더 크다는 입장입니다.  

편의점 고객은 원하는 물건을 쉽고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은 그룹입니다. 그래서 슈퍼마켓에 가면 더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의점 쇼핑을 합니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업소라야만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미국 교포 편의점 업주들의 경험에 비춰 본다면 편의성 제공과 프렌차이즈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만…

스토어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일, 계산할 때 손님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해 주고 쉽게  상품들을 찾을 수 있도록 진열과 배치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일 등등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도가 없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일이니까요.   

도움을 받지 않으니까 매출 이익을 프랜차이즈 본사와 나눠 가져야 할 이유도 없어집니다. 덕분에 마진 또한 넉넉히 챙길 수 있을 겁니다. 인건비 인상이란 악재에도 대처할 여지가 충분히 생긴다는 뜻이 되겠지요.

그래서 프랜차이즈 간판을 내리고 편의점 운영을 하는 것으로 임금상승에 대처해 보는 것도 방법일 듯 합니다. 업주 스스로 결정해서 간판을 떼고 또 사회적 약자의 희생이나 양보 없이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생의 방법 같은데…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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