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 회계사 – 은퇴준비 할 땐 플랜 B도 고려해야
지난 CPATalkTalk 시간에 나온 질문 중 하나입니다. 질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은퇴를 하면서 현금을 주고 콘도를 구입해서 살고 있다
· 현재 수입과 지출이 얼추 비슷하다
· 단지 리모델링 관계로 콘도 관리비가 월 $400 정도 오른다고 한다
· 이렇게 되면 적자가 나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수입이 고정되어 있는 은퇴자 입장에선 지출이 갑자기 늘어난다면 정말 문제입니다. 톡톡에서 질문하신 분도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나름대로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춰 놓은 다음 은퇴생활을 즐기고 계셨는데 콘도 관리비 인상이란 뜻밖의 복병을 만났으니까요.
어쩄든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까 우선 불부터 꺼야 합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지출 중에서 줄일 수 있는 것들은 없는가,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줄일 수 있나를 짚어 봐야 합니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지출을 줄일 수 없거나 줄인다 해도 모자란다는 판단이 나올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 즉 수입을 늘이는 방법을 찾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파트타임 일을 찾거나 자녀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겠지요. 하지만 건강 상 문제 또는 개인적 이유로 수입을 늘이는 것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정이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콘도 처분을 고려하는 일입니다. 콘도를 팔면 몫돈을 쥘 수 있고 4백달러 추가 지출을 안해도 되니까요. 현재 수입에 걸맞는 아파트를 임대한다면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으로 걱정할 일은 사라집니다.
콘도를 팔아서 생긴 몫돈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그냥 은행에 넣어 두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금리가 워낙 낮아서 앉아서 손해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종목에 투자를 하거나 아니면 연금보험 등을 구입하는게 오히려 낫다는 생각입니다. 미래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한 대비, 즉 플랜 B계획을 세울 수 있으니까요.
돈 때문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은퇴입니다. 하지만 살다보면 변수는 생기기 마련입니다.
갑자기 의료비가 필요해 질 수도 있고 아니면 끝난 줄 알았던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위해서 몫돈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예상치 않았던 지출이 생기는 경우는 많습니다.
모기지를 갚아 버리거나 현금으로 은퇴 후 들어가 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그래서 별로 현명한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플랜 B를 위한 자금이 주택에 묶여 버리는 격이 되고 마니까요.
물론 은행 대출이 없는 주택에 산다면 월 상환금 부담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주택에 쌓인 에퀴티는 100프로 내 것이니까 이론 상으론 언제나 현금화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주택 에퀴티를 현금화 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데서 생깁니다. 주택 매각에 따른 거래비용도 만만치 않고 매물로 내놔도 팔릴 때까진 시간이 걸리니까요.
에퀴티를 담보로 HELOC(홈 에퀴티 라인 오브 크레딧)을 받아 놓거나 아니면 역모기지론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은퇴 후 수입과 지출을 맞춰 보는 것으로 은퇴준비가 끝난다고 생각했다간 뜻하지 않은 곤경에 빠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플랜 B를 준비해 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