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마음 공부’

고수익 보장이란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 큰 돈을 잃어버린 투자자 얘기로 또 왁짜지끌합니다. 뉴욕 한인 투자자들이 외환 투자로 연 100% 이상 수익을 보장한다는 선전에 당했고 또 한국에선 장외주식으로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청담동 주식부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 개미 투자자 3천여명이 사기를 당했다고 하네요.

청담동 주식부자사건으로 피해를 본 어떤 분이 방송에 나와서 통장을 다 까보이면서 대주주와의 친분을 과시하는데 안 넘어갈 사람이 있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뉴욕에서 사기를 친 친구들은 초기 투자금액 3,000달러만 입금하면 월 10%의 수익률이 복리 형태로 붙어 60개월 후에는 913,445 달러가 된다고 선전을 했다지요. 그것도 모자랐는지 ‘1달러의 손해조차 일어날 수 없다는 주장까지 했다고 합니다.

조금만 생각해 봤다면 이게 얼마나 터무니 없는 선전이냐는 걸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아무 의심없이 믿었다니 순진한 건지 아니면 어리석은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분들도 있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자신들보다 먼저 투자한 사람들이 ‘배당금’을 지급받는 걸 보고 의심을 버렸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안전하게 그리고 아주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비법’이 라면 자기가 직접 투자를 하지 왜 다른 사람을 끌어 들이겠다고 한 것일까요? 한번쯤 더 생각해 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게 아쉽기만 합니다.

사실 이런 투자사기의 희생자가 되지 않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상식에서 벗어난 얘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됩니다. 누군가가 방송에 나와서 ‘내가 복권 당첨되는 비법을 알고 있다. 봐라, 내 재산이 얼마인지 아느냐? 이게 다 복권에 당첨되서 생긴 거다’ 하고 떠든다고 해서 전 재산을 쏟아 복권을 사는 사람들은 없지 않습니까.

배당금을 꼬박꼬박 준다는 얘기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됩니다. 그 ‘배당금’이 과연 투자를 잘해서 생긴 것인지 꼭 확인해 봐야 합니다.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소위 ‘돌려막기’ 수법으로 충당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요. ‘폰지’ 사기꾼들이 즐겨 쓰는 방법인데 그런데 이게 생각 외로 잘 먹힙니다.

그리고 돈을 아무리 많이 벌었다고 주위에서 떠들어 대도 절대로 그걸 부러워 해서는 안됩니다. ‘최소 몇배의 수익을 보장한다. 값이 떨어지면 환불도 해 준다’는 말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런 건 가능하지도 않고 설령 있다고 해도 그런 비법을 공짜로 우리와 나눠 가질 사람은 이 세상엔 한 사람도 없습니다.

혹시 솔깃해 지는 분이라면 이런 각도에서도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은행이자보다도 몇 십배, 몇 백배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투자가 정말로 있다면 과연 그게 우리한테까지 차례가 돌아 올 확률은 몇프로나 될까요? 아마 제로 퍼센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힘 좋고 빽 좋은 이들이 먼저 다 차지할 게 뻔하지 우리에게까지 차례가 올까요? 설령 가뭄에 콩 나듯 우리같은 흙수저들에게도 몇 꼭찌가 떨어진다고 가정을 해도 문제는 간단치 않습니다. 서로 갖겠다면서 코피 터지도록 싸울 게 틀림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아수라장에서 승자가 되는게 말처럼 쉬울 것 같지는 않네요.

투자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이 별로 어려운 것 같지 않은데 투자사기의 피해자는 왜 계속 나오는 것일까요? 혹시 돈 앞에만 서면 우리를 눈 뜬 장님으로 만드는 과욕 때문은 아닐까요? 아무래도 투자를 하기 전에 과욕에 넘어가는 우리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마저 듭니다. 투자는 시간을 믿고 꾸준하게 기다릴 때 성공하는 법입니다. 철딱서니 없는 회계사의 말이 아니라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