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과 뇌 사이의 대화
지난 칼럼에서 다룬 환자의 사례처럼 특정 난치 질환의 경우 해당 질환의 증상 자체가 상징적 의미와 이유를 갖고 있고 환자 자신이 이를 인식하고 깊은 정서적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 질환의 치유에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그 환자의 경우 궤양성 대장염으로 인한 혈변과 복통, 만성 위염으로 인한 복통과 속 쓰림 증상의 이면에 장의 고통과 상관된 감정의 기억이 있었고, 이 기억을 회복하고 감정을 해소하면서 치유가 안정적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장의 상태와 정신이 상호 반응하는 과정은 어떻게 일어날까요?
기본적으로 장은 뇌와 여러 경로로 서로 간에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이 연결을 장-뇌 축 Gut-Brain Axis라고 부릅니다. 장 신경계, 미주신경, 호르몬, 면역 시스템의 신호를 통해 장과 뇌는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뇌가 장에 신호를 보내고, 장도 뇌에 신호를 보냅니다.
또한 장은 다양한 미생물 군집-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있는 곳입니다. 이 미생물들은 세로토닌, 도파민 GABA와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합니다. 우리 몸 전체 세로토닌의 90%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은 장 건강이 정신건강에 어떤 중요성을 가지는지 알게 해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장내에 나쁜 균이 많아지면 장내 염증이 생겨서 뇌에 신호를 주게 되어 우울과 불안 등이 증가합니다. 또 장내 미생물 군집에 균형이 깨지고 나쁜 균이 많아지면 장벽이 약해져서 해로운 물질이 장벽 밖 혈액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는 다시 뇌기능 이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서적인 충격을 받을 때 일어나는 과정을 생각해 봅시다. 스트레스나 정서적 충격은 수많은 장 반응 gut reaction을 일으킵니다. 이는 여러 경로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는 이를 장에서부터 감지되는 본능적 감각과 감정상태로 즉 gut feeling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감정상태는 그렇게 우리 장의 상태와 직결되고, 특정 기억이나 감정은 과거 해당 상황에서 장이 경험했던 그 반응을 다시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몸은 기억한다”라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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