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과 심리치료 2

만약 아이가 일차적이고 비언어적인 감정소통에서 기본적 신뢰와 안정을 누리지 못하는 상태로 강력한 감정 경험들을 하게 되면 이러한 경험들은 의식에서 소외되어 억압되거나 해리된 채로 아이들의 정신에 지속적으로 무의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즉, 아이들의 성장과 인격발달에 우울, 불안, 강박, 자기애적 narcissistic 공허와 결핍 등의 양상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낳고 길러 준,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누리지 못하고 잃어버린 것을 어떻게 경험하고 상처에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인가 하는 질문은 무척 타당합니다. 우리가 엄마나 혹은 나를 키워준 사람과 애착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고 불안정하거나 버림받는 경험 속에 컸을지라도 성장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른 여러 대상들—선생님, 친구, 연인 등—과의 관계에서 신뢰와 사랑을 경험하고 결핍과 상처를 보상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다만 그 결핍과 상처의 정도가 클 경우, 우리는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 애착과 신뢰를 회복하는 경험보다는 생애 초기 양육자와의 경험을 재연하고 자신의 내면적 불신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심리치료로 맺어진 관계에서는 어떻게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심리치료라는 작업은 내담자와 치료자 간에 고도의 집중과 정서적 몰입을 요하는 것입니다. 치료자는 내담자와 심리적, 물리적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하면서 내담자의 눈을 마주치고 반응하며, 비언어적인 태도와 행동을 읽고, 또 그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치료자는 내담자의 여러 감정들을 자신의 마음에 담아 이해하고 소화하면서 내담자와 나눕니다. 이러한 과정은 내담자와 치료자 간에 친밀함, 애착, 신뢰를 형성하게 합니다. 그 관계의 토대 위에서 내담자는 서서히 자신의 고통스럽고 잊어야 했던 경험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를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치료자와의 안전한 관계 속에서 이런 내용들을 다시 경험하면서 감정을 풀어내고 견디며 조절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고통스러웠던 경험들에 대해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됨을 의미합니다. 우리에게 고통과 상처가 있을지라도 그 경험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를 통해 삶과 관계성의 질을 변화시켜가는 것이 심리치료이며, 치료자와의 진실된 관계는 그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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