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번만…

경마에 중독된 한 중년 남자가 있었다. 늘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루 종일 혼자 작은 카페테리아를 운영하면서 매일 버는 얼마 안 되는 동전과 푼돈을 모아 기회만 있으면 놀음 장(CARSNO)으로 달려가 자기만의 세계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그의 이민 생활의 낙이었다. 하도 집에 가져오는 돈이 없다 보니 참다 못한 아내가 하루는 이상한 예감에 남편의 뒷조사를 했고 경마장으로 향하는 남편의 발목을 잡게 되었다.

남편의 중독성을 발견한 아내

남편의 중독성을 발견한 아내는 기가 막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아내는 돈도 제대로 못 버는 주제에 지난 몇 년간 버는 족족 몽땅 경마장에 갖다 주었다고 생각하니 속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내는 미국에 와서 하루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여름에는 찜통 같은 세탁소에서 세탁기를 돌리며 허리가 끊어지도록 일해서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 오고 있는데 무슨 여유가 있다고 경마 도박을 했느냐고 남편을 다그쳤다. 혹 늦게 오는 날이나 의심하는 마음이 솟구치면 남편의 주머니와 옷을 뒤져 경마장에서 구입한 마권을 찾으며 심문했다.

어쩌다 안주머니 구석에 급히 꾸겨 넣었던 마권이 발견되는 날은 그 동안 쌓였던 한이 폭발해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고문하기가 일쑤였다. 아무리 아내가 날뛰며 바가지를 긁어도 남편은 한마디 변명도 없이 아주 힘없는 목소리로 “정말 잘못했다.”고 말하며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맹세하기 일쑤였다. 아내는 이런 남편의 고백에 속고 또 속으면서도 속으로는 ‘그래도 본심이 착한 사람이니 양심이 살아나면 언젠가는 끊을 날이 있겠지. 하면서 남편 단속만을 강화하고 있었다.

중독성에 대해 한 가지 깨달음

그런데 하루는 큰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찌는 듯한 여름 한나절에 세탁소에서 일하던 아내가 심한 과로와 스트레스, 영양 부족까지 겹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 소식을 들은 남편은 아내를 급히 구급차에 실어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바로 그 순간 경악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아내가 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남편은 경마장으로 향했다는 사실이다. 혼수상태에서 겨우 깨어난 아내가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또다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며 아내는 남편의 중독성에 대해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은 남편의 중독증세가 생각 보다 엄청나게 무서운 것이며 자신의 어떤 애원과 잔소리로도 결코 끊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남편의 무서운 중독성 앞에 너무도 무력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내는 무릎 힘이 쭉 빠지는 것을 겨우 지탱하며 안간힘을 써서 상담소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아내는 자신의 온갖 협박, 공갈, 때로는 눈물의 호소로 남편을 다스리려고(컨트롤) 하면 할수록 상황은 악화되었다는 사실을 상담을 통해 뼈저리게 배웠다. “그러면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아내는 상담자에게 질문해 왔다.

몇 가지 중요한 해결 방안

상담자는 남편의중독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중요한 해결 방안을 가르쳐 주었다.
첫째 – 인간적인 어떤 조작으로 남편을 컨트롤하려는 모든 노력을 멈추도록 강하게 제안했다.
둘째, 남편의 중독성은 어린 시절 고아로 홀로 자라면서 생긴 정서적인 공허감에서 출발한 것임으로, 증상에 불과한 남편의 중독성 그 자체에 반사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그 원인인 정서적 결핍을 채워 줄 때 근본적 치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결국 아내는 사랑의 결여가 온갖 중독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지칠 대로 지친 아내는 남편에게 친절과 사랑을 베풀 정서적 에너지나 여유가 전혀 없었다. 때마침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 가르치는 일을 도와주시던 한 신실한 장로님이 남편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 장로님은 때때로 남편을 집으로 초대해서 극진히 대접하고 사랑을 듬뿍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몇 달, 이렇게 따뜻한 정서적 양육을 받게 된 남편은 불신과 상처, 두려움으로 딱딱해진 마음의 벽이 무너져 내렸고 성경 공부를 해 보겠다고 자청했다. 남편이 변할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붙잡은 아내도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남편에 대한 태도를 완전히 바꾸었다. 남편을 무시하고 마구 대했던 아내가 이제 존경하는 말투와 친절로 남편을 대했다.

중독을 이길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가족과 이웃이 한 팀이 되어서 다양한 사랑의 양육을 쏟은 지 일 년 반이 지났을 때 남편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새사람이 되는 침례를 받으며 그는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내 영혼의 고갈은 노름과 같이 무의미한 것들로 채워질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내 영혼의 고갈은 하나님의 말씀같이 의미 있는 것들로 채워져야만 중독을 이길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먹고 사랑을 나누어 주면서 메말랐던 제 영혼이 살찌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랑이 저를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사랑하며 살렵니다.”

한결같은 고백

마약을 복용하여 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고백입니다. 기분이 우울하고 안 좋을 때 마약을 한번 복용하고 나 하늘에 붕 떠있는 것 같은 편안함과 신비함을 맛보게 됩니다. 그래서 자꾸만 복용하게 됩니다. 그 동안에 몸이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병들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한번만> <정말 한번만> <딱 한번만> <이제는 정말 한번만......> 하면서 마약을 끊지 못 하게 됩니다. 이제는 마약 없이는 못 살게 됩니다. 돈이 없어집니다. 범죄하게 됩니다. 내가 마약을 팔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마약 중독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병든 자들이 퍼져 나갑니다. 급기야는 범죄자가 됩니다. 마피아 단이 그래서 생긴 조직입니다

[칼럼리스트 윤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