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結婚 生活)

“행복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은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목표임에 틀림이 없다. 결혼 생활이란 직접적인 행복에만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 영원한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행복은 만들어지고 쌓여가는 것인가 보다. 아마도 결혼은 모든 결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결정이며 가장 오래도록 삶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 아내는 단정하고 깔끔하며 조용한 사람. 그는 불필요한 말이 필요 없고 조용히 자기 일에 성실한 사람 ‘진국 같은 사람ʼ.

자신의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지 않는 그 사람을 난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설명이 잘 표현되지는 않지만 그의 표정 하나, 몸짓 하나하나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느끼게 하는 사람이다. 내 존재의 가치는 그 사람과 함께 하면서부터 알게 되었다.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여자의 입장에서만은 그런 것은 아니다 남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를 그토록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는 그녀의 신비로운 사랑의 힘에 빠져, 드디어 결혼을 선택했던 것인가 보다.

[다르다는 것은 좋은 장점이다]

하지만, 그와 나는 성격이 너무나 달랐다. 연애 시절에도 조금씩 부딪히는 부분은 있었지만 그저 귀엽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신혼 때 그는 참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내가 직장에서 회식을 하고 늦게 들어와도 투정 한번 없이 재미있게 놀았냐며 웃어 주는 다정한 사람. 질투하는 모습도 없고, 날 참 편하게 만들어 주던 사람.

처제가 시애틀로 이사 오게 되었다, 경험 없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처제의 가정생활이 어려워져 가면서 그때부터 그녀는 짜증이 많아졌다. 그리고 차츰 그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탓일까. 그의 짜증과 한숨은 내 마음을 너무 힘들게 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불편함이 마치 나의 탓인 양 나에게 짜증을 냈다. 늘, 그의 사랑을 받는 데 익숙해 있던 나는 견디기 힘들었다.

[최후의 결심]

퇴근하여 돌아온 보금자리인 둥지가 언제부터인가 부인이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입을 꼭 닫고 지냈다. 내 존재나 가치는 이제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다. 주위 사람들은 주말이면 모두 짐을 싸서 여행을 가는데 그는 어디 가는 걸 싫어했다. 친구들이 여행 떠나는 모습을 보면 속이 상했다.

무엇보다 그토록 사랑이 많던 그녀가 내가 아무 존재도 아닌 것 같아 너무 속이 상했다. 나를 먼저 화나게 만들어 놓고 그는 조용히 있으니 소리를 지르는 나만 나쁜 사람 같았다. 집에만 들어오면 습관적으로 그는 집을 한 바퀴 돌며 마음이 불편함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듯 바로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서투른 솜씨로 유머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지만 노력의 대가는 없다, 무엇 때문에 그러냐고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하니 나만 미칠 지경이다.

집사람이 집에 들어오는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벨 소리와 함께 집에 어둠이 깔리고 정 막이 흐른다. 문을 열어 주고 그와 얼굴 마주치는 것이 싫어 고개를 돌리고 먼저 들어오게 된다. 한 공간에 그와 같이 있는 것이 숨이 막혔다. 그는 집에만 들어오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피곤하단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와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옛날의 그가 아니었으며.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불평하고 짜증 내고 나의 모든 일에 함께 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살기 위해선 이혼이 최선이라고 확신했다.

[삶은 연윤 속에서]

부모님께 의견의 제시해본다 핑 그래 웃기만 하신다 무슨 미소일까, 부부는 칼로 물배기 심각해서 찾아온 나에게 동정표는 없다 중얼거리며 하시는 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삶은 다 그런 것 때로는 처음 만난 사람처럼 생각하라 훌륭한 아내는 훌륭한 남편이 만들어가는 것이라신다. 아!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만 하나? 나는 울고 말았다. 그리고 세상을 원망했다. 이제 그를 처음 만난 연애의 시절의 마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터, 머리에는 온통 그녀가 미웠다. 그가 내뱉었던 냉정한 말, 그의 싸늘한 행동들이 용서가 되지 않았다. 마음은 닫아 둔 채 그냥 살고 있었다.

이혼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보기 위해 시작한 나와의 대화. 어느 날 나는 푸른 하늘이 보이는 저 높은 창공을 바라 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나의 귀에 속삭이는 그분의 음성을 들었다.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너를 내가 사랑하고 용서했는데 너는 왜 네 아내를 용서하지 않니? 나는 너무나 놀랐다.

[사랑의 힘]

내 속에 깊이 숨겨져 있던 이기심과 교만심을 보기 시작했다. 내 이기적인 모습들. 그런 내가 너무 싫었다. 그리고 난 하염없이 울었다. 예전에는 억울해서 울었다. 부인에게 잘못한 것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 때문에 그리고 이혼도 할 수 없게 하신 하나님을 원망하며 울었다. 그러나, 이젠 하나님의 그 큰 사랑을 깨닫고 보니 너무 감사해서 울었다.

내 사랑의 크기가 접시에 담긴 물의 양밖에 안 되는, 속 좁은 사랑임을 깨 달고 그에 대한 사랑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솟구쳐 올랐다 샘물이 콸콸 올라오는 것처럼.

[칼럼리스트 윤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