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진실

살아가면서 정직한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아침 햇살 같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일도 드물다. 시, 회의(懷疑) 편에 나와있는 진실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

진실은
내 마음속에 항상 있는 것일까?
아니야, 아마!
나를 유혹 하려는 낱말일거야,
가끔은 아름답게 꾸며 보려는 장식일 거야,
입 다물면 진실 같고,
눈 감으면 진실 같아 보이니,
핍박과 고통들이 행복으로 다가와,
나를 위로함은 거짓이 진실 일거야,

그래서 진실은 늘 부끄럽고 행복은 늘 그림자뿐이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갈등이고 싸움이며 허상뿐 이지, 보일 듯 잡힐 듯 한 진실, 안개 속에 가물거리는 진실, 아련히 먼 곳에 행복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 기다림에 지쳐 버린 것 진실 인가, 아마도 진실은 눈으로 볼 수 없으니까? 어쩌면 나를 놀리려는 낱말 일 거야.

진실을 가르치려는 젊은 엄마의 이야기

아이를 데리고 가게에 다녀왔다.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지만 나들이하는 셈치고 아이의 한쪽 손을 잡고 다른 손에는 쇼핑백을 끌고 걸어오는 길이었다. 그런데 집에 거의 다 왔는데 아이가 다른 쪽 호주머니에서 빨간 공 하나를 꺼내 길바닥에 던지며 그 공을 좋아라도 쫓아가는 것이었다. 엄마가 사 주지 않은 것인데 쇼핑하는 중에 아이가 자기 호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온 것이다.“얘, 너 이 공 어디서 났니?”“가게에서 가져왔어, 엄마.”“그래, 그럼 이 공을 다시 가져다 돌려주어야겠구나.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가져오는 것을 도둑질이라고 하는 거야. 그건 아주 나쁜 일이거든.”엄마는 무거운 짐을 끌고 돌아서서 다시 가게까지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주인의 허락 없이 남의 것을 몰래 가져오는 것은 아주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아듣게 설명하고 가게 주인에게 데리고 갔다. “이 아이가 아마 물건을 가지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공을 다시 가져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이는 공을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장밋빛 붉은 볼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아이는 공이 무척 갖고 싶었다. “이 공 갖고 싶어, 엄마.”아이가 애원하듯 말했다. “그 공 하나 사 주시지 그러세요.”주인이 거들었다. 엄마는 단호하게“안 됩니다. 오늘은 사 줄 수 없습니다. 다음에 사 주지요. 제 아이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워야 하는 게 첫 번째거든요.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배워야 한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못내 아쉬워 울먹이며 뒤를 몇 번이나 돌아보는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정직을 가르치는 일은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엄마의 생각은 매우 단호했다. “정직을 가르치는 일은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일이며 미룰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 아이가 자라서 정말 엄마의 그 마음을 쉽게 잊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이럴 때 어른들은 아이에게 소리소리 지르며 화를 내기 쉽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나중에는 아이가 이중성격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을 숨기고 몰래 잘못을 저지르거나 자꾸 우물쭈물 변명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진실 앞 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귀한 삶

어쩌면, 가금씩 진실이 부끄러워질 때 행복은 그림자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부끄러운 진실 앞 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귀한 삶을 거짓과 무의미 속에서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있는 일을 바로 알아 좀 더 참되고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한 깨달음이다.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는 것은 진실을 보게 된다는 말로서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을 뜬다는 말이다.

“죄와 벌”의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가 고백한 것처럼“사람이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가 거짓 말하지 않고 사는 것” 사람이 곧이곧대로 정직하게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마음먹고 정직하게 살아 보려고 시도해 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교통법규 하나 곧이곧대로 지킨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시간이 많이 들고 참을성이 있어야 하는 일인지 모른다. 정직한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인간과 세상은 본래 하나이기 때문에 진실에 대한 깨달음으로 맑은 마음을 얻으면 세상과 하나되어 그 속에 깃든 뜻과 이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진실에 눈을 뜨게 되면 세상살기가 편해진다. 욕망에서 벗어나기에 세파에 얽매지 않고 잡념이 없으니 마음이 항상 맑으며 마음이 맑으니 남을 미워하거나 원망할 일이 없이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하나로 다가오고 뜻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며 선악이 확실해지고 사랑이 넘치게 되며 끝없는 용기와 공덕 행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깨달음의 진실과 거짓의 길이기 때문이다.

[칼럼리스트 : 윤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