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질환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적! 스트레스 -그 첫번째 이야기

치과 질환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적!

스트레스 – 그 첫번째 이야기

드디어 시애틀에도 완연한 여름이 찾아온 듯 하다. 그야말로 푸르른 녹색 빛이 한층 더 푸르게 빛을 바라는 신록의 계절에 따사로운 여름 햇살이 가슴 속 깊이 스며든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봄이나 가을같이 선선한 계절을 좋아하지만, 치과 의사로서는 여름이라는 계절을 사랑한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여름에는 날씨가 우중충한 겨울에 비해서 치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기 때문이다.

처음에 치과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왜 날씨가 나쁜 날일수록 환자들이 몰려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눈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도무지 환자가 오지 않을 것 같은 날일수록 이상하게 환자들은 더 많이 모여 들었다. 또한, 이렇게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특히 ‘응급 (Emergency)’를 자처하며 치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반면, 여름이나 날씨가 좋아서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날에는 치통때문에 치과에 오는 환자가 확연하게 줄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처음에는 단순히 여름에는 휴가철이고 어딘가로 놀러가고 싶은 계절이니까 당연히 치과에 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환자의 심리 상태와 치과 질환이 상당히 밀접학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으면 치통이 덜 생기고 기분이 나쁘면 치통이 더 심해진다니, 어찌보면 그럴 듯 하기도 하고, 어찌보면 조금 억지스럽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미국의 치과의사인 마틴 프로텔의 통계에 의하면 각종 치과질환으로 치과를 찾는 사람의 50%는 정신적인 긴장감이나 불안감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며 바꾸어 말하면 마음이 안정된 사람일수록 치아가 건강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1.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 스트레스

흔히 스트레스라고 하면 우울, 초조감, 긴장,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이해하기 쉬운데, 본래 스트레스는 외부 자극에 대한 우리 인체의 일상적인 신체적, 정신적 반응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서 말한 부정적 반응 뿐 아니라, 즐거움, 흥분 같은 반응까지 자극에 대한 모든 반응을 스트레스의 한 형태로 보면 된다. 따라서, 인간이 희로애략을 느끼는 한, 단 한 순간도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결국 우리의 생활 전체가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같은 정도의 자극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의 강도가 다르며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활력소가 되며 건강의 비결이기도 하다.
반면, 과도한 스트레스는 긴장, 두통 등의 가벼운 증상으로 신체적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반복, 지속될 경우에는, 다들 알고계시다시피 전신에 여러가지 질병을 유발한다.

치과 영역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마찬가지여서, 치과질환과 마음의 고통은 상당한 관계가 있음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으므로 스트레스가 치과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써 충치, 잇몸질환, 턱관절질환과의 관계를 알아보기로 하겠다.


2. 스트레스와 충치

일본 동경대 예방치과교실의 시무라 노리오교수는 `스트레스와 치과질환’이라는 논문에서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집단에서 스트레스 수치가 낮은 집단보다 훨씬 많은 충치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호주 멜버른에서도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았더니 앞선 시무라 노리오 교수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그 밖에도 심리적 안정도와 충치가 분명한 연관관계가 있음이 여러 실험과 쥐의 실험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심리적인 상태는 충치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인간이 심리적 긴장으로 불안도가 높아지면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영향을 받아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근육이 긴장되고 또한 우리 입안의 침(타액) 분비량이 심하면 80% 까지 줄어든다. 말하자면,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을 앞두고 극도록 긴장한 상태에서 “입안이 바싹 타들어가는 경험”을 우리 모두 한번 쯤은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다시말해, 이런 침(타액)의 분비량이 인간의 심리 상태와 충치와의 관계를 밝히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침(타액)에는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을 억제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그러므로 침의 분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곧 세균의 활동력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충치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게 된다는 것이다.


3. 또 하나의 충치 예방법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충치 예방법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때로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때로는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행하기 어려운 그것… 바로 스트레스에 지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치아관리를 위해서 열심히 이를 닦고 단 음식을 줄이는 것은 가장 기본이요, 가장 직접적인 충치 예방법이다. 하지만, 인간이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행복감을 느낄 때 베타 엔돌핀이 분비되어 신체의 면역능력을 높여주고, 또한 충치 예방에 중요한 침(타액) 분비를 촉진하므로, 이 또한 충치예방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스트레스와 치주질환와 턱질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