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 같은 입

소태 같은 입.
먹는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행위로 본능적인 것입니다. 먹는 행위로 음식에 대해 품평을 할 때 으뜸으로 맛을 평가합니다. 사람이 느끼는 감각의 종류에는 눈으로 보는 시각, 소리를 듣는 청각, 냄새를 맡는 후각, 느낌을 아는 촉각 그리고 맛을 아는 미각으로 이것을 “오감”이라 하며, 특히 미각은 타인과 친분을 쌓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음식을 같이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 속에 공감을 주고받으면서 친해지기 때문입니다.
남의 집에 불쑥 찾아가 주인의 허락을 받고 음식을 같이 하는 “한 끼 줍쇼”라는 방송을 보면, 내 집에 찾아온 손님을 돌려보내지 않고 없는 반찬이라도 정성껏 대접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엿볼 수 있으며, MC들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집주인과 나누는 대화에서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는 자리에 이들을 연결해주는 것이 음식입니다.

맛은 혀에서 이루어져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이 기본적인 맛으로 평가하고 이외에 음식에 따라 매운맛, 감칠맛, 심심한 맛, 떪은 맛, 등등의 다양한 맛을 말합니다. 맛은 개인에 따라 느낌이 다르며 지역마다 음식이 달라 맛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음식을 먹으면 입안이 소태 같아 먹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 괴롭다고 합니다. “소태”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대부분 잘못 알고 있으리라 여겨지며 소태의 뜻을 대부분 “짠맛”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서 “좋은 말은 소태같이 쓴 법이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소때는 “짜다”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하며 정확한 뜻은 쓴맛을 말하는 것으로 씀바귀의 맛처럼 느껴지는 맛이라 합니다.

소태증
음식을 씹을 때 느껴지는 감이 거칠고 뻣뻣하고 모래를 씹는 것 같으며 소태 같아 먹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음식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고 맛을 느끼는 혀 감각에 변화가 있어 이상이 생긴 것으로 식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장육부의 상호작용 불균형으로 발생하고, 다른 원인은 질병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합병증으로 기전이 사람마다 다릅니다. 의학적으로 담즙이 역류하여 일어난다고 하지만, 설명이 부족한 것 중 하나가 입이 쓰고 음식 맛을 느끼지 못하는 “소태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방용어에 “양격”이란 말이 있는데 “위열의 나쁜 기운이 심폐의 순환을 막아 일어나는 증상”을 표현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열이 위로 올라 순환을 막는다 하여 이것을 풀어주고 순환시켜 치료한다는 의미로 “양격”이 붙는 이름이 있습니다.

소태증과 동반하는 증상이 있는데, 사람에 따라 여드름, 안구 건조증, 탈모, 어지럼증, 입안 건조증(진액부족 동반), 눈 충혈, 입안 염증, 변비, 다리 저리고 쥐, 가슴 답답증, 눈 가려움증, 불안증, 한숨, 빈뇨, 담증 등등 많은 증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소태증이 평소 열이 있는 사람과 몸이 냉한 사람, 비만한 사람과 마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증상이 다르고 천차만별이므로 어떤 증상이 먼저이고 후자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입이 소태 같다는 것은 간양상항(전문용어)증이 오래되었다는 의미로 가슴 위로 불편한 증상이 주로 일어나며 하체가 약해지고, 기 순환을 억제하여 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정신적으로는 심한 건망증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소태증이 있으면 칼칼하고 매우며 향이 강한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려는 경향이 있어 매운 음식이 해가 되는 체질이 있는데, 먹는 순간은 좋을지 몰라도, 소태증이 더 나빠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살면서 소태증과 같은 미병(증상은 있는데 원인을 모르는 것)상태를 만드는 것은 자신의 성격과 습관에서 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