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Flat Tire

BMW 오너라면 (또는 일부 Toyota Sienna, Mini Cooper 오너분들도) 한번씩은 들어봤을 런플랫 타이어란 것이 있습니다. Run (계속 달려도 좋다) Flat (바람이 세어 타이어가 플랫이 되어도) Tire 다… 이런 의미임을 그 이름만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약 50mph 정도까지의 최고속도로 약 50마일을 달릴 수 있다 (집에까진 갈수있다? 집에 가서는 어쩔껀데요??) 정도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무로 만들어진 타이어는 고무가 강력하고 딱딱할수록 내구성이 좋으며 (연필 뒤에 붙어있는 갈색 고무 지우개는 오래 쓸 수 있지만 잘 안지워지죠), 미술시간에 4B 연필과 함께 짝으로 쓰던 잠자리표 지우개는 마치 찰흙처럼 물렁물렁하며 잘 지워지지만 (우수한 접지력), 조금만 쓰면 모서리가 다 닳아버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나쁜 내구성)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무의 경도에 따라 접지력과 내구성이란 두가지 숙제를 해결하려는 타이어 제조사의 고민이며, 한개의 타이어로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용 타이어와 고성능 스포츠카 타이어가 따로 제작 및 유통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도 (그들의 부모님들도) 그렇게 잘 타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기술은 발전하고 차는 더욱 안전하다고 하는 반면, 사고는 많아지고 인명피해도 늘어나는 문제에 정부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아무도 공기압 확인 따위는 하고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 주변에만 봐도, 학교, 직장, 가정사, 주말 등등 안그래도 바쁜데, 내 손을 더렵혀 가며 공기압을 확인하는 사람은 흔치 않죠? (에어백이 달렸으니, 안그래도 바쁜데 안전벨트 따위는 하지 말자라는 것과 비교해 볼만한 논리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압의 확인을 법으로 만들어 국민을 계몽하거나, 아니면 아예 공기압은 타이어샾의 노예들이 확인해 드릴테니, 이렇게 바쁜 국민들에게는 무자비할 정도로 딱딱하여, 만일의 경우 공기압이 부족하여도 사고가 나서 인명피해가 나지 않는, 그런 타이어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전자가 정도임을 알면서도 후자를 택해버린 현실은, 승차감, 비싼 가격, 장착의 난이도는 뒤로한채, 그리고 국민들의 계몽이란 궁극적인 목표를 저버리고, 그렇게 Run Flat Tire는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짜잔~

아니, 공기압 체크 안해도 되고, 타이어에 못이 박혀 공기압이 부족해도 50 mile 이나 그냥 달릴 수 있고, 위험하게 길가에서 spare tire를 교환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 좋은 것을 왜 그리 부정적으로 보느냐구요? 그 장단점을 Run Flat Tire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파해쳐보며 살펴봅니다.

Self Supporting RFT (Run Flat Tire)
일반 타이어의 구조를 보면, Sidewall은 상당히 얇으며 (두꺼운 종이 정도로 얇습니다) Sidewall이 차의 무게를 지탱하는게 아니라, Sidewall과 Inner Liner가 공기를 잡아주고 있으며, 그 공기가 차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드러운 Sidewall과 공기와 함께 차의 승차감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RFT의 경우 Sidewall이 매우 두껍습니다. Sidewall에 고무만 넣은게 아니라 구조물까지 넣어 RFT의 Sidewall은 매우 딱딱합니다 (RFT 장착된 차의 승차감이 형편없이 나쁜것은 이때문이지요). 그래서 바람이 빠져도 차의 무게를 견뎌냅니다. 일반 승용차의 무게는 3000lbs 정도이며, 그보다 더 무거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얼마나 고무를 강하게 만들어야 1500kg 이상을 견딜지 생각해보면, 왜 RFT가 그렇게 비싼지 짐작이 됩니다.

일반 타이어에 비해 비싼 가격
가장 흔한 타이어 사이즈중 하나인 225/45R17 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또 Tirerack.com에 가서 가격을 한번 뽑아보겠습니다.
http://www.tirerack.com/tires/TireSearchResults.jsp?width=225%2F&ratio=45&diameter=17&performance=ALL
이 사이즈로 총 168개의 타이어가 나오네요. 어떻게 골라야 할지 막막합니다.
일단 RFT 아닌것만 추려보니 132종, RFT 은 36종입니다.
일반 타이어는 70불에서 200불선이지만, RFT는 140불에서 240불 선입니다.
두말할 것없이 Run Flat Tire는 일반 타이어보다 구입비용이 더 비싸며 장착비도 더 높습니다.

일반 타이어에 비해 무겁다
RFT는 일반타이어에 비해 20% ~ 40% 가량 더 무겁습니다. 무거운 타이어를 돌리려면 엔진이 더 고생합니다. 엔진이 고생한다는 것은 더 큰 부하가 걸린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한다는 뜻이 됩니다.

회전저항이 (Rolling Resistance) 심하다
Sidewall은 공기만 잡아주고 있는 풍선이 아니라, 바퀴가 돌때마다 그 모양이 변하며 코너링할때도 그 모양이 계속 변하는 아주 바쁜 부분입니다. 차의 현가장치 (Suspension)에서 스프링과 충격완화장치 (샥 = Shock Absorber, 아직도 쇼바라고 부르는 분은 없죠?) 가 충격을 흡수하듯, 타이어도 충격을 계속해서 흡수하고 있으며, 스프링이 눌렸다 펴졌다 하듯이 Sidewall도 계속 펴졌다 접혔다를 반복합니다. 그래야 땅바닥에 닿는 부분에 일정한 면이 유지되어 접지력과 제동력을 보장할 수 있는데, 이에 반해 RFT의 sidewall도 계속 움직이기야 하겠지만, 일반 타이어에 비해서는 더 힘들게 움직일 것이며, 이것은 회전저항에 직접 악영향을 끼칩니다. 게다가 뒤바퀴에 44psi나 넣어야 하는 BMW의 경우엔 더 심하겠죠.

일반 타이어에 바람이 빠진 경우와 RFT에 바람이 빠진 경우
공기가 부족한 일반 타이어는 차의 무게 때문에 확 주저앉아서 눈으로만 봐도 공기가 부족함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Run Flat Tire의 경우, Sidewall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공기가 부족해도 주저앉지 않고 원래 형상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Run Flat Tire가 장착된 차에는 TPMS (Tire Pressure Monitoring Sensor)가 필수적이며, 이는 하나 또 알고 있어야 하는 새로운 신기술 (이라고 쓰고,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이라고 읽습니다) 입니다. 뭔가의 장치가 휠/타이어에 장착되어, 공기압이 너무 낮아지면 경고등을 띄워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술입니다. 짧게 말해, 운전자가 직접 하지 않으니, 아이폰처럼 밧데리를 교환할 수 없이 전체를 교환해야 하는 값비싼 전자장비가 또 추가되었습니다 (다행히 TPMS의 수명은 6~8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TPMS가 의무화된 2008년이후 벌써 그만큼 시간이 흘렀네요).

RFT용 비상 조치 – Tire Sealant
Run Flat Tire가 아무리 강력하여 어느 정도는 공기압이 낮은 상태로 주행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공기가 많이 빠진 경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Spare Tire로 교환하고자 트렁크의 바닥을 처음 열어본 순간 Spare Tire는 온데간데 없고 Tire sealant 라는 깡통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놀라신 분도 있으리라 봅니다. Owner’s Manual을 잘 읽어보니, Tire Sealant를 휠의 공기 주입구에 넣으라고 합니다. 이는 아주 작은 구멍이 났을 때에 효과가 있을 수도 있으나, 임사방편일 뿐입니다. 게다가 이 화학약품 Sealant가 무선으로 작동하는 TPMS에 직접 닿아 TPMS 를 고장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Tire Sealant를 주입한 후 곧바로 이동하여, 타이어를 교환하는 경우 Sealant를 닦아내어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Run Flat Tire의 특성을 고려하여 장/단점을 생각해보면, 아 이것이 바로 나에게 딱 맞는 좋은 기술이다라고 하는 오너도 있을 수 있고, 아 이것은 정말 번거롭고 이득보단 해가 더 많다고 느끼는 오너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며, 최대한 많이 알아야만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귀찮으면 돈으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요. 다행히도 (?) Run Flat Tire는 일부차종에 한정된 사항입니다. 그러나 TPMS는 거의 모든 차량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다음번엔 TPMS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To be continued…

참고문헌: http://en.wikipedia.org/wiki/Run-flat_t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