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치아관리

어렸을때 난 치과병원을 친척집 드나들 듯 했다.
내가 태어나기 전 이미 3명의 누이들을 본 부모님은 3타석 무안타로 쓸쓸히 경기를 포기하는가 싶더니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꿈에 그리던 아들을 보시고 만다. 부모님의 역전 홈런, 주인공 인 막내 아들을 향한 유별난 사랑은 그 당시 구하기 힘들던 미제 쵸코렛과 캬라멜 등 충치유발의 직통인 군것질 먹이기로 시작한다. 오물오물 받아먹는 아들의 모습이 그렇게 예뻐보였다고 하신다. 나도 내 자식을 키워보니 오죽하셨을까하며 그 때 내 부모님을 훤히 떠올려 보지만 덕분에 난 흰 까운을 입은 치과의사들을 이발사들보다 더 자주 볼수밖에 없었다.

어릴적 유치의 건강상태를 보고 그 아이의 평생 구강건강 상태를 내다볼 수 있다고 한다. 어릴적 만들어진 올바른 치아관리 습관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할것이다. 젖니가 결국엔 모두 영구치로 대체가 되기는 하지만 무슨 악어나 상어처럼 일생에 몇번이나 이갈이를 하기 전에는 젖니에 생긴 충치는 내버려둬도 무관하다는 잘못된 치아상식은 위험하기만 하다.
어린 자녀들의 치아건강을 위해 부모가 신경써줘야할 몇가지를 살펴보자.

집에서 꾸준한 부모의 관심하에 자녀의 치아건강을 돌보았을 경우, 응급치료가 필요한 절박한 경우가 아니라면 첫 병원방문은 치료보다 병원 분위기와 그 안에 일하는 사람들과 익숙해질수 있도록 자연스런 만남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한다. 첫 방문전부터 집에서 어린이 비디오나 병원놀이 등을 통해 병원방문을 즐거운 나들이라는 메시지를 심어주는 것도 이상적이다.

아이와 내원한 부모들중엔 “사탕 그만 먹지 않으면 의사 선생님이 이를 몽땅 뽑는다”, “ 말 안들으면 큰 주사놓게 한다” 등 옆에서 듣기에도 끔찍한 공갈을 퍼붓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말을 하고 난뒤 의사더러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건지 난감하기 그지 없다. 설사 부모 본인들이 치과병원에 관한 무서운 기억이 있다하더라도 말한마디 한마디에 유의해서 자신들의 치과공포증을 아이들에게 대물림이 없도록 조심하는것이 중요하다.

젖니는 음식을 씹는다는 기본적인 기능외에 영구치가 돋아날 나이까지 필요한 공간을 유지, 확보한다는 중요한 임무가 있다. 따라서 심한 충치로 인해 젖니가 함몰된다던지 너무 조기에 뽑힐 경우, 영구치가 정상적인 위치에 나오기가 힘들어지고 치아교정치료가 불가피한 상황까지 초래한다.

5~6세 가량 나이의 아이들에게 양치질을 전담시키는 부모들을 많이 볼수있는데 물론 어릴적부터 혼자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자립심을 키워주는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미숙한 손놀림과 양치질의 기본원리를 이해못하는 아이가 효과적으로 자신의 치아를 책임지기엔 힘겨울 수 밖에 없다. 먼저 아이가 양치질을 한 후 확인과정으로 부모가 다시 한번 닦아주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만 6세 가량이면 젖니가 흔들거리고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영구치 어금니는 입안 가장 뒤쪽 충치가 생기기 쉬운 치아이기 때문에 아이가 꼼꼼히 치아를 관리하는지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불소도포(fluoride)와 실란트(sealant) 등 예방치료가 효과적인 시기이기도하다.

실란트는 부분마취없이 치아표면에 “코팅”을 해줌으로써 큰충치를 예방하는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치료이다. 아이가 치아에 나쁜음식을 멀리하는 식생활습관을 잡아주는것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음식을 먹더라도 먹은후에 이내 양치질을 하는 관리습관의 중요함 또한 빼놓을수없다. 대체로 캬라멜이나 땅콩잼같이 입안에 오래 남고 치아에 달라 붙는 음식물은 충치를 유발하기 쉬운 음식들이다. 식사후 곧 바로 양치질을 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땐 맹물로 가글을 한다던지 무설탕 껌을 5분 정도 씹어 준다면 활발한 침의 분비로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내 부모님은 나의 호화찬란한 치과치료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 내가 치과의사의 길을 가고 있다고 괴론을 늘어놓으신다. 미국에선 아동학대라던데…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