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만난 태자당 간부

며칠 전 베이징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중국 실세로 통한다는
태자당 고위 인사와 저녁을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태자당은 중국의 당 ․정 ․군 ․재계 고위층 인사들의 자녀들, 혹은 그 세력을 일컫는다.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양생(養生)이라는 단어가자주 오갔다.
현재 중국에는 한화를 기준으로 할 때 월 1천만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약 2~3억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실로 가공할 만한 숫자인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하면 젊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겠느냐는 것이 제일 큰 화두인 까닭이다.
초청한 사람으로부터 필자가 대체의학 전문가이며 과거에도 방송 매체를 통해
15년 이상 꾸준히 건강문제를 다뤄온 전문가라는 얘기를 듣더니 즉석에서 건강강의를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식사를 하면서라도 얘기를 듣고 싶다는 것이다.
얼결에 급조된 건강강좌를 하게 되었는데 관심도와 반응이 상당히 뜨거웠다.
후에 공식적인 초청을 하게 되면 꼭 건강 강좌를 열어달라는 제의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사람의 본성이라는 것이 배가 고플 때는 허기를 면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배를 불리는 데만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속담에 ‘말 타면 종 부리고 싶고, 종 부리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이 있듯,
배가 부르면 좀 더 여유롭게 살고 싶고, 그 다음에는 전술한 바와 같이
젊게, 아름답게,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인간의 속성이다.
1천만 원을 미화로 따지면 약 $10,000정도가 된다.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들을 거의 할 수 있는 소득수준인 것이다.
이때가 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입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일이다.
당연히 고감진미(膏甘珍味)를 찾게 되어 있고 전에는 걸어 다니든가 아니면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면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된다.
저마다 고소득자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도 이즈음의 일이다.
예로부터 중국인은 평상을 이용한 주거생활을 영위해왔다.
또한 법적으로 나라를 온대와 아열대 기후로 나눠서 지역을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온대기후에 속한 지역은 겨울에 난방을 할 수 있지만
광동성같은 남쪽 지역은 법적으로 일 년 내내 난방을 할 수 없다.
중국에서 아열대 기후권에 사는 사람들이 겨울에 추위를 견디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
을 하며 사는 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실제로도 그들은 아주 냉한 삶을 살고 있다.
새콤달콤하고 고소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몸을 차게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운동부족 상황이 되면 건강이 어떻게 된다는 것은
필자가 이미 수차례 되풀이해서 얘기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은 작금의 중국인들의 모습이 꽤 불안해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세계 제일이고 경제발전 속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외치고 있지만 필자가 볼 때,
환자 발생률 또한 세계 제일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태자당 유명 인사가 필자에게 보였던 관심이 결코 우연이 아님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에 대해
그 길을 먼저 걸어온 나라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