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은 사람들(1)
건강이라는 명제를 안고 살아온 지 어느덧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뜻만 좋으면 되는 줄 알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마구 덤볐었다. 배움이 깊지 않았을 당시에는 양약이 피안의 등불처럼 보이며 그 효능이 너무도 신기해서 사람들과 눈만 마주치면 약을 먹으라고 권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약은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부작용이 많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약 먹으라고 권했던 일들이 얼마나 민망해지던지.
한의학 공부를 처음 할 때는 양약에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약효가 너무도 신기하여 또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한약을 먹으라고 권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한약도 약임에 틀림없고 또 ‘아무리 좋다고 한들 어찌 사람이 약만 먹고 살 수 있겠는가’ 라는 회의가 들어 많이도 괴로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박사학위 전공인 생명공학을 공부할 때는 의과대학 의예과 정도에 해당하는 기초 의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해부, 생리, 병리, 약리, 의약품 제조 등의 과목을 통해 의학공부를 접해보니 이 또한 건강과는 아주 멀리 있다는 회의에 빠져 진정으로 공부를 더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며칠 밤을 지새우기도 했었다.
생명공학 연구를 계속 해나가는 동안 일본의 니시 가쓰죠오 선생을 추종하는 ‘한국자연 건강회’를 통해 일본의 자연 의학을 접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사람의 생명이란 것이 너무도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는 동시에 인간에 대한 경외심이 생기면서 좀 더 겸손해져야겠다는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