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 역사의 윗비 아일랜드 초원 사라질 위기… 예산 삭감에 보전사업 ‘빨간불’

윗비 아일랜드(Whidbey Island)에 남아 있는 1만 년 역사의 희귀 초원이 예산 삭감으로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윗비 아일랜드 쿠프빌 인근에 위치한 이 초원은 약 1만 년 전 빙하가 후퇴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태평양 북서부에서는 보기 드문 자연 초원이다. 한때는 캐나다 밴쿠버섬 남부에서 캘리포니아 북부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했지만, 농경지 개발과 도시화로 현재는 원래 면적의 3%도 남지 않았다.

원형을 유지한 5에이커 규모의 초원은 과거 개발업체에 매각될 위기에 놓였지만,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아 토지를 매입하면서 보존에 성공했다.

이후 자원봉사자들은 비영리단체인 환태평양 환경보전연구소(Pacific Rim Institute for Environmental Stewardship)를 설립해 175에이커의 토지를 확보하고, 기존 초원에서 채취한 씨앗으로 40에이커를 추가 복원했다. 멸종 위기 야생화인 골든 페인트브러시를 되살렸고, 희귀 나비 개체 수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예산 삭감과 워싱턴주의 예산 감축이 겹치면서 연구소 운영은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초원 복원에는 에이커당 약 3만 5천 달러가 소요되지만, 현재 연구소의 주요 수입원은 야생식물 씨앗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연구소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안에 토지를 다른 기관에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며 “새 소유주가 초원 복원 사업을 계속 이어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소는 기부와 후원을 통해 마지막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관계자들은 “1만 년 동안 살아남은 이 초원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또 한 번의 기적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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