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배움의 즐거움

한국 티브이 프로그램 중 최근에 방영된 ‘공부는 뭐니’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대부분 거기에 나온 어린 자녀들이 매일매일 학습지의 반복에 지쳐서 짜증 내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마음도 불편했다. 특히 자녀가 문제를 다 맞을 경우 다시 엄마가 재빨리 학습지를 주는 것에 맞는
답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지우고 틀린 답을 쓰는 것을 본 출연한 아이들의 부모들도 적지 않게 당황
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자녀들의 모습은 배우는 일이 하나도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 어린 나이부터 반복적이고 잘하는 것에 올인해서 재미나 흥미 없이 배우는 것이 괴로움의
연속이 되어 버린 것일까? 과연 배우는 일이 즐겁고 즐거우면서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건강한 배움의 즐거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학업열에 있어서 만큼은 한국인들은 세계 으뜸이다. 200여 년 전 조선의 명학자 다산 정약용은 그의
편지에서 배우는 즐거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중 제자 황상에게 보낸 편지에서 “암기력이 좋은 사람은 공부를 소홀히 하기 쉽고, 글재주 있는
사람은 속도는 빠르지만 글이 부실하고, 이해력이 좋은 사람은 반복학습을 하지 않아 깊이가 없다 “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부 좀 한다는 사람의 병폐를 꼬집어 말했던 것이다.

논어에서 배움이란 자신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했다. 현대 사회 배움의 의미는 자신을 넘어서는 의미보단
미래의 직장을 구하고 사회적인 신분을 구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삐뚤어진 배움에 대한 현대 사회의 추구가 아니더라도 배움은 나이를 잊게 하고 인간이 가장 인간다워질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배움이 주는 효과를 보려면 접근 방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주입식 교육과 경험에 의한
체험의 즐거움이 없는 일방적인 학습은 자녀들에게 오히려 배움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배움은 듣고 알게 되는
것만이 아닌 몸으로 체험하고 자신의 관심과 즐거움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그날그날 배우는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은 어린 자녀들에게 무엇을 배울지 보다 무엇을 함께 할지가 더욱 소중하고 자녀들에게 배움이 즐거울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