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호미시 카운티, 데이터센터 개발 긴급 중단

AI 확산에 전력·물 사용 우려 커져…“영구 정책 마련 위한 시간 필요”

스노호미시 카운티가 데이터센터 신규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전력과 물 사용, 환경 영향, 지역사회 부담 등을 검토한 뒤 장기적인 개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스노호미시 카운티 의회는 지난 24일 비편입 지역 내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하는 긴급 모라토리엄 조례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번 조례는 카운티가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영구적인 토지 이용 및 개발 정책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임시 조치다. 네이트 네링 카운티 의원은 이번 정책이 “주민 의견 수렴, 충분한 조사, 그리고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지역의 모범 사례를 바탕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례에 따르면 카운티는 앞으로 60일 이내에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또한 필요할 경우 추가 공청회와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쳐 모라토리엄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최근 스노호미시 카운티에서는 AI 산업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와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검색,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 연산 등에 필요한 서버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시설이다. AI 시스템이 답변을 생성할 때마다 수많은 컴퓨터 연산이 필요하며, 대형 데이터센터에는 수백만 대에 가까운 서버가 들어갈 수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전력과 물 사용량이다. 스노호미시 카운티 공공전력청(PUD)은 대규모 전력 수요 고객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PUD는 2.5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요청하는 고객을 대규모 전력 사용 고객으로 분류하는데,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수백 메가와트의 전력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물 사용도 논란거리다. 서버를 식히기 위해 대량의 냉각수가 필요한 데이터센터는 하루 최대 500만 갤런의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인구 1만 명에서 5만 명 규모의 도시가 하루에 사용하는 물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민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에드먼즈 주민 조앤 스미스는 “AI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며 “여름철을 버티게 해주는 스노팩이 부족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지역 수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데이터센터 개발을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북미노동자국제연맹(LIUNA) 소속 찰스 버지스는 자신들의 노조가 모라토리엄 자체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데이터센터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두 인터넷을 사용하고, 일자리와 정보, 미디어가 데이터센터를 통해 움직인다”며 “데이터센터가 건설된다면 안전하게 지어져야 하고, 견습제도와 노동 기준을 지키며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운티 의회는 현재 스노호미시 카운티에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스트롬 피터슨 의원은 “현재 계획된 데이터센터가 없기 때문에 지금이 노동계와 환경단체, 지역사회 우려를 반영한 기준을 마련할 기회”라며 “제대로 준비한다면 데이터센터는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긴급 조치는 데이터센터를 전면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AI 시대에 맞는 개발 기준을 세우기 위한 사전 정비 성격이 강하다. 앞으로 스노호미시 카운티가 전력·수자원 보호, 환경 영향, 일자리 창출, 지역 주민 의견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Copyright@WOWSEATT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