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선물같은 질환

한국에서 추석, 구정이 되면 친지와 지인, 거래처, 직장 상사에게 그동안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습니다. 선물 중에 과거 한때 “종합선물꾸러미”가 있었습니다.

어린이용 종합선물세트에는 껌, 사탕, 캐러멜, 쫀드기 등등이 들어있어 선물을 받으면 밖으로 나가 친구들에게 뽐내고 자랑하며 최고의 기분을 만끽하였습니다. 성인에게는 미원, 설탕, 햄, 참치캔 등이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가 유행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선물이란 감사의 마음으로 주고받는 정성의 표시인데, 스스로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종합선물꾸러미 같은 질환이 있습니다.

여러 질환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대사성질환을 “종합선물세트”라 말하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빈혈, 비타민 부족, 영양결핍 같은 질환이 많아 배불리 먹으면 행복했고, 흰쌀밥에 고깃 국을 먹으면 잘 먹었다고 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음식이 풍부하고 잘 먹어 생기는 대사성질환(증후군)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건강한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식습관은 채소 위주로 먹는 습관이 있었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식습관이 서구화되어 성인병이 증가하고, 특히 미국에 사는 교민은 본토인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사성질환에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의식에는 고기를 먹어야 체력과 힘이 생기고 채식을 하면 힘이 부족해 체력이 약해진다는 믿음이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육식에 대해 믿음이 강하고, 잘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는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지 잘 먹고 배부름에 만족감이 병을 부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사성증후군.

예전에는 “대사성 증후군”용어가 없었고 이 용어가 불리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입니다. 이 질환의 특징은 과도한 영양섭취 등으로 질환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해마다 이 질환이 증가하고 있고 심지어 9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도 최근 3년 동안 40% 가까이 증가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많이 먹어 내장 비만과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쌓이고 혈압과 혈당이 올라가는 대사성질환은 만성질환으로 평생관리 해야 할 질환으로 여러 합병증이 일어나 유병상태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됩니다. 현재는 남녀노소 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므로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30대 중반의 K 씨는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당뇨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들이 경계선에 있다고 하여 당황하고 어이없어 합니다. 평소 음식을 과식하지 않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자신에게 아직 대사성 질환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질환이 자신에게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놀랄 뿐이라 합니다. K 씨처럼 과식하지 않아도 음식의 질과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몸이 반응하여 건강을 좌우하고, 육식만이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지난 칼럼 “지방간”에 서술한 내용처럼, 어떤 형태의 음식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대사 작용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식욕은 본능이라 피할 수는 없지만, 본능적 욕구만 따라가면 몸은 망가지고 병들게 되고 조절하고 관리하면서 어떻게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몸은 반응하여 그대로 나타냅니다. 우리말에 더 나아가지도 말고 뒤로 처지지도 말고 중간에 머무르라는 말이 있듯이, 음식이 모자라면 몸이 마르고 체력이 떨어지고, 과하면 비만과 대사성질환을 만들고 그 속에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이 생겨 합병증으로 고생하며 살고, 그러니 적당히 먹는 습관과 음식에 대한 절제를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소는 풀만 먹어도 근육과 지방을 만들고 뼈가 형성되며 체력이 약하지 않고, 호랑이는 육식만 해도 당뇨병, 고혈압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없습니다. 동물의 식성은 사람보다 예민하고 까다로워 자신들이 먹을 수 있는 것만 먹습니다.

동물과 달리 먹어서 병을 만드는 동물은 오로지 사람밖에 없으므로 여기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체질을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당신의 몸도 종합선물꾸러미 입니까?

체질은 태어나면서 있고 변하지 않은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체질을 믿지 않아

건강과 멀어지고 있는 당신은

어떤 체질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