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윤 – 시골 부동산 윤지수 씨의 일주일

시애틀 근교 시골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윤지수 씨의 일상은 매우 단조롭습니다. 아침 일찍 집에서 조반을 하고, 오전에 사무실에서 일하다 도시락 먹고, 외부 약속이 없으면 오후에도 사무실에서 일하다, 저녁 7시 넘어 퇴근하고 집에서 석식을 합니다. 가끔가다 야근이 길어지면 12시 넘어서 퇴근하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무실에서 서류작업을 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가끔 일 년에 두어 번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은 있지만, 흔치는 않습니다. 같은 건물 옆 사무실 사람들이 윤지수 씨가 있는지도 모르고 알람을 켜고 나갈 정도니 ‘아저씨는 사무실 귀신같아요.’라며 놀리는 말이 과히 틀리지는 않습니다.

 윤지수 씨의 지난 일주일은 금요일을 제외하면 평소와 전혀 다른 게 없는 일주일이었습니다. 금요일 이른 아침에 새로 들어올 세입자가 다급하게 전화를 하더니 캘리포니아가 봉쇄조치가 내려졌다고 오늘 당장 열쇠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밀크릭에 올라가서 열쇠를 주고 왔습니다. 일요일 밤에 모든 식당을 문 닫게 할 때도, 윤지수 씨의 일상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원래 식당을 가지 않으니, 식당이 투고가 가능한 이상, 윤지수 씨의 삶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웬만하면 거르지 않던 화요일의 반값 영화 감상을 못 하게 된 건 아쉬웠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애 낳을 때 빼고는 제대로 병원에 가본 일도 없으니, 병원도 윤지수 씨에게는 별 상관이 없고, 일 년에 두 번을 채 가지 않는 쇼핑센터가 닫혀도 윤지수 씨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다만 주말 오후에 시애틀 지나칠 때도, 3시 이후에 타코마쪽으로 움직일 때도 고속도로가 전혀 막히지 않는 것은 좋은 점이었습니다. 예정대로 클로징이 되었고, 새로 시장에 내놓은 물건 2개도 보여주지도 않고, 하나는 12.4% 높게 오퍼를 받았고, 하나는 3.3% 높게 받아서, 현찰 오퍼는 이 글이 나갈 때쯤이면 클로징을 했을 것이고, 융자하는 오퍼는 4월 중순에 클로징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물어봤더니, 둘 다 클로징하는 데 전혀 문제없답니다. 사기로 한 물건도 4월 말에 클로징인데, 융자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니, 한숨 돌릴 만합니다.

 윤지수 씨는 일요일에 교회도 가지 않으니 편안한 소파에 편안히 온몸을 눕히고 가만히 일주일 동안 만난 사람들을 세어 보았습니다. 월요일에 3명….. 한 개 $2.50짜리 대박 왕만두집 주인 한 명, 총 4명을 만났습니다. 웬만하면 투고도 조심스러운데, 대박 왕만두는 윤지수 씨에게는 너무 심한 유혹입니다. 이 정도면 주지사의 행정명령에 잘 따랐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생각해보니 주말에 한인 마켓에서 장을 본 것이 기억이 나는데, 입을 꼭 다물고 다녔으니, 크게 걱정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를 지내던 윤지수 씨에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늦둥이가 있는 집인데, 아이들이 너무 심심해한다고 자기네 집에서 모이자고 합니다. 저녁 뉴스를 보니 알카이 비치에서 사람들이 모여 자연을 만끽한다고 합니다. 동네 트레일도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습니다.  한국말로 신종유행성 감기인 corona 19 / covid 19 은 매년 유행성 감기/독감의 절차를 따라갈 겁니다. 대개 6개월 정도, 그러니까 여름이 접어들 때쯤 사람들의 면역력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잦아들고, 백신 소식도 수그러들 겁니다. 그래도, 모든 사람들이 같이 조심하자고 하면, 같이 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 대통령도 미국 대통령도 강조한 6피트 사회안전 거리는 지금은 모두가 지켜야 하는 매너입니다.

반 봉쇄에 들어간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를 지내며 다음 주 일정을 정리하던 윤지수
씨는 다음 주는 만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아주 평범한 사실에 안심합니다. 그래도 대박만두가게에서 투고는 할 것 같습니다. $2.50이면 웬만한 여자는 한 끼로 충분합니다.

Better Properties RE King  대표 마이크윤 206-201-9606   yunni198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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