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 비정상 보행

안녕하세요. 굿닥터 카이로프랙틱의 김병성입니다. 5년전 굿닥터 컬럼에서 우리가 걸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감사한 일인지 알려드렸습니다. 우리는 걷고 뛰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간단한 동작들로 여기지만, 세계 최고의 이족 보행 로봇 제작으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나믹서 사의 로봇들이 인간처럼 걷고, 뛰고, 점프하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무려 40여년이 걸렸다는 것만 보아도 걷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또는 누구에게 인가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걷는다는 것은 시력, 평형감각, 근력, 조정 능력, 협응작용, 발의 감각 등 많은 요소들이 서로 조화롭게 실행되어야 비로서 얻어지는 결과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 시스템 중에서 하나 이상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때, 비정상적인 걸음걸이나 보행 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걸음걸이 또는 보행(Gait)은 사람이 걷는 방식을 뜻하며, 비정상적인 보행은 사람의 걸음걸이를 조절하는 신체 시스템이 평상시처럼 기능하지 않을 때 나타납니다. 이러한 현상은 질병, 부상, 다리나 발의 이상 또는 유전적 요인 중 하나 때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정상 보행은 개인의 걸음걸이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나 모습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유형이 있습니다.

경직 보행 (Spastic Gait) : 근육의 과도한 긴장 때문에 수축과 이완의 상호운동의 원활함을 잃고 어색한 보행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걸을 때 발을 질질 끌며 매우 뻣뻣해 보이기 때문에 경직보행이라고 합니다. 주로 뇌, 척수의 중추신경질환이 원인이며 대표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나타납니다.

가위상 보행 (Scissors Gait) : 경직형 뇌성마비 환자들이 걸으면 양쪽 고관절(hip joint)이 안쪽으로 틀어지고 무릎이 살짝 굽혀지게 되며, 걸음을 걸으면 양쪽 다리가 서로 교차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가위를 벌렸다 오므렸다 하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계상 보행 (발 처짐 보행, Steppage Gait) : 한쪽 또는 양쪽 다리의 이완성 마비가 있는 환자에게 볼 수 있는 이상보행으로 특히 발목관절 주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 나타납니다. 보행 중 발가락이 아래로 쳐져서 바닥에 끌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다리를 높게 드는 모습이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와 같은 이상보행을 나타내는 질환으로서는 다발성(근) 신경염, 비골신경마비, 마비장애 등이 있습니다.

동요성 보행 (오리걸음, Waddling Gait)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비틀거리는 사람이 걸을 때처럼 몸을 좌우로 흔들며 움직이고 걸음걸이가 짧아집니다. 양고관절 탈구나 근이영양증 환자들에게서 주로 나타납니다.

점진성 보행 (Propulsive Gait) : 파킨슨씨 증후군의 특징적 보행으로 상체를 앞으로 내밀어 무게 중심이 발보다 앞에 있으며 정상적인 양쪽 팔 움직임이 적거나 아예 없으며 발을 끄는듯 한 짧고 빠른 걸음걸이입니다. 보행의 시작은 어려우나 일단 걷기 시작하면 점점 빨라지며 방향 전환이나 보행의 종료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유형 외에도 골반이나 다리, 무릎 또는 발목 관절, 또는 발이나 발가락의 손상으로 인한 통증성 보행(painful gait), 환자의 감각이 둔하거나 근육의 협응작용이 좋지 않아 균형을 잡지 못하는 실조성 보행(ataxic gait), 마비된 다리를 앞쪽 가장자리로 원을 그리듯이 걷는 편마비성 보행(hemiplegic gait) 등 다양한 비정상 보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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