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흔들며 67이 뭐야?

매년 12월 초가 되면, 말이나 문화 사회 현상을 다루는 매체나 단체들이 그 해를 대표하는 단어를 선정해 ‘올 해의 단어’를 발표한다. 성경이 “마음에 있는 것이 말로 나온다 (누가복음 6:45)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이렇게 뽑힌 단어들을 살펴 보면, 그 해에 대중의 관심을 끈 이슈들이 무엇이었는지, 동시대인들이 피부에 닿게 느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거창하게 말하면, 시대 정신(Zeitgeist)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온라인 사전인 Dictionary.com이 올 해 개인적이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서 사용자들이 소셜 미디아나 서치 엔진 등에서 가장 많이 찾아 본 단어를 뽑아 “올 해의 단어 (Word of the Year)”로 발표한 것은 ’67 (sixty seven이 아닌six seven으로 읽는다)’이다. “오늘 학교 생활이 어땠어”라고 묻는 엄마에게 자녀가 두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고 두 손을 교대로 아래 위로 흔들며 67이라고 심드렁 하게 말하는 것을 들으셨다면, 그 아이는 바로 올 해의 단어를 말한 것이다.

그 말/제스추어의 의미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so-so), 또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랩퍼인 스크릴라가 2024년 말에 발표한 노래 ‘Doot Doot (6 7)에서 시작되어, 틱톡 비디오에서 고교 농구 선수들이 사용한 이래 큰 유행으로 번져 청소년들 사이에 특히 널리 퍼졌다고 한다.

한편, 이 기관이 뽑은 작년의 “올 해의 단어’는 ‘Demure’였다. 이 단어는 전통적으로 좀 점잖고 조용하고 겸손한 태도를 가진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를 묘사하는데 사용되었지만, 요즘은 직장이나 여행에서 보여 주는 아주 세련되고 섬세한 외관이나 행동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된다. 대중들이 이 단어의 의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이유 중의 하나는 팬데믹을 지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상황과 맞물려 적절한 행동 양식을 찾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 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일 년 전의 유행어인데 벌써 격세지감을 보인다.

작년에 영국 옥스포드 대학 출판부는 3만 여명 선정 위원의 투표로 ‘Brain Rot’를 ‘올 해의 단어’로 선정해 발표했었다. 이것은 ‘사소하고 별것 아닌 것으로 간주되는 자료들(요즘엔 특히 온라인 컨텐츠)을 과도하게 접하는 결과로서 생길 수 있는 정신적이고 지적인 감퇴’를 의미한다. 위의 Dictionary.com에서 올 해의 단어로 뽑힌 6 7과 같은 것들이 이러한 결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해는 특히 저급한 온라인 컨텐츠의 범람으로 이를 소셜미디어에서 접하는 양이 급격히 늘어 이 단어의 사용량이 전년 대비 230퍼센트가 늘었다고 한다.

이 단어는 처음으로 1854년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책인 ‘Walden’에서 사용되었다고 한다: “While England endeavours to cure the potato rot, will not any endeavour to cure the brain-rot – which prevails so much more widely and fatally?” 먹고 사는 데 사용되는 고구마가 썩는 것은 걱정하면서, 널리 퍼져가는 머리가 썩어 가는 병을 고칠 노력은 안한다고 일갈한 소로우에게 더 한층 공감하게 되는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2백년 전의 경고에 귀 기울일 만 하지 않은가?

이 사전이 올 해의 단어로 선정한 단어는 rage bait (분노 촉발 컨텐츠)이다. 옥스포드 사전의 정의는 “특정 웹 페이지나 소셜 미디어 계정의 접속을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절망적이고 강한 반발과 공격적인 내용으로 분노를 촉발시키도록 교묘하게 고안된 온라인 컨텐츠를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되고 극단적으로 갈라진 의견과 정파들이 자신의 추종자들을 똘똘 뭉치게 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것들이라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 clickbait가 있는데, 유인하는 컨텐츠란 의미이다. 하지만, rage bait는 특히 분노와 불일치, 그리고 양극화를 주된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구별될 수 있다.

이러한 암울하고 뭔가 불확실한 것에 매달리는 현대의 젊은이들과 기성 세대의 의식을 표현하는 단어들과는 다른 평안과 위로를 주는 단어/성구를 찾기 위해 , 성경 앱인 유버전이 조사한 올 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본 성경 구절을 찾아 보았다. 이것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지난해의 것을 다시 살펴 본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빌립보서 4장 6절)”이다. 이 성구는 그 전해의 성구인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놀라지 말라 내가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10절)”가 보여 주는 것처럼, 현대를 살아 가는 우리가 얼마나 불확실한 시기에 불안함을 느끼는 지를 보여 준다.

이 불안을 극복하는 방식은 크리스천의 경우는 하나님께 의지해 도움을 구하는 것일테고, 다른 분들의 경우도 나름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연말연시에 자신도 물론이지만 우리 주위의 불안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을 위해 마음 써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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