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입학을 위해 과외활동은 많을 수록 좋다

     독자께서 이 칼럼을 읽으시는 주말에는 이제 ‘계절의 여왕’인 5월도 중순으로 접어 든다. 해마다5월 초가 되면 ‘대학 입시’라는 경주의 바통이 현재 시니어들에서 11학년 학생들에게 넘어 간다.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이 특정 대학에 등록을 하겠다고 결정을 해서 통보하는 기한을 5월1일로 정해 놓았으니 이 날로 시니어들의 입시 전쟁은 비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는 2025-26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주니어 학생들과 부모님들을 위해 알아 두시면 유익할 내용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몇 주 전에 시작했다. 지난 칼럼에서 추천한 것처럼, 입시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능력과 관심 분야에 대한 이해이다. 그 다음은 여러 가지 교육 정보를 학교의 카운슬러나 믿을 만한 전문가들의 글 등을 통해 습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여러 가지 결이 다른 의견들, 특히 주위에서 얻어 듣는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을 잘 구별해 내는 일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시리즈는 인구에 회자되지만, 신화에 불과한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지난 이주 전에는 그 첫번째 주제인 ‘대입 에세이는 중요하지 않다’를 소개한 바 있고, 이번주 부터는 ‘과외활동은 많을수록 좋다,’ ‘아이비 리그 학교들이 가장 들어 가기 어렵다,’ ‘AP나 IB와 같은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목에서 보통 성적을 받는 것이 쉬운 과목에서 A를 받는 것보다 낫다,’ 그리고 ‘이제 대입 학력 고사인 SAT/ACT는 중요도 면에서 한물이 간 시험이다’를 주제로 몇 주에 걸쳐 설명드릴 예정이다.

     이 글을 읽으며, 우리 부모님들과 자녀들이 줄탁동시(啐啄同時: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기 위해 부리로 알을 쪼면 어미 닭이 동시에 밖에서 알을 쪼아 도와주는 것)의 과정을 행복하게 수행하시기 바라는 마음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인 “데미안”에서 나온 것처럼, 자신이 처한 현재의 세계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알’이라 할 수 있다. 고교 시절이라는 알을 깨고  나와야 대학이라는 다른 세계를 향해 나아 갈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한 가지 명심할 사항은 알은 깨고 나오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그렇게 힘든 과정을 극복하지 못하면 활짝 피지 못하고 지는 꽃봉오리요 깨지 못하고 썩는 알이 된다는 단순한 진리이다. 그런데, 이 과정을 수행해 나가지 위해, 부모와 자녀가 올바른 정보에 입각해 알을 깨고 나올 시기나 장소 등을 잘 정해 나는 것이 중요하다:

     2. 과외 활동은 많을수록 좋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필자와의 상담을 위해 방문할 때 들고 오는 이력서(resume)를 보면, 벼라별 과외 활동들로 빼곡히 차 있음을 볼 수 있다. 각종 운동, 한 두가지의 악기는 기본, 디베이트 팀과 모델 UN의 멤버로 활동했는가 하면, 수학과 과학 경시 대회 준비반에서 머리에서 쥐가 나도록 열심을 다하고 수상한 결과들이 지면을 빼곡히 채운다. 이렇게 잘 알려진 활동 뿐만이 아니라, 바둑이나 태권도, 양궁, 또는 아이스 스케이팅 등, 우리 부모님의 문화와 동양인의 체형에 맞는 활동에서 한발 더 나가 이제는 벨뷰 지역 학교의 수구팀에서 주장으로 활동하는 한인 여학생을 만나 상담을 하게 되는 등, 우리 자녀들이 참여하는 활동의 종류와 범위가 점점 다양하게 변화되어 가는 것을 본다.

     과외 활동에 좀 열심을 보이는 한 학생은 주중에도 물론이지만, 토요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한글 학교에서 자원 봉사를 하거나 쇼어라인의 시애틀 유스 심포니에 참가하고, 부리나케 이동하는 차속에서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한 뒤, 시애틀 아동 병원의 자원 봉사로 하루를 마감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자원 봉사, 과외 활동이 해당 학생의 열정과 기호에 맞는 것이고 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다면 누구도 이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런 모든 일들을 하면서 좋은 학교 성적을 받고 몸이 따라 주어서 건강하다면, 어느 명문 대학교의 입학 사정관들도 이를 높게 사 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능력은 거기에서 거기이고 주어진 시간도 대동소이 하기에 이렇게 수퍼맨의 능력을 가진 만능 학생(well-rounded) 보다는, 오히려 어떤 특별한 한, 두가지 활동과 관심 분야에서 아주 특별한 능력을 발휘한 학생들(Angular/Sharp)이 더욱 입학 사정관들의 관심을 끈다.

     몇 년 전 마이크로 소푸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다닌 학교로 유명한 레이크 사이드 고교에 당시 듀크 대학의 입학 처장이 방문했다. 필자의 자녀들이 졸업한 학교이고 입시에 관심이 있는 필자도 이 분의 학교 입학 정책에 대한 설명을 경청했었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우리 학교는 특정한 분야에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먼저 선발한 뒤, 만능 학생들로 나머지를 채웁니다.” ‘모난 놈이 정 맞는다’는 우리 속담이 무색해 지는 현상이 아닌가? 덧붙여, 다른 명문 대학들도 마찬가지 이지만, 특히MIT는 학교 성적이 좀 떨어지더라도 특정 분야에 뛰어난 재능이나 업적을 보인 학생들을 합격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경향이다. 다시 말해, 모날 정도로 한 분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업적을 쌓는 것이 이런 저런 활동으로 이력서를 채우는 것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분야에 열정을 갖고 일할 만큼 관심이 있고, 그 일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일 만큼 능력이 맞으면 최선을 다 해 올인하라는 말이 아니겠는가?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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