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외상보다는 선불로

     지난 주 추수감사절을 맞아 출석하는 교회의 순모임을 가졌다. 거주하는 지역이나 멤버들의 나이 둥을 고려해 작은 그룹으로 나누어 교회 밖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예배하는 모임인데, 이번에는 필자의 집에서 추수감사절을 맞아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서로 나누었다. 각 개인이 나눈 감사에는 한 해 동안 변함없이 잘 지내게 해 주신 하나님의 보살피심에 대한 잔잔한 감사로부터 암진단에서 오진으로 판명되기까지의 걱정과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인 마음의 변화 등에 대한 다양한 감사들이 있었다.

     이 모임을 가지면서, 적어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누군가에게, 그것이 신이든, 가족이든 친구이든 우연히 만나게 된 누구이든, 받은 호의나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거나 표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매일 또는 시간을 정해 주기적으로 그 날/기간 동안 겪은 일들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찾아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정신 건강에 좋은 지를 강조한다. 당연히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겪은 쓴 경험들을 기억하고 묵상하며 이를 가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것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 것을 생각하다가 재미있는 말장난이 떠올랐다. ‘감사’를 위해서는 마음이나 경험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상이 되는 일들에 대해 잠시 돌아 보며 내 자신이 그런 일들에 대해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는 지를 긍정적인 태도로 생각하면 감사가 우러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 모두는 거의 이기적인데 어떤 감사할 만한 일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제 12월2일로 UC 지원 원서 마감이 지나고,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약 한 달 여의 시간이 주어 진다. 내년 초에 있을 많은 대학들의 정시 원서 마감일에 맞춰 원서를 작성하고 에세이를 쓰느라 다시 한 번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가장 시간과 공이 드는 좋은 에세이를 쓰기 위한 도움말을 이주전부터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에 이어 하버드 대학이 동 대학 평생 교육원의 웹사이트에 올린 좋은 대입 에세이 쓰는 요령을 필자의 경험을 가미해 계속 소개해 드린다. 지난 주까지의 내용을 잠깐 제목만 소개하면, 1) 진정성 있는 에세이를 쓰라(be authentic); 2) 처음부터 읽는 이의 시선을 끌어라(Grab the reader from the start); 3) 깊이를 갖추라 (Focus on dipper themes); 4) 말로 설명하지 말고 보여 주시라 (Show Don’t Tell); 5) 다른 관점에서도 생각해 보라 (Try doing something different); 6) 읽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쓰시라(Write with the reader in mind); 7) 여러 번 고쳐 써 보라(Write several drafts); 8) 크게 소리 내어 읽어 보라 (Read aloud)

     오늘은 나머지 몇가지를 소개한다.

     8) 반복해 같은 내용을 되풀이 하지 마라 (Don’t repeat)

원서의 다른 분야, 즉 과외 활동이나 다른 에세이 등에서 이미 적은 내용을 되풀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원서의 다른 내용에서 거론된 사항들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같은 내용을 되풀이 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런 내용을 사용해 에세이의 제목이 원하는 내용에 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믿기 어렵겠지만, 보통 에세이가 두가지 정도의 질문을 동시에 하는데 (어떤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으면 그것을 써 보라,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경험만 쓰고 교훈은 거의 답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9) 다른 사람에게 에세이를 읽어 달라고 요청한다 (Ask others to read your essay)

가장 바람직한 것은 서로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 (선생님, 부모님, 친구나 동생 조차도 포함하는) 자신의 에세이를 읽어 달라고 부탁해 본다. 누군가가 읽어 본 뒤,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 신경질을 내지 말고 그 의견을 반영해 계속 고쳐 보라. 사실 어떤 사정관이 당신의 글을 읽게 될 지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받아 들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10) 주어진 형식에 맞춰서 작성하시라 (Pay attention to form)

보통은 에세이를 요구할 때, 사용하는 단어의 숫자에 대한 제약이 있다. 공통 원서의 경우는 250-650 단어의 틀 안에서 쓰도록 되어 있다. 몇 단어가 넘어 간다고 안 읽을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 양식에 맞게 써야 한다. 오히려 많은 입학 사정관들은 특별히 650 단어 까지 써야 내용이 완전해 질 경우가 아니라면, 오히려 500 단어 내외가 읽기에 편한 길이라고들 하니 명심할 일이다. 또한, 대화의 경우에 정해진 대로 따로 내어 쓰고, 폰트가 너무 크거나 작지 않도록 11-12를 권장한다.

     11) 에세이를 “Kicker”로 강렬하게 마무리 한다 (End your essay with a “kicker”)

     글쓰는 사람들은 강렬한 마무리를 “Kicker”라고 부른다. 마지막 펀치라인을 효과적으로 써야 읽는 사람에게 인상 깊은 에세이가 됨은 자명하다. 시작이 좋아 그 글에 몰입해 읽었는데, 마지막이 언제, 어떻게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면 좋은 글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간단 명료하게, 생동감 있는 묘사와 자신의 논점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일화 등으로 글을 마치는 것이 요구된다.

     위의 감사에 대한 주제로 옮겨, 필자의 감사에 대한 요령은 미리 감사하는 것이다. 만약 이 글의 독자께서 기독인이시라면, 아침에 일어 나면 먼저 오늘 일어날 일들을 위해 준비해 주신 하나님께 미리 감사하면 좋을 것이다. 선불을 먼저 내고 나면 외상보다 훨씬 개운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난 후에는 감사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능력으로 그리 된 것이라 생각하기 쉬우니. 감사에 대한 좋은 펀치라인이 아닌가?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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