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덥 컴퓨터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전공 지원하기

     벌써 9월이 왔다. 9월은 일년의 3분의 2가 지나고 나머지 3분의 1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어원적으로 볼 때 9월의 영문인 September를 보며, 라틴어나 불어를 좀 아는 분들은 왜 9월에 숫자 7을 의미하는 sept-로 시작하는 단어로 이름 붙였는지 의아해 하신다. 현재의 달력인 율리우스 달력을 만들 당시, 9월(September)과 10월(October), 11월(November)과 12월(December)은 각각 일곱번째, 여덟번째, 아홉번째와 열번째 달이었고, 로마의 숫자인 7,8,9,10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새 달력을 만들며 7월(July)과 8월(August)의 이름을 위해 로마 정치가들의 이름을 따 붙이고, 7월과 8월의 자리에 끼워 넣었다. 7월은 로마의 정치인인 줄리어스 시저 (Julius Caeser)에서 따왔고, 8월은 로마의 첫번째 황제인 아우구스투스 (Augustus)를 본 따 지었다. 현재 우리가 쓰는 9월은 라틴어의 7이라는 의미의 septem에서 왔는데, 원래 9월(September)은 위에서 본 7월과 8월이 로마 유명인의 이름을 따 사용되기 전에 일곱번째 달이었기 때문에 합당한 위치였다. 하지만 이따금 오용된 권력은 논리를 이기니 어쩌랴! 마찬가지로, 10월은 원래 여덟이라는 의미의 octo에서 유래했고, 11월은 아홉이라는 의미의novem에서, 12월은 열이라는 뜻의 dec에서 온 것이니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최고 명문 대학인 유덥의 시애틀 캠퍼스가 이번 주일인 9월 1일부터 내년 2025-26학년도에 입학할 신입생 선발을 위한 원서를 접수하기 시작한다. 원서를 작성해 제출하려는 지원자들은 UW이 3년 전부터 새로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Common Application의 원서를 열고 작성한 뒤 필요한 서류들과 함께 원서 접수 마감일인 오는 11월 15일까지 원서를 접수하게 된다.

     필자의 기억으로 10년 전 쯤만 해도 STEM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한국계 학생들은 의대를 가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근래에는 연봉이나 학위를 받는데 소요되는 시간, 여가 시간의 활용 가능성 여부 등으로 인해 컴퓨터 관련 학과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본 칼럼은 두 번에 걸쳐 유덥의 이 학과들에 지원하는 요령 등에 대해서 소개하는 시리즈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후에 지난주에 못 마친 조기 전형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유덥의 컴퓨터 사이언스와 컴퓨터 엔지니어링, 또는 다른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다른 방식의 입학 지원 방식을 사용한다: “Direct to College Admission (DTC),” “Direct to Major Admission (DTM).” 이 두가지 방식의 프로그램은 각각 공학을 공부하기 위한 학생들은 입학 당시부터 공과 대학(College of Engineering)으로, 컴퓨터 관련 공부를 하고 싶은 지원자는 컴퓨터 사이언스나 컴퓨터 엔지니어링 학과(Computer Science or Engineering Major)를 지망해 합격해야 됨을 의미한다. 이 제도는 이전에는 일단 유덥에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하고 일년이나 이년간 교양 과정 등을 공부한 뒤 일학년이나 이학년 말에 각 희망 전공에 지원해 합격하면 그 전공을 공부하게 되었던 제도가 초래한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즉, 입학 후에 일, 이년을 지나고도 원하는 공학이나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으로 들어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몇 년간 이 전공을 위해 재수, 삼수를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결국은 일반 전공으로 졸업하게 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에서 입학시에 전공을 정하고, 재학 중에는 이러한 전공으로 들어 가는 것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제도인 것이다.

     3년 전까지는 유덥의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포함하는 각종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위의 DTC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2021년 가을부터는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마찬가지로 DTM을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었다.

     그러므로, 유덥의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입학 원서에서 제1 지망난에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제외한 특정한 엔지니어링 학과 또는 미확정 엔지니어링 전공(engineering undecided)을 표시해야 한다. 유덥 공과 대학 안에는 다음과 같은 10개 이상의 학과가 있다: William E. Boeing Department of Aeronautics & Astronautics, Bioengineering, Chemical Engineering, Civil & Environmental Engineering, Paul G. Allen School of Computer Science & Engineering, Electrical & Computer Engineering, Human Centered Design & Engineering, Industrial & Systems Engineering, Material Science & Engineering, Mechanical Engineering 등. 유의해야 하는 것은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려는 학생은 이 전공이 엔지니어링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DTC가 아닌 DTM 방식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덛붙여, 몇몇 엔지니어링 전공은 꼭 일학년부터 공학 전공으로 뽑히지 않아도 3학년에 올라 갈 때 약간의 자리가 나, 타 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도 기회를 갖게 되는데, 환경 공학이나 토목 공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렇게 제출된 원서는 유덥의 입학처에서 총괄적 사정 방식 (Holistic review: 성적이나 시험 점수 등의 숫자로 나타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무형적인 업적이나 특징들을 고려하는 사정 방식)을 통해 합격자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학 공부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의 여부 (academic preparation)라고 한다. 즉, 고교에서 얼마나 도전적인 수업을 들었는지, 학년이 올라가며 점수가 상승했는지와 GPA가 중요하며, 그 이외에 대입 에세이와 이력서 (resume) 등이 중요하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이 DTC제도를 통해 공과 대학에 합격된 학생들은 자신이 입학 원서에 표시한 전공 (컴퓨터 공학을 제외한 위의 아홉 가지 전공 중의 하나)에 합격한 것이 아니라, 공과 대학 예비 전공자의 자격으로 합격한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관심 있는 학과의 수업들을 일학년 때 수강하고 전공을 정하게 되는 순서를 밟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일지망 학과의 지원자가 너무 많아 그것에 들어 갈 수 없을 경우는 다른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고려해야 하는데, 다음 칼럼에서 좀 더 소개하기로 한다.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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