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시험에 대한 이해와 준비? 1

     벌써 5월이다.  칼럼의 애독자들께서 이 신문을 집어 드시는 주말에, 공부 꽤나 한다는 고교생 자녀들을 둔 가정에서 자녀와 부모님 간에 오갈 대화를 한 토막 옮겨 보자: “시험 보느라 힘든데, 밖에서 점심 먹으며 영양도 보충하고 잠깐 바람이라도 쐴까?” “너무 할께 많아서 집에 있을래요. 다녀 오세요, 어머니.” 극히 예의가 바른 가족간의 대화이다. “엄마는 내가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시험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는 게 안 보이세요?” 팩 쏘아 대곤 쿵쾅거리며 이층 계단을 올라 자기 방 문을 닫고 들어 가는 아이가 있더라도, “내가 가정 교육을 잘 못 시켰나” 너무 많이 자책하지는 마시라. 이 때는 극도로 시험 스트레스가 누적돼 터져 나올 정도의 기간이기 때문이다. IB 시험은 4월말부터 한 달여간, AP시험은 5월 둘째주부터 2주간 시행되기 때문에, 코 앞에 다가온 시험들에 대한 부담감이 보통은 온화하던 아이들 조차도 옆에서 거드는 부모님들의 보살핌이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키는 외통수 형국이다.

     만일 댁의 자녀가 올 가을에 대학준비를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11학년이나 12학년이 되는 경우라면, 이 대치 상황은 앞으로 훨씬 더 길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시험인 ACT/SAT가 저만치 떡 버티고 이들에게 손짓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팬데믹을 거치며, 거의 모든 명문 대학들을 포함하는 2000여개의 대학들이 미국 대입 사정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 오던 대입 표준 학력 고사인 SAT/ACT시험 점수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돌리면서, 우리 아이들의 부담이 심정적으로 나마 약간은 가벼워졌었다. 하지만, 올 해부터는 작년보다 더 무거운 짐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우리 자녀들의 마음을 부담으로 짐 지운다. 지난 3월부터 새롭게 변경된 형식의 SAT가 시행되고 있고, 지난 몇 달간 국내의 내노라 하는 명문 대학들이 대입 원서 제출시 ACT/SAT 시험 점수의 제출을 필수로 요구한다는 변경된 입시 요강을 발표했다. 이 흐름은 아마도 더욱 많은 명문대 입시 경향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몇 주 동안 새롭게 바뀐 SAT의 형식과 필수화 경향 등을 다루는 시리즈를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현재 세력을 확장시켜 가고 있는 ‘표준 시험 점수 제출 필수’를 요강에 포함시킨 최근의 예를 간단히 사례별로 살펴 보자:

     대부분의 명문 대학들이 시험 점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바꾼 팬데믹 기간 중에도, 플로리다 주의 공립 대학들과 육군 사관 학교와 해사, 공사 등의 각 군 사관 학교들은 이 표준 시험 점수의 제출을 계속 필수로 요구해 왔고, 이 기간 중에 조지아 텍 등 조지아 주립 대학 시스템의 대학들도 최근 2년 동안 필수와 선택, 필수를 오가고 있었다.

     2022년 11월 경에 미국 최고의 공과 대학 중의 하나인 MIT가 다음해의 신입생 입학 사정에서는 이 시험 점수들의 제출을 필수로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고, 이어서 조지 타운 대학, University of Tennessee at Knoxville을 비롯한 테네시 주립 대학 시스템에 속하는 대학들이 MIT와 같은 정책을 발표했었다.

     특히 금년 초에 아이비 리그 대학 중의 하나인 다트머스 대학이 이 시험들을 필수로 요구하는 정책을 재개해 시행한다고 포문을 열자 같은 아이비 리그 대학인 예일과 브라운 대학, 주립 대학인 텍사스 주립 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 등이 이 시험을 부활시킨다고 발표해 금년 가을에 시니어가 되고 원서 제출을 앞둔 학생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물론 요즘에는 시험을 보기 원하면 팬데믹 때처럼 시험장이 열리지 않아 시험을 볼 수 없는 처지는 아니다. 또한, 선택으로 요구하는 이 기간 중에도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봐 왔기에 천지가 개벽하는 변화는 아니지만, 시험을 봐서 좋지 않은 점수가 나왔을 경우 점수 제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하나의 선택지가 없어졌다는 상실감인 것이다.

     더욱 올 해 대학에 지원하는 우수 학생들에게 충격을 준 입시 정책의 변화는 지난 주 하버드 대학과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이 이 시험 점수의 제출을 내년 입학생부터 필수로 요구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AP 통신에 의하면, 지난 11일 하버드 대학은 “Class of 2029 (한국에서는 입학 연도를 학번으로 사용하지만, 미국에서는 졸업 연도를 사용하니, 오는 2025년에 1학년이 되는 학년을 지칭함)부터 표준 학력 고사를 입학을 위한 필수 요소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학은 2020년부터 이 시험 점수의 제출을 잠정적으로 선택 사항으로 적용해 왔지만, 이 시험 점수가 대학에 입학해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얼마나 잘 소화해 낼 수 있느냐를 잘 보여 주고, 이제는 더 이상 시험을 못 볼 상황이 아니기에 다시 필수 사항으로 부활시킨다는 것이다.

     MIT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부의 명문 공과 대학인 칼텍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도, Los Angeles Daily News의 보도에 의하면, 같은 날 동일한 정책의 부활을 발표했다. 이 두 대학이 부활의 근거로 내 세운 ‘이 시험 점수가 해당 학생이 얼마나 대학에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주장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이 대학들이 이 시험 점수들이 지원자의 학력을 보장하는 그리 정당한 지표가 아니기에 선택 사항으로 돌리거나 (하버드), 앞으로는 제출해도 이 점수들을 사정에서 고려하지 않겠다고 한 (캘텍) 몇 년 전의 발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 시험들을 필수로 요구하는 경향은 들불처럼 번지는 형국이다. 현재까지 소위 아이비 리그 8개 대학들 중 절반이 이러한 변화에 동참했었지만, 지난주 또 다른 아이비 리그 대학인 코넬 대학이 이 필수 대열에 동참함으로서 그 균형의 추가 필수로 넘어가게 되었다. 귀추가 주목되지만, 이제 대세는 필수가 되고 이는 뉴 노멀(new normal)이 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이다. 다음 칼럼에서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새롭게 바뀐 SAT의 형식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다.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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