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Tax on Tips, 미국 팁 문화를 더 엉망으로 만들진 않을까?

미국 생활에서 적응이 잘 안되는게 하나 있죠. 팁 문화가 바로 그겁니다. 댓가를 치고 서비스를 받고았는데도 따로 또 얼마를 줘야 한다니까 옥상옥 아니냐는 그런 기분이 들어서 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사람들에게도 팁이 껄끄럽긴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미국인들 중 3명 중 2명 꼴로 팁을 곱게 보고 있지 않다고 하니까요.

팁은 처음엔 뭐라 할까요. 서비스를 잘 받아서 고맙다는 의미로 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게 요즘엔 짠돌이로 눈총 받을까봐 아니면 Guilty 필링, 이런 것 때문에 억지로 주는 식으로 변질됐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팁은 10%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슬금슬금 올라 가지고 15% 는 줘야 한다 그러다가 코비드가 끝난 뒤 부터는 최소 20%, 서비스를 잘 받았다면 30%,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팁 플레이션이란 말이 나올 만 합니다. 물가는 오르는데도 월급은 제자리 걸음, 그런데도 팁은 계속 오르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팁에 대해서 부정적이 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특이한 건 팁 문화는 미국에만 있고 다른 나라들에선 볼 수 없단 점입니다. 물론 외국의 큰 호텔들이나 식당들에선 서비스 차지를 받는 경우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 경우라면 노팁, 이게 노말입니다.

미국의 팁 문화가 이렇게 변한 건 정치권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표를 더 얻을 수 있을까, 여기에만 관심을 뒀지 근본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데는 소홀히 해온 게 사실이니까요. 팁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건 남북전쟁 이후라고 하죠. 노예제를 반대하는 북부가 승리함에 따라 그동안 남부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들이 자유를 얻게 되었는데 그건 무슨 뜻이겠습니까? 생계를 위해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야 했단 뜻이겠죠.

그런데 이들이 찾은 일자리들은 대부분 식당이나 철도같은 곳들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채용한 고용주들이 잔꾀를 부립니다. 봉급을 주는 대신 팁으로 살아라, 싫으면 관두고…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한마디로 자기들 비즈니스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직원들의 인건비를 떠넘기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이런 관행은 거의 80년 동안 계속됩니다.

​그러다가 1938년에 Fair Labor Standards Act 라고 하는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지고 최저임금제도가 도입이 됩니다. 문제는 Hospitality industry 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제외가 됐다는 점입니다. 팁 근로자들에겐 봉급을 안줘도 된다는 관행이 법의 뒷받침을 받아 가지고 제도화 된 거죠.

다행히 이 법은 1966년에 개정이 됩니다. 그래서 Tipped Worker 들도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함정이 하나 숨어 있었습니다. 최저임금을 full 이 아니라 50% 만 줘도 되는 걸로 되어 있으니까요. 원래 법하고 비교하면 일보전진한 셈이지만 손님에게 직원 인건비를 전가하는 기본 인식에는 변화가 없단 뜻이죠. 게다가 Tipped Worker 들의 최저임금을 연방 최저임금의 50% 로 한정시키기로 한 내용조차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연방 최저임금, 현재 얼마입니까? 시간 당 $7.25 죠. 그렇다면 Tipped Worker 들은 이 $7.25의 50%인 $3.63을 최저임금으로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행 법에선 $2.13 만 줘도 되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이 $2.13 이 어떻게 나왔냐 하면 그건 1991년도 최저임금, $4.25 의 50% 로 계산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Tipped Worker 들의 최저임금은 1991년 수준에 묶여 있단 얘기가 되는 거죠.

물론 미국의 일곱개 주, 주로 서부 지역에 있는 주들인데 이런 주들에선 Tipped Worker 들도 다른 근로자와 똑같은 액수의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건비를 손님에게 떠 넘기는 관행은 적어도 이런 주들에서라면 법적으로는 없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주에서도 팁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팁 퍼센티지가 낮아진 건 아닙니다. 오히려 몇몇 레스토랑들, 특히 캘리포니아에 있는 식당들 중에선 Employee Health Benefit Charge 라고 해서 자기네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고객들에게 떠넘긴다고 해서 야단이 난적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그냥 손을 놓고 있습니다. 아니 손을 놓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부채질을 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도 듭니다. 좋은 예가 작년에 법으로 확정된 OBBBA 법에 포함된 팁 소득에 대한 소득 공제, No Tax on Tips 규정입니다. ​

인건비를 고객에게 전가하려는 고용주들의 비위를 정치인들이 맞춰 주려는 것도 No Tax on Tips 가 만들어진 이유가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Tipped Worker 들 입장에선 팁을 받는게 세금 상 더 유리하니까 봉급 인상을 요구하지 않을 거고 그래서 고용주들의 마음을 잡는데 유리할 테니까요. No Tax on Tips, 여긴 다른 문제점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형평성 문제입니다. 예컨대 도어대시 같은 데서 일을 하면서 음식 배달을 하면 팁을 받지 않습니까? 하지만 아마존 딜리버리맨이라면 어떨까요.

​팁을 주는 사람은 거의 없겠죠. 그러니까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데도 이 No Tax on Tips 세법 때문에 세금 상으론 유리해지는 사람도 있고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사람이 생기게 되었단 뜻입니다. 하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건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Hospitality 업계의 눈치도 살피고 또 팁에 의존하는 사람들 비위도 맞추고…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 표를 더 얻는게 더 큰 관심사일 테니까요. 그래서 과도한 미국의 팁 문화가 개선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아주 희박하다는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박현철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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