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수익률 좋다는 은, 지금 사도 좋을까
최근 금값이 많이 오르고 있죠. 지난 연말 가격이 온스 당 4300 달러 선이였다니까 연초 대비 65% 나 올랐습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건 은입니다. 작년 1월 2일 온스 당 $29.90 였던게 연말엔 70.60 까지 올랐으니까 거의 140%나 오른 셈입니다.
사실 작년엔 주식 시장도 나쁜 편은 아니였습니다. 연초만 해도 AI 돌풍에 대한 기대감이 꽤 컸으니까요. 하지만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게 중론입니다. 기술주의 대표주자라고 한다면 엔비디아를 많이 꼽지요. 그런데 이 엔비디아의 작년 상승폭은 34.84% 였습니다. 좋은 성적이긴 하지만 금이나 은하고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칩니다.
주식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실적은 더 보잘 것 없습니다. S&P 는 16% 그리고 나스닥은 20% 정도 오른데 그쳤으니까요. 금과 은이 이렇게 오른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작년에 벌어졌던 지정학적 상황과 경제 불확성 때문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드는군요. 대만 문제를 둘러 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판에 트럼프가 상호관세까지 부과한다고 해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되었으니까요.
코로나 이후 돈도 많이 풀렸다는 것도 이유입니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단 뜻이니까 가치를 보존해 줄 수 있는 투자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금리인하 문제를 놓고 트럼프와 연준이 힘 겨루기를 계속한 것, 그리고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화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일 겁니다. 달러에 대한 신뢰감은 떨어지고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됐겠죠.
상황이 이러니까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겠죠. 그런데 안전자산 그러면 뭐니뭐니 해도 금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금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엔 없고 덕분에 값도 뛸 수 밖에 없단 얘기죠.
은도 물론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긴 합니다. 하지만 체급이 같다곤 하기 힘듭니다. 뭐라 할까, 재산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 자산은 금, 생존을 위한 안전 자산은 은, 이런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동남아 소수민족들은 은 치장을 많이 하는 걸로 유명하지요. 중국 한족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가지고 피난 다니던 경험 때문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은 장신구라면 몸에 지니고 다니다가 현금화 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라죠. 가난한 사람들의 금이 은이란 얘기도 그래서 나도는 거고요.
은이 금과 다른 점은 또 있습니다. 뛰어난 열 전도성을 가졌기 때문에 산업용으로도 많이 쓰여진다는 점이죠. 게다가 산업용 은 수요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전자 제품에서 부터 의료기기,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제작, AI 데이터 센터 같은 걸 만들 때 없어선 안되는 게 은이니까요.
문제는 써플라이가 태부족이란 점입니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이 원활치 않다는 거죠. 세계 최대 은 생산국 하면 중국, 페루 그리고 멕시코를 꼽는데 이 세나라의 은 생산량은 계속 줄고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은 인벤토리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은 값은 금년에도 계속 오를까요? 그건 짤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은이 가진 산업용 가치는 은에게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보인다면 은 수요도 늘 거고 따라서 값도 오르겠지만 반대라면 아주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뜻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돌발적인 은의 가격 변동성 때문입니다. 막말로 발작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아무런 움직임없이 제자리 걸음을 하다가 갑자기 뛰고 그렇게 뛰었다가는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곤두박질을 치고 … 그래서 은은 악마의 금속, Devil’s metal 이란 아름답지 못한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위험이나 경제 리스크, 이런 것들이 금년에도 클 것이라고 본다면 보험에 드는 셈 치고 은 투자를 하는 것, 나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헷지 목적의 투자니까 포트폴리오의 5% 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걸로 충분할 겁니다.
은에 투자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경우 현물 은이 좋을까요 아니면 ETF 같은 게 좋을까요.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생각엔 ETF 가 낫다고 봅니다. 현물 은은 사고 팔 때 수수료도 줘야 하고 또 보관 문제도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ETF 라면 그런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세금 상으론 은은 Precious metal 로 취급이 되죠. 그래서 은 거래로 생긴 이익금에 대해선 낮은 케피탈 게인 세율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롱텀 게인이라 해도 28%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3.8% NIIT, Net Investment Income Tax 도 내야 할 지 모릅니다.
어쨌든 은은 가격 변동성도 크고 예측 불가능하단 자산이란 점에 유념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헷지 목적이라면 몰라도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투자를 하는 건 아주 위험하단 생각입니다. 현명하게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