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919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에어아시아, 실수하는 거 아닐까?

에어아시아,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저가 항공사죠. 미국 사는 분들한텐 좀 생소한 이름이긴 하지만 말레이시아나 태국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같은 나라들에선 아주 유명합니다. 비행기 티겟을 정말 싸게 팔고 있으니까요. 베이스 페어만 봐도 Full Service Carrier 들의 반값 정도 밖에는 안됩니다. 하지만 프로모션으로 나오는 티켓들 중엔 거의 공짜 수준 티켓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대신 다른 추가 서비스, 예컨대 좌석 지정이나 기내식 또는 수하물 위탁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돈을 따로 내야 합니다. 전형적인 LCC 비즈니스 모델이죠.

새로운 루트들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항공기들이 공항에 체류해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죠. 비용 절감을 위해서 운용 기종을 에어버스 320 중심으로 단일화 시킨 것이나 공항 사용료를 줄일 목적으로 세컨더리 에어포트를 이용하는 것도 모두 이런 LCC 전략의 일환입니다.

에어아시아가 이런 비지니스 모델을 처음 시작한 항공사는 물론 아닙니다. 라이언 에어나 사우스웨스트, 이런 항공사들을 카피한 거니까요. 게다가 LCC 들 요즘 하나 둘 아니죠. 부지기수라 할 정도로 많습니다. 심지어는 풀서비스 캐리어들까지 LCC 자회사를 만들어서 띄우고 있고요. 대한항공의 진에어나 싱가포르 에어라인의 Scoot 가 좋은 예겠죠.

하지만 동남아시아에선 LCC 그러면 무조건 에어아시아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건 에어아시아의 캐치프레이즈, Now Everyone Can Fly 란 네 단어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부유층만 누리던 항공 여행을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도록 항공 여행의 민주화를 이뤄 낸 회사이기 때문이죠.

에어아시아가 발 빠르게 움직인 분야는 또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예약과 발권 시스템을 도입한 겁니다. 항공사 치고 이런 걸 안 하는 곳은 요샌 물론 없지만 특이한 점은 이걸 2002년부터 에어아시아가 시작했다는 겁니다. 2002년이라고 하면 이 회사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토니 페르난데스란 사람이 단돈 1링깃 그러니까 30센트 쯤 주고 인수를 한 바로 다음 해입니다. 인터넷이 지금처럼 친숙한 환경은 아니였을 때였고 동남아는 더더욱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걸 시작했다는 겁니다.

​토니 페르난데스의 비젼이 대단했단 얘기인데 이 사람이 한 일은 또 있습니다. 회사를 인수한 즉시 회사 이미지를 확 바꾼 거죠. 인수 당시엔 네이비 블루를 기조색으로 하고 흰색 새 모양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어서 얼핏 보면 미국 우체국 항공기 같은 느낌을 풍겼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페르난데스가 이걸 빨간색 기조로 바꾼 겁니다. 비행기들은 물론 승무원 유니폼도 빨갛고 Hot Seats 이라고 해서 추가 요금을 받는 좌석들 모두 빨간 카버를 씌웠으니까요. 눈에 확 들어 오는 건 물론이고 이미지 또한 강렬합니다. 뭐라 할까, 생동력있고 정열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에어아시아의 전략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거리 노선들까지 확충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인도, 심지어는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비행기를 띄우고 있으니까요. 바레인에 중간 거점을 만든 다음 유럽까지 간다는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중거리 노선은 아무래도 A320 이 가기엔 무리겠죠. 그래서 이런 노선은 A330 이 다니고 있습니다. 운용 기종이 늘어났다는 뜻이고 그 결과 정비 문제도 복잡해졌을 겁니다. 하지만 320 이나 330, 이 두 기종은 모두 에어버스 계열입니다. 그래서 정비 문제가 큰 걸림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에어버스가 아닌 다른 비행기, 특히 중국에서 만든 C919 라면 어떨까요. 큰 문제가 될 지도 모릅니다. 시스템이 완전 다른 기체들이니까요. 그런데도 에어아시아가 C919 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에어아시아가 C919 에 관심을 가지는 건 아무래도 값이 싸단 이유 때문이겠죠. 보잉의 737 이나 에어버스 320 과 비교하면 거의 40% 정도 저렴하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중국제품이라면 품질 문제가 걱정된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캄보디아와 전투를 치루면서 태국이 동원한 중국 전차의 포신이 두번씩이나 폭발했다고 하죠. 목숨이 오가는 전장판에서 사용하는 무기의 품질도 이런 판이라면 그런 나라에서 만든 비행기를 사람들이 타려고 할까요?

게다가 C919 는 미국의 FAA 나 유럽항공안전청, EASA 의 운항 허가를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중국의 3개 항공사들이 중국 내에서만 운용하고 있을 뿐이죠. 에어아시아의 C919 도입이 성사된다 해도 실제로 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한단 얘기입니다.

에어아시아가 C919 카드를 꺼내 든 건 에어버스나 보잉과의 항공기 구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 보겠다는 포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승객들의 반응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에어아시아를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불평들이 많지요. 좌석 간격이 좁아서 너무 힘들다, 수하물 수수료가 비싸다, 환불이나 손해배상 받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불평들이 온라인을 보면 넘쳐 납니다.

사실 이건 여러차례 에어아시아를 타고 다니면서 저도 느꼈던 점들입니다. 그래서 3시간 이상 걸리는 노선이나 짐이 많을 때는 Full Service Carrier 들을 타야겠다, 개인적으론 이렇게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C919 를 띄우겠다 그러면 어떻겠습니까? 티켓 값이 아무리 싸다 해도 에어아시아를 탈 일은 더더욱 없겠죠. 에어아시아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박현철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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