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저위험 투자, 그런 건 없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 여러분들과 함께 짚어 보면 좋겠다 싶은 내용이어서 여기 톡톡 칼럼에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무슨 내용이냐 하면 이런 내용입니다. 노후자금을 위한 저축이 만기가 됐는데 어떤 투자회사에서 투자를 하라고 자꾸 연락이 옵니다. 5년 만기인데 원금과 연리 12프로를 보장한다면서 자기들은 디비던드로 지불하기 때문에 세금을 안내도 된다고 하네요.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소득세, 이걸 다 합해서 45% 나 되기 때문에 솔깃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투자 수수료도 없다고 하네요. 그런데 너무 좋은 얘기같아서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런 내용이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 글을 접했을 때 몇가지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저축이 만기가 되었는데 투자를 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저축 만기, 이런 얘기를 하신 걸 보면 아마 은행 CD 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게 만기가 되었는지 투자회사가 어떻게 알았을까요?

​은행에서 알려줬다고 보긴 힘듭니다. 고객의 금융정보를 제3자에게 알려주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될 테니까요. 그래서 글을 쓴 분이 어떤 금융상품을 파는 분한테 알게 모르게 하소연을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CD 가 만기가 되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모르겠다면서 말입니다.

두번째로 이해가 안되는 내용은 디비던드는 세금을 안 낸다는 부분입니다. 디비던드라고 한다면 이익 배당인데 문제는 배당소득은 비과세란 조항은 미국 세법엔 없다는 데 있습니다. 물론 Qualified Dividend 인 경우엔 롱텀 캐피탈처럼 낮은 세율이 적용되겠지만 면세는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건 투자 수수료가 없다는 내용입니다. 누군가가 특정 상품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하고 있다는 건 무슨 얘기일까요? 댓가를 받고 싶어서 그러는거 아니겠습니까?

​그게 뭘까요? 십중팔구 커미션이겠죠. 커미션이라고 한다면 사는 사람은 내지 않고 파는 쪽에서 주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수수료가 없다고 얘기를 한게 아니냐는 의심도 듭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점이 하나 있습니다. 커미션을 줬다면 회사는 그 비용을 어떻게 보전하려고 할까요? 값을 더 올려 가지고 그걸로 메꾸려 하겠죠. 그러니까 커미션이라고 하더라도 수수료가 없다고 얘기하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직접 내느냐 아니면 간접적으로 내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니까 수수료는 어떤 식으로든 치뤄야 한다고 보는게 옳을 겁니다. 그래서 정말로 수수료가 없다고 말했다면 그 사람은 직업윤리 의식이 없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궁금한 건 또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길래 원금 보장과 연 12% 수익, 거기다 비과세에다 투자 수수료도 없다는 얘기를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상품이 정말로 있다면 이걸 파는 회사는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회사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 분께서도 이건 말이 좀 안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글을 올리셨던 거겠죠. 제 생각엔 이 분이 소개 받은 상품은 아마 어뉴이티 그 중에서도 Multi-Year Guaranteed Annuity,

줄여서 MYGA 라고 부르는 상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금 보장에다 은행보다 높은 수익율 그리고 세금을 안 낸다는 말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MYGA 란 어뉴이티는 정해진 기간, 예컨대 1년이면 1년, 10년이면 10년 이렇게 정해 놓고 그 기간 동안 고정된 이자를 약속하는 보험상품이죠. 대부분 은행 CD 보다는 수익을 더 많이 쳐주고 또 찾을 때까지는 세금 연기 혜택이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중요시 하는 보수적 성향의 투자가들이라면 고려해 볼 만 합니다.

하지만 MYGA 라고 해도 연 12% 를 보장한다는 건 터무니 없는 얘기입니다. 혹시나 해서 구글 제미나이 AI 에게 물어 봤더니 대답은 생각했던 대로 였습니다. 보통 5% 에서 6% 사이, 10년 짜리인 경우엔 간혹가다 7.65% 를 주는 곳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으니까요. 이건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연 12% 에다 원금까지 보장해 준다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꼬리잡이를 해야 맞습니다. 사라고 권유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단 뜻이죠. 이렇게 좋은 걸 안 산다면 막말로 바보 인증하는 걸 테니까요.

수익율과 투자 위험은 언제나 정비례합니다. 연 12% 라면 S&P 500 에 투자해도 올리기 힘든 수익입니다. 그런데 어뉴이티 구입자에게 이렇게 높은 수익을 약속할 수 있을까요? 혹시 회사 재정에 문제가 있어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높은 수익율로 투자자를 끌어 들이는거 아닐까요?

세금이 없다고 얘기했다는 것도 Red Flag 으로 보입니다. 세법에 비과세라고 규정되어 있지 않은 한 모든 소득은 과세 대상이라는게 미국 세법 원칙이니까요. 그런데 디비던드는 이미 말씀 드린 것 처럼 Tax Exempt 소득이라고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이 상품을 소개한 사람이 정말로 세금이 없다고 얘기를 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대화가 오고 간 그 현장에 있었던 건 아니니까요. 혹시 찾을 때까지는 안 낸다고 말한 걸 세금이 없다는 걸로 잘못 알아 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

그러나 만에 하나, 진짜로 그렇게 말을 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그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인 것처럼 속인 거니까요. 그런 사람하고 엮였다가는 어떻게 될까요. 후회 할 일만 남겠죠. 투자 격언에 이런 말이 있지요. If it sounds too good to be true, it probably is, 바로 그겁니다. 터무니 없이 높은 수익율을 약속하거나 세금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해를 끼칠 거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어뉴이티란 상품이 나름대로 효용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뉴이티 이러면 곱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바로 이런 식으로 잠재적인 고객들을 misleading 하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박현철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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