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제비티 어뉴이티 (QLAC 포함) 를 사면 안되는 분들

은퇴를 한지 얼마 안되거나 또는 은퇴를 앞둔 분들이 많이 걱정하시는게 하나 있죠. 가지고 있는 돈이 고갈되거나 아니면 자꾸 줄어 들어서 생활비가 부족해지면 어쩌지 하는게 바로 그건데 이런 염려를 하게 된 건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은퇴 생활비는 우리 스스로 책임지고 관리해야 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과거처럼 직장 팬션에 의존할 수 있다면 걱정이 없겠죠. 경제상황이 어떻게 되든 꼬박꼬박 직장 팬션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젠 은퇴기금 관리를 직접해야 합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그리고 돈 관리를 잘못했다면 가지고 있는 돈이 1/3 또는 반토막 날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래선지 보험 연금, 어뉴이티에 대해 솔깃해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돈을 맡기면 나중에 은퇴를 했을 때 매달 얼마씩 꼬박꼬박 내주겠다니까 얼마나 달콤한 말이겠습니까?

하지만 어뉴이티를 추천하는 파이넨셜 어드바이저들은 아주 드뭅니다. 젊은 나이에 매달 얼마씩 넣는 식으로 Deferred Annuity 란 것을 사는게 일반적인데 수익율 측면에서 본다면 주식같은 데 직접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주 형편없고 Fee 까지 비싼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돈을 맡긴 다음 바로 페이아웃을 받기 시작하는 Immediate Annuity 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경제가 나빠져도 또 주식 시장이 아무리 출렁대도 은퇴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은퇴 기금 인출 전략의 하나로 사용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Deferred Annuity 라고 해도 전부 나쁜 건 아닙니다. 인컴 어뉴이티라면 고려해 볼 만 합니다. Deferred Income Annuity 란 건, 말 그대로 인컴 받는 걸 연기한다는 뜻이니까 적립단계에서 어뉴이티를 사는 것과는 아주 다른 얘기니까요.

그리고 이런 분들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뉴이티 페이아웃이 꼭 필요하진 않지만 은퇴기금을 잘못 관리하다가 나중에 돈이 고갈되거나 모자라게 되는 상황만큼은 꼭 피하고 싶다 그런 분들이죠. 이런 분들에겐 Deferred Income Annuity 가 해답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어뉴이티는 Longevity Annuity 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

은퇴를 했더라도 페이아웃을 5년, 10년, 15년, 20년, 이렇게 나중에 받겠다 연기를 하게 되면 받는 돈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커지겠죠. 얼마나 더 커지느냐 하는 건 여러가지 factor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 만큼은 틀림없습니다.

이건 두가지 이유때문입니다. 어뉴이티를 구매한 사람들 중엔 페이아웃을 받기 전에 사망하는 케이스가 있을 거고 그 숫자도 상당할 지 모릅니다. 이렇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나눌 수 있는 자금 풀은 그대로이지만 생존한 사람 수는 줄어 들어서 남은 사람들에게 분배되는 액수는 커질 수 있단 뜻이죠.

그리고 돈은 맡겼지만 페이아웃을 미루지 않았습니까? 그럼 그 기간 동안 보험회사는 뭘 했을까요. 돈을 굴렸겠죠. 그래서 그렇게 올린 수익 중 일부를 가입자에게 돌려 줄 수 있을 테고 그렇게 해서 페이아웃에 이자가 포함이 됩니다. 그런데 이 Deferred Income 어뉴이티 중엔 QLAC, Qualified Longevity Annuity Contract 이란 게 있습니다. 이게 뭐냐면 401k 나 IRA 같은 프리텍스 계좌 돈으로 구입하는 어뉴이티입니다.

​Qualified 란 이름을 가졌다는 건 세금 상으로 혜택을 받는다는 뜻이죠. 구체적으로 RMD 연기가 가능하단 뜻입니다. 프리텍스 머니라 해도 일반 어뉴이티로 롤오버했다면 받을 수 없는 혜택이니까 아무래도 유리한 점이겠죠. 그러나 이걸 무한정 살 수는 없습니다. 살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죠. 2025년 현재로선 21만 달러까지 가능합니다. 다행히 이 21만 달러 규정은 일인 당 제한 금액이라서 부부인 경우엔 합해서 최대 42만 달러까지 QLAC 에 넣는 건 가능합니다.

RMD 를 연기시키는 건 어떨까요.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 연기가 가능할까요? 아닙니다. 85세 부터는 페이아웃을 받아야 하니까 싫든 좋든 그 때까지만 연기할 수 있을 뿐입니다. 어쨌든 RMD 걱정도 덜고 필요한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 할 수 있으니까 나쁘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완전무결한 게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QLAC 도 마찬가지입니다.

첫번째 문제점은 페이아웃을 받기로 한 시점보다 일찍 세상을 떠나면 어뉴이티에 넣은 돈을 건질 수 없다는 것, 바로 이겁니다. 물론 이건 QLAC 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고 모든 어뉴이티에게 해당되는 문제죠. 이게 정말로 걱정이 된다면 방법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페이아웃을 조인트 라이프로 하거나 아니면 Return of Premium 데스 배니핏 라이더를 구입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세상을 떠나도 남은 배우자가 페이아웃을 계속 받을 수 있고 또 Return of Premium 라이더인 경우엔 자녀가 남은 돈을 넘겨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걸 보험회사가 공짜로 해 줄 리는 없겠죠. 반드시 돈을 내라고 할 겁니다. QLAC 를 포함한 Longevity 어뉴이티 경우엔 페이아웃에서 얼마씩 까는 식의 형태로 돈을 치루는게 일반적입니다. 두번째 문제점은 인플레이션입니다. 돈을 맡긴 다음 바로 받는 게 아니라 길면 20년 이나 25년 후에 받기도 하니까 이 기간 동안 돈 가치는 떨어질 게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페이아웃이 얼마라고 Quote 를 받았다 하더라도 실제로 페이아웃을 받기 시작하면 구매력은 아주 많이 떨어져 있겠죠.

​그래서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덥석 샀다간 큰 낭패를 당할 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문제도 역시 Cost of Living 라이더, 그러니까 인플레이션 프로텍션 라이더겠죠. 이걸 사게 되면 풀 수가 있겠지만 역시 비싼 돈을 치뤄야 할 겁니다. Growth Potential 이 줄어 든다는 게 세번째 문제점입니다. 어뉴이티 대신 예컨대 주식에 투자를 했을 때 올릴 수 있는 수익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이죠. 최근 10년, 15년 간 주식 시장 얼마나 좋았습니까? 연 평균 10% 또는 11%, 이런 수준이였으니까요. 하지만 QLAC 를 사면 이런 수익은 기대할 수 없겠죠. 고정 이자를 쳐 줄 뿐이니까요.

유동성도 없고 신축성도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QLAC 구입 계약서에 싸인한 다음엔 내용을 바꾸는 건 거의 불가능하니까요. 중간에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맡긴 돈 중 일부를 찾겠다는 것도 허락되지 않을 거고 85세 페이아웃으로 했다가 더 일찍, 예컨대 75세로 바꾸는 것도 역시 들어주지 않을 겁니다.

불입 금액에 대한 제한이 있다는 것도 QLAC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갖는 부분입니다. 21만 달러라면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프리택스 계좌 밸런스가 아주 많은 분들, 적어도 2백만 달러다 3백만 달러다 이런 경우에 21만 달러를 빼냈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Secure Act 덕분에 RMD 나이가 1960년 출생자부터는 75세로 바뀌었다는 점도 QLAC 의 효용성을 많이 떨어 뜨리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QLAC 구입 골든 연령은 65세 전후, 그리고 미국 평균수명은 2024년 기준 78.4세란 걸 감안하면 RMD 효과는 3-4년에 불과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1) 건강 상 문제가 있거나 기대수명이 짧을 거라고 예상하는 분들 (2) 자금 관리 측면에서 Liquidity 를 중요시 하는 분들 (3) 프리텍스 계좌 밸런스가 얼마되지 않거나 아니면 아주 많은 분들 (4) 은퇴기금을 키우는 게 목적인 분들 (5)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걱정이 많으신 분들 (6) 아직 나이가 50 이전 또는 75세를 넘긴 분들이라면 QLAC는 사지 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현철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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