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말레이시아 MM2H, 문턱이 너무 높네요

말레이시아도 동남아 이주를 계획할 때 1순위에 드는 나라죠. 범죄율도 낮은 데다가 인프라 예컨대 의료 시설이나 교통편도 좋고 영어 소통까지 가능해서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면 장기 거주 비자가 있는지 그것부터 알아 봐야겠죠. 다행히 말레이시아는 MM2H, 말레이시아 마이 세컨드 홈 이라고 해서 장기 거주가 가능한 비자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MM2H 는 원래 연방 정부 주도로 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연방에 속해 있는 두개 주, 사라왁과 사바도.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의 MM2H 는 한동안 인기가 좋았습니다. 비자 문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죠. 월 소득 1만 링깃, 달러로는 2천4백 쯤 되는 소득을 증명하고 50만 링깃을 은행에 예치하면 10년 짜리 비자를 내줬으니까요.

그런데 코비드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1년 무렵, 무슨 영문인지 연방정부는 MM2H 조건을 월 소득 4만 링깃 이상, 예치 금액 100만 링깃, 그리고 유동자산도 150만 링깃 이상에다 일년에 최소 90일은 말레이시아에 거주해야 한다고 기준을 대폭 올렸습니다.

그 결과 MM2H 인기는 곤두박질을 쳤습니다. 2021년 한 해 신청자는 겨우 267 명이였다고 하니까요. 그런데도 말레이시아 정부는 계속해서 헛발질을 합니다.

​제일 처음 시작한 헛발질은 2022년에 시작한 PVIP, 즉 프리미엄 비자 프로그램입니다. 해외 소득연 12만 달러, 그러니까 말레이 돈으로 48만 링깃 이상 버는 외국인이 말레이시아 은행에 100만 링깃을 예치하면 최대 20년까지 살 수 있는 비자를 주겠다는 거였죠.

​물론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시원치 않았습니다. 2023년 신청자 숫자는 57명에 불과했다니까요. 그래선지 2024년엔 MM2H 를 실버, 골드, 플레티넘, 이렇게 세 티어로 나누는 프로그램을 선 보입니다.

​그런데 플래티넘은 PVIP 를 이름만 바꿔 가지고 MM2H 에 포함시킨 걸로 보여집니다. 조건이 너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PVIP 는 실수라는 걸 인정하기 싫으니까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듭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였습니다. 그동안은 요구되지 않았던 부동산 구입까지 의무 사항으로 MM2H 에 포함을 시켰으니까요.

​그래서 실버 티어라면 60만 링깃, 달러론 거의 15만 쯤 되는 부동산을 사야 하고 골드 티어 신청자는 100만 링깃 짜리 그리고 플래티넘 비자를 받으려면 200만 링깃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해야 합니다. 부동산 업계와 결탁한 거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대목이죠. 재미있는 건 연방 정부의 계속된 헛발질로 생긴 틈새를 사바와 사라왁이 파고 들었다는 겁니다.

| 박현철 회계사 Tel.206-949-2867 e-mail: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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