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편> 트럼프 상호 관세가 몰고 온 폭풍, 어떻게 대처할까

트럼프 상호관세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 합니다. 펭귄들만 있는 자그마한 섬에까지 관세를 매겼다고 하니 어메이징 아니 Mind blowing 이라고 해야 하나,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더구나 이 트럼프 관세는 동맹이든 적국이든 무차별 폭격을 하고 있지요. 그래서 반발이 아주 심합니다. 오죽하면 아메리카노 대신 캐나디아노란 말까지 등장했겠습니까. 그만큼 반미주의, 반미감정이 팽배하다는 뜻이겠지요.

어쩄든 다른 나라들이라고 해서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당장 유럽연합만 보더라도 50% 보복관세를 천명했고 중국도 34% 맞불 관세를 놓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협상, 이건 트럼프가 원하는 거죠. 이걸로 해법을 찾으려는 나라들이 없는건 아닙니다. 베트남이 좋은 예죠.

그런데 트럼프가 들고 나온 이 상호관세 계산법이 해괴 망칙합니다. 얼틋보면 물리학이나 경제학의 공식같아 보이지만 곰곰 뜯어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떤 나라를 상대로 무역수지 적자가 났다. 그러면 적자가 난 그 액수를 상대국에서 미국 물품을 수입한 액수로 나눈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다른 나라들이 미국 상품을 상대로 실제로 매기고 있는 관세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뜻입니다.

얼마전 미국에서 달걀 파동이 났었죠. 그래서 한국에다 SOS 를 쳐 가지고 달걀 부족 사태를 해소해 보겠다고 한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걸 예로 들어서 트럼프 상호관세가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미국이 A 라는 나라에서 100만 달러 어치 달걀을 수입했는데 미국은 달걀 용기10만 달러 어치를 그 나라에 수출했다고 가정해 보지요. 이런 상황은 트럼프 논리대로 한다면 90 만 달러 적자가 발생한 셈이 되고 맙니다. A 라는 나라의 관세하고는 아무 상관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이건 상대국 관세 때문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그래서 90 나누기 100, 이렇게 해서 90% 관세가 적용이 됐다고 보고 미국도 90% 를 부과하는게 맞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하지만 자기는 워낙 관대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걸 반으로 깎아줘 가지고 45% 만 부과한다는 거죠.

이게 트럼프의 상호관세 계산법입니다. 말도 안되는 얘기죠. 게다가 Trade imbalance, 무역 불균형은 상품 적자 때문 만은 아닙니다. 현대 무역에선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트럼프는 이건 쏙 빼놨습니다. 서비스 분야에선 미국이 흑자를 보고 있으니까요.

트럼프는 상호 관세를 왜 고집하는 걸까요? 표면적으로는 무역수지 개선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럴 수도 없다는 걸 트럼프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자본으로부터의 해방, 미국 제조업 부활일, 이러면서 Liberation Day 란 말로 포장을 한 거죠.

물론 다 헛소리입니다. 외국 수입이 늘고 있는 건 미국 제품이 값만 비싸고 퀄러티는 별로, 즉 가성비가 형편없기 때문이니까요. 관세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절대 아니란 거죠. 더군다나 미국 생산 비용, 얼마나 높습니까? 중국의 5배, 베트남의 10배 수준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서플라이 체인 이슈, 즉 공급망도 엉망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달걀 파동이 좋은 사례죠.

미국 제조업을 살리겠다면 그래서 이것부터 손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인재들이 제조업을 기피하고 월 스트리트로만 몰리는 현상도 고쳐야 합니다. 이런 건 손을 대지 않고 엉뚱하게 관세만 들먹 거리는 데는 그래서 다른 목적이 있는거 아니냐 의심하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금리 인하가 목적, 이렇게 얘기도 합니다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상호 관세가 도입되면 필수적으로 인플레가 유발된다고 봐야 하니까요.

박현철 회계사 Tel.206-949-2867 e-mail: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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