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쓸 돈이 부족해지는 이유는 뭘까

은퇴를 했는데 쓸 돈이 모자라서 고생하는 케이스들을 종종 마주칩니다. 은퇴 전에 들어오고 나가는 돈을 충분히 고려했는데도 왜 그런 상황에 빠지는 걸까요. 그래서 어떤 이유들 때문인지 한번 살펴 봤습니다.

소셜 시큐리티를 너무 일찍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네요. 62세가 되자 마자 소셜을 받는다면 FRA 때 받을 수 있는 액수와 비교하면 무려 30% 나 깎인 금액을 받는데 그렇게 깎이는 액수를 따져 보니까 최대 11만 달러나 된다는 얘기도 있으니까요.

세금도 은퇴 생활비를 부족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지 모릅니다. 다른 소득이 많다면 소셜연금의 85%가 소득으로 잡혀서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고 또 주 정부에 따라선 401k 같은 연금 소득에도 과세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늘어난 세금만큼 생활비가 부족해진다는 해석도 가능하겠죠.

돈을 어떻게 투자하고 관리하느냐 이것도 은퇴 후 쓸 돈이 충분하냐 아니면 모자랄 거냐에 영향을 줄 겁니다. 주식은 위험하니까 은행 CD 로 만족하겠다든지 아니면 돈을 맥시멈으로 키우려면 주식에 몰빵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들도 은퇴 후 돈 부족에 시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은행 CD 에 만족하는게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72의 법칙이란 얘기, 들어 보셨을 겁니다. 72를 수익율로 나누면 원금이 두배로 늘어나는 기간, 예컨대 1000 달러가 2000 달러로 자라나려면 수익율이 연 6% 다 그러면 72 나누기 6 이렇게 해서 12년이 필요하다는 법칙이죠.

​그런데 이 72의 법칙으로 인플레이션의 영향도 계산해 볼 수가 있습니다. 다만 역으로 적용된다는게 다를 뿐입니다. 인플레가 4% 다 그러면 72 나누기 4 이렇게 해서 18년 후엔 돈 가치가 반으로 줄어 든다는 얘기죠. 투자 수익률이 너무 낮으면 구매력 하락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주식이나 뮤츄얼 펀드 같은 데 몽땅 넣는 것도 그렇습니다. 주식 시장은 값이 오르락 내리락,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원금을 날려 버리는 사태를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난 10 년 주식이 좋았으니까 앞으로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주식에 몰빵하는 건 피해야 합니다.

대출없이 부동산을 사 가지고 임대를 주면 좋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것도 백프로 안전한 건 아닙니다. 임차인들이 속을 썩일 수도 있고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수도 있는 데다가 건물 유지비나 보수 비용 이것도 돈을 잡아 먹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퇴 기금에서 돈을 너무 많이 꺼내 쓰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4% 법칙, 갖고 있는 돈의 4% 정도를 해마다 꺼내 쓰면 한 30년은 무난하게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법칙이죠. 하지만 누구나 다 이 법칙을 믿는 건 아닌가 봅니다.

​은퇴 기금에서 돈을 얼마씩 빼는게 좋겠느냐는 설문 조사를 해 봤더니 응답자들 중 무려 43% 가 10% 라고 답을 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돈을 꺼내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주 빠른 속도로 돈이 줄어 들거고 따라서 자금 부족으로 쩔쩔 맬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더군다나 기대수명은 해마다 늘고 있지 않습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은퇴 기금에서 너무 많이 꺼내 쓴다면 인생 종반부 기간을 소셜연금에만 의존해서 생활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은퇴 기간 중 돈 부족에 시달리게 만드는 요인 중 또 하나는 의료비 문제일 겁니다. 은퇴 기간 동안 많게는 $315,000 가깝게 의료비 지출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으니까요.

​메디케어가 있는데 뭔 걱정이냐 하실 수도 있지만 정말 그래도 되는지 그건 의문입니다. 오리지널 메디케어에선 의료비의 20% 는 본인 부담 그리고 롱텀케어는 아예 카버를 해 주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여기 대해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자금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될 테니까요.

금융 사기범들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은퇴자들의 노후 자금을 노리고 Phishing 이다 뭐다 해서 각양각색의 사기극이 벌어지고 있는게 현실 아닙니까? 2022년 경우 피해자 일인 당 거의 연 $35,000 이상을 잃고 있다고 하니까 특히 주의해야 할 문제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금융사기라고 하면 꼭 Phishing 만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고수익, 저위험 이걸 내세우면서 접근하는 주위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주의를 하는게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은퇴를 하게 되면 목돈이 들어가는 빅 티켓 아이템, 이런 건 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일 수 있습니다. 살고 있는 집을 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자동차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특히 주의를 해야 할 건 은퇴 초기에 RV 를 산다, 세계일주 여행을 한다, 이런 식으로 돈을 쓰는 겁니다. 은퇴 초기에 예컨대 10만 달러를 썼다 그러면 그 돈을 종자로 해서 20만 달러를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단 뜻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들과 손주들을 위해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도 돈 부족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성인 자녀들을 도와 주느라 재정건강을 해치는 미국인들이 68%나 되고 손주들을 위해서는 보통 연 $2,500 그리고 학자금 보조까지 포함을 시킨다면 거의 $4,000 이상 쓰고 있다는 조사도 있으니까요.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도 다르고 또 지향하는 바도 다르니까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자녀들을 위해서 돈을 쓰는게 은퇴 기간 동안 돈을 부족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란 얘기가 있어서 전해 드리는 거니까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박현철 회계사 Tel.206-949-2867 e-mail: cpatalktalk@hcparkcp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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