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식 생활상식 – 유언장은 재산 분배의 기준 서류…없을 경우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상속될 수도 있어
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유언장 (will)을 미리 작성해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막연히 유언장이 있어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것이 왜 필요한지, 또 유언장이 없이 세상을 떠났을 경우에는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유언장이 필요한 이유와 유언장이 없이 세상을 떠났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답: 어떤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경우,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던 재산 (동산, 부동산, 사업체 소유지분, 저축, 투자 등 모든 재산)을 누가 갖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은 생각만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가족 중 누군가 돌아가시게 되면 그 재산이 가족들에게 자동으로 분배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과정은 때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골치아픈 과정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재산의 분배 과정이 간단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많은 경우에 그 과정에 법원이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돌아가신 분이 개인 이름으로 소유하고 있던 집이 있었다면, 일반적으로 이 부동산이 바로 자녀들에게 넘어갈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부동산이 자녀들에게 넘어간다고 해도 그 전에 법원이 관여하여 probate이라고 불리는 상속절차 (또는 재판) 과정을 거쳐야 최종적으로 부동산의 소유권이 결정됩니다.
법원이 관여하는 일이 대부분 그렇듯이 probate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법원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변호사를 고용해야 일이 제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변호사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워싱턴 주의 경우 돌아가신 분의 총 재산이 10만 달러가 넘을 경우 probate을 거치도록 법률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워싱턴 주에서 probate 절차를 담당하는 법원은 각 카운티에 설치되어 있는 superior court입니다.
어떤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법원이 그 사람의 재산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판단할 때 기본이 되는 첫번째 질문은 ‘돌아가신 분이 유언장을 남겼는가 그렇지 않은가’ 입니다.
유언장은 한 사람이 사망할 경우 자신이 남기는 재산이 누구에게 넘어가기를 원하는지를 지정하고 이를 온 세상에 알리는 장치입니다. 따라서 유언장이 있을 경우 사망자가 자신의 재산이 어떻게 분배되기를 원했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법원은 이것을 토대로 사망자의 재산 분배를 명령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돌아가신 분이 살던 집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들을 주고, 큰 비즈니스로 성공한 딸에게는 조그만 물건들만 물려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분의 희망이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 즉 유언장을 남겨 놓아야 법원에서는 그에 근거하여 재산 배분을 할 것입니다. 만약 유언장이 없이 돌아가셨다면 돌아가신 분이 생전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평소에 자녀들에게 자신의 희망을 말로 전달해 놓았었다해도 돌아가신 후에는 그렇게 말씀을 했었는지 증명할 수 없으므로 말로 얘기해 놓은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그 분의 뜻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만들어 놓고 서명을 해서 돌아가신 후에 그 서류에 따라 재산 분배가 집행되도록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역할을 하는 서류가 유언장인 것입니다.
유언장을 남기지 않고 돌아가신 경우를 법률 용어로는 intestacy라고 부릅니다. 어떤 사람이 유언장이 없이 사망했거나 (full intestacy), 유언장이 있지만 그 유언장이 사망한 사람의 소유재산 모두를 어떻게 상속, 분배할지에 대해 지정해두지 않았을 경우(partial intestacy)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렇다면 유언장이 없을 경우 돌아가신 분의 재산은 어떻게 분배될까요.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경우 그 분의 재산은 주 법률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분배되게 됩니다. 문제는 주 법률이 정한 기준이 돌아가신 분의 희망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예를 든 가난한 아들과 부자인 딸에 대한 재산 분배 사례의 경우 유언장이 없이 주 법률에 의해 재산을 배분한다면, 아들에게 집을 주겠다는 돌아가신 분의 생각과 달리 집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아들과 딸에게 절반씩 나눠주게 될 것입니다. 즉, 그 분은 유언장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소중한 재산이 원하지 않는 방식대로 분배 되는 것을 하늘에서 지켜보셔야 할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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