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플랜, 부모 자산으로 간주… 계좌가 제3자 명의로 된 경우 커다란 주의 요망
529플랜 (이하 ‘529’)은 세금 혜택이 있는 학자금 저축으로 인기가 높다. 그런데 학자금을 위해서 일찍부터 저축을 시작하고자 하는 학부모님들은 늘 한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학자금에 대비해 저축을 하는 것은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큰 비용이 들어가는 시점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저축한 돈이 그 가정의 자산 (asset)에 포함되어 계산될 가능성이 있고 그 때문에 가정분담금 (EFC)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FAFSA나 CSS Profile에서 EFC를 계산하는데 고려하는 요소는 ▲학생의 소득 ▲학생의 자산 ▲부모님의 소득 ▲부모님의 자산 등 4가지다. 이 요소들 중 학생 소유의 자산과 소득이 부모님의 자산과 소득에 비해 EFC 반영비율이 높다. 예를 들어 학생 소유의 자산은 부모님 소유의 자산에 비해 FAFSA와 CSS Profile 모두 거의 4배정도의 EFC 상승효과가 있다. 즉, 학생의 이름으로 $50,000의 자산이 저축되어 있다면 이는 EFC 계산에 있어서는 부모님 이름으로 된 자산 $200,000에 맞먹는 수준으로 EFC를 증가시킨다는 말이다.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아주 단순화시켜서 설명하자면, 이것만으로도 EFC가 10,000 포인트 이상 증가할 수 있다.
529은 학자금 저축을 하려는 부모님에게 이와 같은 자산 소유권 (ownership)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 529 계좌는 학생의 학자금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학생이 소유권을 직접 갖지는 않는다. 학생은 529 계좌의 수혜자 (beneficiary)일뿐 소유권자 (account holder)는 아니다. 따라서 계좌 안에 있는 돈은 학생이 직접 소유한 자산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529은 이처럼 소유권과 혜택을 분리시킴으로써 EFC 계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529 계좌의 소유권자와 수혜자가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은 또다른 유리한 점이 있다. 애당초 계좌의 수혜자로 지정해 놓았던 자녀 또는 친척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거나 계좌의 돈을 다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을 경우 계좌의 소유권자는 수혜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부모님이 첫번째 자녀를 수혜자로 하는 529 계좌에 $100,000를 저축했다고 하자. 그런데 이 자녀가 대학으로부터 무상 보조금 (grant)를 많이 받아서 대학 4년 동안 학비로 총 $60,000만 사용했다고 할 경우, 529 계좌에는 $40,000가 남아있게 된다. 이 부모님은 529의 수혜자를 두번째 자녀로 바꾸고 남아 있는 $40,000를 사용할 수 있다. 수혜자를 바꾸고 싶을 경우 반드시 학생의 형제 자매나 친척일 필요도 없다. 계좌의 소유권자가 원하는 누구든 수혜자로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앞서 EFC를 계산할 때 학생과 부모님의 소득 및 자산을 고려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리고 529은 소유권이 반드시 부모님의 이름으로 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529을 소유권을 부모님이 아닌 다른 사람, 예를 들어 조부모님의 이름으로 개설해 놓으면 그 돈이 부모님 또는 자녀의 자산으로 간주되지 않으므로 EFC에 미치는 영향이 없이 학자금을 저축하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방법은 또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529의 소유권이 부모님이 아닌 사람에게 있을 경우 부모님의 자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 경우 이 계좌에서 꺼내 학비를 위해 사용한 돈 (distribution)은 EFC 계산에 있어서 학생의 ‘세금을 내지 않은 소득’ (untaxed income)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지 않은 소득’은 그 다음해 FAFSA 등 작성시에 최고 50%까지 반영되어 EFC를 크게 상승시킨다. 529을 개설할 때 소유권과 수혜자를 어떻게 정하고, 나중에 어떻게 돈을 꺼낼 것인지에 대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EFC를 상승시키는 529에 저축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각 가정의 전체적인 재정 상태를 놓고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EFC 상승효과에 대한 우려로 아무 대책이나 저축이 없이 학자금 지원에 대한 대학의 처분에 운명을 맡기는 것보다 적극적인 저축 노력이 실제 학자금이 발생하는 시점에 그 가정의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