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병은 낫고, 어떤 병은 반복될까요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렸듯이, 진료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왜 저는 계속 아플까요?” 우리 몸에는 해소되지 못한 ‘생존 에너지’가 남아 통증이나 피로, 불안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왜 어떤 분들은 금방 회복되는데, 어떤 분들은 같은 증상이 반복될까요.

이 차이는 단순히 몸이 약해서도, 의지가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질병이 놓여 있는 ‘단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장 바깥 단계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급성 질환입니다. 감기나 근육통처럼 특정한 사건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는 경우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몸이 아직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자극이 반복되거나 회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피로가 누적되고, 소화 문제나 불면, 두통이 반복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시간과 누적’의 문제가 됩니다. 자율신경계가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몸은 버티는 방식으로 적응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유 없이 계속 피곤하다”고 느끼시는 시점이 바로 이 단계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증상은 또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특정 치료를 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형태를 바꾸어 반복되는 경우입니다. 몸의 불편함이 단순한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 감정이나 경험과 연결되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로 표현되지 못한 것들이 몸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낫지 않는 병은 단순한 고장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정일 수 있습니다. 증상을 없애는 데만 집중할수록 그 과정은 반복되기 쉽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지금 내 몸이 어떤 단계에 놓여 있는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몸은 언제나 우리보다 먼저 알고, 먼저 반응합니다. 반복되는 증상 앞에서 “왜 나만 이럴까”라고 자책하기보다, “이 몸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물어보는 순간, 치유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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