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왜 몸으로 아플까요
정신건강 문제를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께서는 먼저 병명을 떠올리십니다.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ADHD와 같은 진단명들입니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분들은 “마음이 아프다”고 말씀하시기보다는, 잠을 이루기 어렵다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이유 없이 피로하다고 호소하십니다. 집중이 되지 않거나, 이전과 달리 감정 조절이 어려워졌다고 느끼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음의 문제는 종종 가장 먼저 몸을 통해 표현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해해 왔습니다. 마음과 몸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기혈의 순환과 장부의 균형 속에서 함께 작용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기의 흐름이 정체되고, 그 결과 소화 불량, 가슴 답답함, 두통, 불면과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대 의학에서도 이를 신경계, 호르몬계, 면역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관찰의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마음의 신호를 너무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참고 견디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과 마음은 점점 더 큰 부담을 안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몸이 먼저 한계를 알리며 증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이미 여러 징후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쉽게 예민해지고, 사소한 일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변화들입니다. 이는 개인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과부하에 놓인 신경계가 보내는 정상적인 경고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을 병리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경우, 우리는 스스로에게 낙인을 찍기 쉽습니다. 반면 이를 몸과 마음의 균형이 흔들린 상태로 이해하게 되면 접근 방식은 달라집니다. 치료는 단순히 증상을 억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이러한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 됩니다. 수면, 호흡, 소화, 감정의 흐름, 대인관계의 패턴까지 모두 중요한 치료의 단서가 됩니다.
정신건강은 일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상을 살아가며 최선을 다하는 과정 속에서 누구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신호를 얼마나 이르게 알아차리고, 얼마나 부드럽게 돌볼 수 있는가 입니다. 마음이 몸으로 아프기 전에, 우리는 이미 충분한 회복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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