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편> 질환별 단계로 보는 난치성 질환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린 환자 사례를 이어갑니다. 그녀는 현재 50대 중반으로, 몇 년째 계속되는 복통과 속 쓰림, 반복적인 설사와 변비, 혈변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습니다. 내시경 검사상으로는 약간의 위염과 대장염, 외치질 소견이 보였습니다. 체질식으로 음식을 조절하고 한약 처방으로 2개월 정도에 제반 증상들이 상당히 소실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자 증상들은 악화되고 호전되기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녀의 증상들은 분명 보이는 차원을 넘어서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폭력적 남편에게 학대당하다가 몇 년 전 이혼에 이른 것은 알고 있었고 이를 함께 이야기 나누어 왔지만, 그녀의 증상과 history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녀에게 저는 현재의 증상과 관련해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들 중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녀는 어머니가 늘 자신에게는 아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하다가 깜짝 놀라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어린아이일 때부터 살던 곳은 화장실이 집 본채 외부에 있었고 거기에 가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늘 어머니에게 화장실에 같이 가달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너 혼자 가도 된다고만 말하고 한 번도 함께 가주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화장실을 혼자 갈 수 없었던 어린 그녀는 소변이든 대변이든 늘 꾹 눌러 참으려고 애썼습니다. 소변은 하루에 두 번 정도, 대변은 참고 참아서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보았던 것 같다고 그녀는 기억했습니다. 그녀에게 또 하나의 충격이었던 것은 지금껏 아버지는 너무나 자신을 사랑해 준 다정한 아빠로 기억해 왔는데, 사실은 딸이 똥오줌을 참고 손톱을 늘 물어뜯어도 제대로 챙겨봐 준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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