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강박 충동적 성격 Obssesive-Compulsive Personality과 치료사례
그렇게 난독증까지 앓던 그녀가 결국 의대를 가서 의사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강박적으로 매달려서 공부하고 외우고 시험 치는, 지옥과도 같은 날들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거의 매일 우울이나 짜증이 그녀의 감정을 지배했습니다. 한 번씩 술을 마실 때 빼고는 기분이 그냥 좋은 날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를 향한 저의 경험은 놀라움과 답답함을 놓고 교차했습니다. 자신의 즉각적 기쁨이나 소망을 억누르고 철저하게 의무를 다하면서도 많은 것을 성취한 것에 대한 놀라움과, 하나하나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검열하는 태도에 대한 숨 쉴 수 없는 답답함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또한 환자로서의 그녀는 저의 치료적인 개입과 해석을 매우 중요하게 대했습니다. 그걸 적용해 보려는 노력 또한 성실하게 이행하는, 그녀는 뛰어나고도 성실한 환자였던 셈입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이야기는 계속 모든 것이 피곤하다는 것에 집중되었습니다. 저와의 분석과정 자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피곤함이란 말에는 분명히 저와 치료를 향한 전이가 담겨있었습니다. 분석을 하는 것 자체도 그녀에게 또 다른 의무이자 의식이었기에 무거운 피로를 수반하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분석을 의무처럼 대하는 것, 분석가의 견해를 평가받는 것으로 여기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언급하거나 해석하기보다는 그녀의 피로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선에서 함께 머물렀습니다. 조금 더 감정을 표현하고 자유롭게 웃을 수 있는 편안함이 허용되도록 계속 도왔습니다. 분석을 대하는 여유로움이 그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아주 조금씩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의 여유라는 것을 무책임과 태만으로 느끼곤 했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다시 기계적인 성취지향적 모드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때로는 저 또한 그녀가 성취를 위한 노력을 그대로 지속하는 것이 직업적 생존과 자존감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녀가 무엇을 성취하든 실패하든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는 태도로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점차 현진 씨는 무언가를 계속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현진 씨의 노력과 성공에 찬사를 보내지 않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그녀는 잘 알고 있었고, 조금씩 자유를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시점에 그녀가 말하길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놀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춤을 배우고 경험하는 그녀의 태도에도 강박적 요소가 깔려 있긴 했지만, 그러한 속성에 오롯이 지배당하지는 않고, 조금씩 자신의 창조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기쁨을 누리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8+1 MindBody Clinic
Tel. 425-435-1350
린우드 : 17414 Hwy 99 #104, Lynnwood, WA 98037
페더럴웨이 : 32123 1st Ave. S. #A-1, Federal Way, WA 98023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