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강박-충동적 성격 Obssesive-Compulsive Personality과 치료사례

현진 씨의 사례

현진 씨가 저를 찾아왔을 때 그녀는 30대 중반의 의사였습니다. 그녀는 분석을 하려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삶이 너무 건조하고 기계적이어서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환자를 대해야 하는 것도, 공부를 계속해 가는 것도, 가족을 돌보는 것도 모두가 거대한 의무로만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뛰어나게 잘했던 그녀는 우울하고 서로 간에 갈등이 많던 부모님 두 분에게는 빛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녀가 우수한 성적을 받아오는 한 부모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고 집안의 근심과 우울은 며칠씩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기쁨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무로 변해갔습니다. 중학생이 된 현진 씨는 자신이 1등을 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다는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2등이 되었을 때의 시나리오가 계속 머릿속에서 반복되었습니다. 그녀는 밤을 새워가며, 부모가 말리면 이불속에 휴대 전등을 들고 들어가서도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는 상태를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자연스럽고 편안한 속도로 읽을 수가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글자 하나하나가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경험이 되어 전체적 의미를 읽기가 힘들어진 것입니다. 연필로 한 글자 한 글자를 짚어야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가스밸브가 잠겼는지, 휴지통 덮개는 제대로 덮였는지, 필통 속에 연필과 볼펜이 순서대로 꽂혀 있는지, 책은 순서대로 놓여있는지 등 모든 것이 그녀의 생각대로 통제되도록 끝없이 맞추고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그 당시의 자신이, 뚜껑이 조금이라도 열리는 순간 모든 것을 날릴만한 시한폭탄의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디고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으면서 그녀가 계속 통제해야 했던 것은, 본질적으로는 불안과 공포와 분노 그리고 깊은 우울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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